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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출소 D-1, 공식 일정에 쏠린 재계의 눈

이재용 출소 D-1, 공식 일정에 쏠린 재계의 눈

등록 2021.08.12 13:23

김정훈

  기자

13일 가석방, 외부 활동 재개 앞둬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경영 현안 산적평택캠퍼스, 삼성D 사업장 등 방문 거론해외 출장 시기는 추석 연휴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현장 경영 활동이 연초에 멈췄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현장 경영 활동이 연초에 멈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나면서 7개월 간 멈췄던 외부 활동 재개 여부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법무부는 지난 11일 가석방 원칙대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보호관찰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법무부는 보호관찰 대상자의 해외 출장 등을 막겠다는 의도가 아닌, 신고주의 원칙만 지킨다면 출국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사면을 요청해온 재계 우려와 달리 총수 경영 활동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박범계 장관이 광복절 기념 가석방 명단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차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말한 배경도 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가석방 발표 직후 삼성의 공식 입장이 없었으나 내부에선 안도하는 분위기였던 것도 최소한의 경영활동 보장과 맥을 같이 한다.

이제 재계 시선은 출소 이후 ‘절반의 자유’를 얻게 되는 이 부회장의 동선으로 향하고 있다. 물론 이 부회장이 사업장 방문, 출장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려면 사전 신고 등의 번거로움 때문에 활동 범위를 어떻게 가져갈지는 예측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재계에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삼성이 투자를 진행 중인 사업에 이 부회장의 현장 방문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 입장에서 보면 정부의 가석방 결정 취지에 맞춘, 글로벌 경제 상황에 삼성이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암묵적 요구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재계 일각에선 총수 부재에 따른 ‘삼성 위기설’이 거론되는 시기에 사회적 기대에 답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클 것으로 바라본다.

삼성 안팎에선 가장 먼저 평택사업장을 주목한다. 평택사업장은 메모리 반도체를 담당하는 1캠퍼스(P1)와 시스템 반도체까지 생산하는 2캠퍼스(P2)에 이어 신규 공장 증설이 진행 중이다.

올초 이 부회장이 구속 직전에 가장 먼저 현장 경영 행선지로 찾은 곳도 평택사업장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김기남 반도체담당 부회장과 함께 평택 P2 라인의 파운드리 장비 반입식에 참석하며 경영진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P1·P2에 그동안 각각 30조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P2는 상반기 중 극자외선(EUV) D램과 5나노급 EUV 기반 파운드리 제품까지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반도체 공장인 3캠퍼스(P3)는 2023년부터 7세대 적층(V) 낸드플래시와 EUV 기반 10나노미터(㎚)급 D램을 양산하는 첨단 메모리 기지로 들어설 예정이다. 평택 반도체 공장은 향후 4~6공장 추가 증설이 검토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미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향후 10년간 총 171조원 규모 시스템반도체 투자 계획을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계에선 투자와 맞물린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장에 갈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사업장도 주목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양산에 돌입하며 대형 OLED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QD디스플레이는 2019년 10월 이 부회장이 2025년까지 13조원 규모 신규 투자를 발표한 신성장 사업이다. 아산사업장은 지난해 이 부회장이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한 적 있다.

예상되는 사업장 방문 일정 외에도 재계에선 첫 공식 활동이 오는 17일 오후 정기회의가 예정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방문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올 초 삼성 준법위와 만나 정례 면담을 약속했으나 재수감되면서 준법위와의 만남을 갖지 못했다.

해외 출장 시기도 관심을 받지만 당장은 출장 준비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합병·회계 의혹 재판이 일주일 단위로 열리게 되고 오는 19일 프로포폴 투약 혐의 재판에도 임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첫 해외 출장은 다음달 추석 연휴 기간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몇년간 설·추석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챙기는 일정을 반복해왔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신규 투자와 관련 미국 출장 성사 여부는 재계 안팎의 관심을 모은다. 미국 현지에서 텍사스·뉴욕주의 삼성 파운드리 공장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삼성은 세부적인 투자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늦어도 올해 안에 파운드리 증설 투자 착공을 시작하려면 4분기 중 삼성전자의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시장은 삼성SDI가 배터리 신공장 건설을 공식화한 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사업 등으로 이 부회장이 관심을 쏟을 지역으로 꼽힌다.

사면과 달리 가석방으로 업무에 복귀한다는 점에선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이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림돌은 분명 있다. 다만 평상시 해외 출장이 잦았던 이 부회장이 7개월 간의 답답함을 출장으로 풀려는 의지를 보일 거란 재계 판단도 없는 것은 아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 총수로써의 책임감이 크고 개인적으로도 경제계에서 꾸준히 강조해온 사면 요청에 대한 감사의 뜻을 외부 활동을 통해 보여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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