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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플랫폼 만들고 업무 방식도 개선”···금융권, 디지털 혁신 잰걸음

금융 은행

[금융을 D-Sign 하라①]“플랫폼 만들고 업무 방식도 개선”···금융권, 디지털 혁신 잰걸음

등록 2021.07.25 09:01

차재서

  기자

비대면 트렌드로 ‘금융 생태계’ 변화 가속 급성장한 빅테크·핀테크도 위협 요인으로 노하우 집약한 플랫폼으로 경쟁력 높이고 ‘업무 프로세스’ 바꿔 새로운 환경에 대응

사진=유토이미지사진=유토이미지

디지털 금융 시대를 맞은 금융권이 분주하다. 모바일 기반 플랫폼과 서비스 구축에 집중하는 동시에 일하는 방식까지 변화를 주며 금융업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속에 자리 잡은 비대면 거래 환경에 부응하고 미래의 소비 주역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려는 포석이다.

무엇보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저변 확대로 금융과 IT의 경계선이 흐릿해져, 금융사로서는 가만히 앉아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있다간 도태되는 상황이 됐다.

◇코로나19가 불러온 금융 생태계 변화=보수적 성향의 전통 금융권을 움직인 것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 금융환경의 변화다.

코로나19 대확산에서 비롯된 비대면 거래 트렌드가 업계의 디지털 전환에 불을 댕겼고, 이종산업간 융합의 상징인 마이데이터가 금융·IT를 넘나드는 ‘초개인화 서비스’ 시대의 서막을 알리면서다. 이 가운데 신기술에 민감한 MZ세대가 소비의 중심으로 부상한 것도 업계의 경쟁을 부추겼다.

이에 금융사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트렌트에 맞춰 새 영업 수단을 확보하는 한편, 업권 간 경쟁에도 대응해야 해서다.

특히 마이데이터는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등에 흩어진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뜻하는데, 사업이 본격화하면 금융·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기업은 보다 정교한 상품을 내놓고, 소비자는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서비스를 찾는 이른바 ‘초개인화’ 시대가 열릴 것이란 진단이다.

여기에 ‘보조 수단’으로 여겨지던 핀테크는 이미 금융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간편결제와 해외송금, 대출중개, 보험상품 추천에 이르는 서비스 채널의 다변화로 금융권을 위협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진 소비자가 금융사를 방문해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문의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금융사가 먼저 이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최적화된 상품을 제안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업(業)의 중심이 공급자인 금융사에서 소비자 개인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전통 금융사와 신규 플레이어 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필연적인 흐름이겠지만 오랜 기간 입지를 다져온 금융권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든 금융서비스 한 곳에···플랫폼화 속도전=이러한 위기의식을 읽을 수 있는 대표적 사례는 금융사의 서비스 플랫폼화다. 자신들이 보유한 금융정보와 노하우를 한 데 집약해 디지털 기반의 종합 영업 시스템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현재 서비스 중인 여러 앱을 하나로 모으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삼성그룹에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가 삼성카드를 중심으로 통합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이는 막대한 가입자와 비금융 정보, 안정된 플랫폼을 갖춘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출로 금융사의 입지가 좁아지는 데 따른 행보다. 금융권은 지금처럼 상품을 제공하는 역할에만 머무르면 결국 빅테크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채널별로 쌓아온 정보를 취합·분석해 서비스를 만들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빅테크와도 대항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복안이다.

아직 청사진을 제시한 곳은 없지만 일각에선 은행·카드·증권·보험 업무를 하나의 앱에서 처리하도록 하고 각 회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형태의 사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등 사업 구조로 볼 때 사실상 금융사는 빅테크 등에 데이터를 빼앗기는 입장이라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면서도 “그렇다고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고립될 필요는 없으니 장기간의 노하우로 독자적인 서비스를 구축해 경쟁력을 높이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보다 다양한 영역의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금융의 플랫폼화는 필연적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업무 프로세스부터···사고방식의 대전환=이와 함께 금융권은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전환을 실현하려면 구성원의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하며, 이는 유연한 업무환경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쪽은 보험업계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주요 보험사를 중심으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청약과 신계약 심사 절차 등을 도입해 서비스를 간소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모든 업무를 디지털화한다는 목표 아래 각종 서식을 전자문서로 바꾸는 곳도 있다. 교보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대표적이다. 이달 새 출발한 신한라이프 역시 시작부터 종결까지 모든 업무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휴대폰으로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금융연구원은 은행업 전망을 담은 3월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시대 도래와 마이데이터, 빅테크 등 신규 사업자 진입에 대응해 국내은행은 단순한 채널의 디지털화를 넘어 전사적 디지털 혁신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채널의 디지털화로는 부족하며,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와 내부 조직·인사, 기업문화 등 자산적 혁신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디지털 금융시스템 아래선 장기적으로 디지털 조직과 리스크 관리 백오피스의 업무역량을 재편·강화하는 게 핵심과제”라면서 “외부 기관과의 협력과 전략적 투자 등 개방성과 비금융기관에 금융서비스를 결합하는 플랫폼형 영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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