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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로 버티는 LCC···기약없는 항공업 정상화

유상증자로 버티는 LCC···기약없는 항공업 정상화

등록 2021.08.13 13:23

수정 2021.08.13 13:32

이세정

  기자

코로나 장기화에 1년만에 유상증자 재진행주주부담 완화 위해 무상감자·사채발행 병행업황회복 요원, 주가하락 조달금액 축소 불가피고정비·채무 부담···기재 반납 등 비용절감 한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유상증자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금난을 버티기 위해서다.

업계의 우려는 날로 가중되고 있다. 항공업황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유상증자 카드가 먹힐지 여부가 불투명하고, 비용절감 역시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13일 항공업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7일 액면가 5000원을 1000원으로 감액하는 5대 1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승인 절차를 거쳐 감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감자 목적은 결손금 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이다. 주식수나 자본총계에 영향을 끼치는 주식 감자가 아닌 만큼, 당장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곧바로 유상증자를 단행한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신주상장을 마치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지난해 5월 150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지 약 1년만이다.

항공사의 유상증자 흥행 가능성은 밝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1만원대 아래로 붕괴된 제주항공 주가는 현재 2만원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주가는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확정발행가가 낮아지면, 조달 가능한 자금 규모도 축소된다. 실제 지난해 실시한 유상증자도 주가 하락 영향으로 목표금액이 1700억원에서 2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제주항공은 2019년 1분기 이후 꾸준히 적자를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2분기도 700억원대 후반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금융기간에서 빌린 단기차입금도 수차례 연장했다.

진에어도 유상증자에 나선다. 진에어는 전날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08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와 함께 750억원 어치의 영구채를 발행한다. 영구채는 유상증자와 달리 기존주주 지분율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진에어는 약 10개월여 만에 유상증자를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1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특히 올해 4월에는 자기주식 전량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158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연간 1847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 들어서도 적자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2분기에는 500억원대의 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에어부산은 현재 발행가를 조정 중이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1차 발행가액은 예정발행가 2235원보다 4% 가량 하락한 2150원이 됐다. 이 영향으로 총 규모도 95억원 낮아졌다.

또 에어부산은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를 대상으로 8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했다. 모기업 티웨이홀딩스의 경영여력이 부족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LCC업체들은 매달 기재 리스료와 정비비, 유류비 등 고정비를 내야 한다. 국내선만 운항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다지기는 힘들다. 그마저도 업체간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항공기를 띄울수록 적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유상증자 외에는 별다른 자금 조달책이 없다. 고정비 절감을 위해 기재 감축 카드는 이미 활용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제주항공은 3대, 진에어는 5대, 에어부산은 4대씩 반납했다.

잦은 유상증자는 결과적으로 유통주식수 확대에 따른 주가 하락 압박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무상감자나 사채 발행 등을 병행하며 주주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항공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낮아지면서 필요한 만큼의 자금확보도 예단할 수 없다.

LCC업체들이 받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은 오는 10월이면 종료된다. 이마저도 기본급만 겨우 지급되는 만큼, 직원들은 겸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실정이다.

유상증자는 발행하는 주식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해야 하는데,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임직원들의 참여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에어부산은 우리사주조합에 신주의 5%만 배정하기로 했다. ‘우리사주조합 배정분을 제외한 발행할 신주총수’를 ‘자기주식수(10만8000주)를 제외한 증자전 발행주식 총수’로 나눠 계산했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 반응이 회의적이더라도, 대주주 등의 참여로 일부 현금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갚아야 할 채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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