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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동학개미 ‘K스톱 운동’이 남긴 의미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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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집단으로 공매도에 대항한 국내 최초의 사건
전초전 성격인데 기관·외인은 역대 최대 공매 폭탄
종목 선정방식·결집력 등 한계 넘어야 8월 승리 기대
전문가 “美와 다른 시장환경···제도개선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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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한국판 게임스톱’으로 불리는 K스톱 운동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비록 전초전이었지만 국내 주식시장 역사상 개인투자자가 집단으로 공매도 세력에게 대항한 최초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다만 종목 선정 등에서 한계도 노출한 만큼 내달 본게임에선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지난 15일 코스닥 공매도 잔고금액 1위 종목인 에이치엘비를 대상으로 ‘K스톱 운동’을 펼쳤다. 이날 오후 3시경 한투연 회원 3000여 명은 일제히 4주, 44주, 444주씩 매수했고, 에이치엘비는 장중 22.16%나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점 달성 이후 상승분 일부를 반납하더니 전 거래일 대비 5.54%(1950원) 오른 3만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속의 3시’ 이후 기관과 외국인이 쏟아낸 공매도 물량을 개인투자자가 감당하기엔 쉽지 않았다.

◇“동학개미 결집력 확인했다”…절반의 성공 거둔 K스톱운동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16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K스톱 운동으로 주가변동 폭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게 됐다”며 “이는 3시 이후 40만주 가까이 쏟아진 공매도 물량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한금융투자 등 기관투자자들은 K스톱운동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공매도로 주가를 인위 하락시킨 것”이라며 “이번 K스톱운동에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개선하고 전열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K스톱운동은 비록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최초로 힘을 모았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공매도 세력에 휘둘리는 자본시장을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시키고 권익을 찾겠다”는 저항적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날 에이치엘비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공매도 폭격을 맞고 ‘공매도 과열종목’에 지정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루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59억1662만원(39만7787주)에 달한다. 전날 거래 규모(2만2484주) 대비 20배 가량 폭증한 수치다.

에이치엘비에 역대급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수가 희석됐지만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이 개인투자자를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투연 산하 케이스트리트베츠 운영자는 “이날 K스톱운동은 개인투자자들의 결집력을 확인하고 8월 본 전투의 승리전략을 가다듬을 목적으로 진행됐다”며 “시세조종성 집중 공매포화는 K스탑운동이 왜 필요한지 각인시켰고, 우리는 3000여 명의 선발대와 10%의 군자금만으로 자신감과 연대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상한가 없고 개인도 큰 손 많아…“시장환경 맞게 전략 수정해야”
한편으론 8월 K스톱운동의 성공을 위해 종목 선정 등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투연 측은 주가조작 등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특정종목을 선정하지 않고 ‘코스닥 공매잔고 1위’를 공격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에이치엘비는 개인투자자들이 감당하기엔 몸집이 너무 크고 단타성 매매가 많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에이치엘비의 시가총액은 3조8000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순위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이치엘비의 올해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유통주식수는 무려 1억600만주에 이른다. 자본력이 열세인 개인투자자들이 4주, 44주 등으로 집중 매수하더라도 주가를 크게 움직이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에이치엘비는 공매도 비중이 높긴 하지만 펀더멘털이 약한 종목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주가가 꾸준히 오를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 과감히 투자한 후 ‘홀딩’하는데, 자금 여유가 없는 개인투자자들은 손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에이치엘비는 제대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탓에 단타매매 비중이 많은 편이다.

개인투자자들을 어떻게 단합시킬지도 한투연의 과제다. 함께 힘을 모아 집중 매수한 후 물량을 걸어 잠궈야 하는데, 수익 실현에만 관심있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에이치엘비 주식을 3시에 팔라”고 권유한 주식 유튜버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참여자들은 K스톱운동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해 채팅방을 수익실현을 위한 주식리딩방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또 게임스톱 운동이 성공한 미국 주식시장과 달리 ‘상한가’ 제도가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지난 1월 27일 게임스톱은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수 영향으로 134.84%나 급등했고, 그 결과 헤지펀드 등 공매도 투자자들은 수십조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30% 이상 상승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K스톱운동은 개인투자자들도 힘을 모아 결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줬지만,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공매도했다가 낭패를 보겠다는 시그널을 확실히 보여주도록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개인투자자들도 부티크를 통해 시스템 트레이딩을 많이 하고 상한가도 없어 게임스톱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다”며 “미국식 매수운동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우리 시장환경에 맞는 ‘K스톱운동’을 다양하게 고민해 제도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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