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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절벽 현실화④]금융당국 이중잣대에 ‘오판’까지···금융사들 ‘부글부글’

가계대출 규제 가이드라인 넘은 농협 ‘대출 중단’
이후 금융위 “대출 도미노 중단 없을 것”···반박
하지만 농협 이어 5대 은행 모두 신용대출 중단
“매월 보고하고 대출 줄이라” 방침에 은행 ‘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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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강력한 대출규제에 들어간 금융당국을 두고 시중은행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출 감시망을 강화해 은행들의 활동 폭을 좁혀 놓고는 ‘도미노 대출 불가’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런 전망은 나흘도 가지 못하고 5대 시중은행 모두 신용대출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어불성설이 됐다.

30일 은행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지난 27일을 기준으로 사실상 5대 시중은행이 모두 대출 옥죄기에 들어갔다. 이미 대출 규제에 돌입한 농협과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가계 신용대출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방침을 정하고 9월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9월부터 모든 신용대출 상품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이기로 방침을 정하고 적용 일자를 검토 중이다. KB국민은행도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구체적인 실행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이런 움직임은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른 행보다. 금감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회의에서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 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들에 구체적으로 신용대출 상품별 한도 관리 방안을 담은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결국 농협은행은 지난 24일부터 신규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 이하·연 소득의 100%로 축소했다. 뒤이어 하나은행도 이날부터 곧바로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도 개인당 최대 5000만원으로 줄이는 규제에 전날부터 돌입했다.

시간을 되돌리면 금융당국을 향한 은행들의 불만 이유가 선명해진다. 앞서 농협은행이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한 이후인 지난 23일 금융위원회는 “최근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중단 조치는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농협은행이 계획 준수를 위해 취한 조치”라며 “이런 조치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시장의 우려를 반박했다.

이미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사가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여유가 많이 남아 있어 농협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의 올해 대출 취급은 달라질 것이 없다고 확신한 것이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중단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농협발 대출대란’은 현실화됐다.

특히 대출이 다른 은행으로 번지고 나아가 2금융권 등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끊임없이 지적됐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시장을 제대로 경청하고는 있느냐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은행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올해 대출 한도가 남아 있어도 대형 은행 한쪽에서 금융당국 조치에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못한다고 하면 대출 갈아타기나 소비자 불안에 따른 타 은행의 신용대출 신청은 더 많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당국 지시를 따라야 하는 은행 입장에선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보수적으로 신용대출 제한이라는 선제적인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시중은행들에게 올해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이 5~6% 수준을 유지하도록 제시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율이 ▲농협은행(7.1%) ▲하나은행(4.4%) ▲우리은행(2.9%) ▲국민은행(2.6%) ▲신한은행(2.2%) 순서로 나타나면서 농협은행에 이어 이 수치가 비교적 높은 하나은행이 곧바로 대출 중단에 돌입했다.

게다가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매월 보고하라는 지시와 함께 구체적인 계획안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중은행은 아예 대출중단이라는 카드를 미리 꺼내들었다는 설명이 뒤따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강한 요구와 가계대출 관리 방침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출중단을 한 것으로 이해해도 된다”면서 “소비자들의 불편함은 있겠지만 지금은 은행들이 금융당국 움직임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금융당국의 간섭이 지나치고 시장을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며 “이미 내부에서는 빚투나 영끌 같은 단어와 연결되지 않으려고 일찍부터 몸을 사리고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가계부채를 잡겠다는 금융당국의 애초 취지와 달리 시중은행이 바싹 웅크리면서 금융권 전반의 혼란은 더욱 가중된 상황이다.

5대 시중은행의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143조1804억원으로 지난 20일 이후 2조8820억원 불었고 증가폭은 직전 1주일(13∼19일) 4679억원의 약 6.2배로 뛰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1주일새 2조6921억원(잔액 48조9828억원→51조6749억원) 늘었으며 증가액은 앞주 3453억원의 7.8배에 이른다. 특히 같은 기간 5대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은 모두 1만5366개가 새로 개설됐는데 이는 앞서 7일(13∼19일)동안 뚫린 마이너스통장(9520개)보다 61%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한도가 곧 연봉 이내로 축소된다는 소식에 은행 창구에 미리 신용대출을 받아두려는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며 “왜 대출을 옥죄냐는 불만을 은행들이 일선에서 듣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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