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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전세대출 풀었지만 신용대출은 ‘꽁꽁’

은행권, 전세대출 풀었지만 신용대출은 ‘꽁꽁’

등록 2021.10.15 20:06

차재서

  기자

농협은행, 18일부터 전세자금대출 재개KB국민·신한·우리은행도 한도 완화키로당국 방침 부응해 ‘실수요자 지원’ 만전대신 신용·주담대 속도 조절해 총량관리다음주 공개될 가계부채 보완대책 주목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주요 시중은행이 다음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정상화한다. 금융당국이 실수요자 보호 차원에서 전세대출을 총량관리 한도(증가율 6%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다.

그 대신 가계대출 증가율이 한계치에 이른 일부 은행은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놓고는 굳게 문을 걸어 잠그는 모양새라 한동안 소비자의 고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8월24일부로 중단했던 전세대출을 오는 18일부터 재개한다. 실수요자를 배려하라는 금융당국의 당부를 반영한 행보다.

농협은행은 올 들어 가계부채 증가율이 7%대를 넘어서자 지난 8월 전세대출을 포함한 신규 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나란히 전세대출 한도를 완화한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영업점의 월 단위 가계대출 한도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하기로 했고, 신한은행은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에 적용해온 5000억원 한도 제한을 해제했다.

또 신규 전세대출을 멈춘 카카오뱅크와 BNK경남은행도 다음주부터 다시 전세대출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권이 전세대출의 빗장을 푼 것은 청와대와 금융당국에서 실수요자를 보호하라는 메시지가 나왔기 때문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날 전세대출과 관련해선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 목표가 6%대로 증가하더라도 용인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융위 차원에서 은행권과 회의를 열어 4분기에 취급되는 전세대출을 총량관리 한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올해 시중은행에 6%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실수요자 대출은 예외로 두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가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세대출의 경우 최근 월 2조5000억~2조8000억원씩(은행권 기준) 늘어난 것을 감안했을 때 연말까지 총 8조원의 대출 여력이 추가로 생겨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물론 은행이 모든 대출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6%로 관리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신용대출과 주담대에 대해선 여전히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실수요자 지원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은 오는 20일부터 일부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한다. 대상은 ▲주택·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구입자금 대출 ▲신용대출 ▲비대면 대출(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등이다. 비대면 대출은 19일 오후 6시부터 판매를 멈춘다.

단, 청년·서민을 지원하는 전세자금대출, 집단잔금대출, 부동산담보 생활안정자금 대출, 오토론·새희망홀씨 등은 유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부터 11개 신용대출 상품(신규·연장·재약정 포함)의 우대금리 요건을 축소한다. 최종 대출금리를 높임으로써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려는 포석이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우리원(WON)하는 직장대출’의 경우 신용카드 또는 급여이체 시 연 0.1%p의 우대금리를 적용해왔는데, 그 중 신용카드 항목을 삭제했다. ‘우리 홈마스터론’과 관련해선 ▲신용카드 ▲비대면 채널 ▲적립식 상품 사용 등 우대금리 항목을 빼면서 최고 우대금리폭을 0.5%p에서 0.1%p로 줄였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공개적으로 실수요자를 보호하라고 주문했지만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긴장을 놓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현재 은행권에선 다음주 금융당국이 발표할 가계부채 보완대책 세부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상환 능력에 초점을 맞춘 대출 관리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보다 구체적인 실수요자 보호 방안이 담길지 여부가 관심사다.

앞서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보완대책엔 전세대출이나 제2금융권 대출의 효율적 감축방안과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 실수요자 보호방안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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