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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몰리는 명품 플랫폼···기세 언제까지?

큰손 몰리는 명품 플랫폼···기세 언제까지?

등록 2021.10.22 15:28

김다이

  기자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 매년 10% 가까운 성장 이뤄업계 4사, 톱스타모델 기용·법적고발 출혈경쟁 거세아직 매장서 직접 구매율 높아···신뢰성 높이기 관건

큰손 몰리는 명품 플랫폼···기세 언제까지? 기사의 사진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코로나 특수를 타고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명품 플랫폼에 투자 ‘큰손’들이 몰리며 대규모 자금도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온라인으로 쏠렸던 명품 수요가 다시 해외시장과 면세점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발란은 최근 325억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총 445억원 가량의 누적 투자를 받았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7월 150억원의 시리즈A 투자에 이어 올해 5월 130억원 규모 브릿지 라운드 투자 유치를 통해 총 28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트렌비는 2019년 시리즈A를 시작해 누적 투자액은 총 400억원에 달한다. 후발주자인 캐치패션 역시 지난 8월 210억원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총 38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명품 플랫폼에 이처럼 투자금이 쏠리고 있는 이유는 온라인 명품 시장의 성장세에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3504억원에서 2019년 1조4370억원, 2020년 1조5957억원으로 매년 1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덩달아 명품 플랫폼의 거래액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머스트잇은 지난해 거래액 2500억원을 돌파했고, 배우 주지훈을 영입해 TV CF를 시작한 8월 20일 이후 약 한 달간 32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발란은 8월 거래액 210억원으로 월 거래액 200억원대에 돌파했으며, 10월 배우 김혜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이후 주간거래액이 100억원대로 뛰었다.

명품플랫폼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특수에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기존에 면세점과 해외 현지 부티끄에서 명품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이 내수시장에서 명품을 구입하기 시작했고,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온라인 명품 쇼핑이 성행했다.

또한, 코로나 보복소비 대상이 된 명품의 주요 소비층이 4050 중장년층에서 2030으로 바뀌면서 지난해 주요 백화점의 2030대 명품 소비자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2030대는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에 익숙한 세대로 편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명품을 구매하려는 욕구와 맞물려 명품 플랫폼이 확산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신사와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 패션 플랫폼과 달리 명품 플랫폼의 흥행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방 하나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특성상 정품 여부와 신뢰성이 중요한 데 최근 명품의 병행수입과 관련한 가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명품 판매 플랫폼 캐치패션이 지난 7월 20~49세 성인남녀 10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명품 구매 경험자 중 소비자가 정품 여부를 확인한 결과 정품이 아닌 것으로 판정받은 경험자가 32.1%에 달했다. 특허청 조사에서도 지난해 온라인 위조 상품 신고는 전년대비 150% 급증한 1만6693건에 달했다.

명품 플랫폼에서 가품 보상제도를 앞세우며 광고하고 있지만 소비자입장에서는 실물도 확인하지 못한 제품을 수백만원을 투자해 산다는 것 자체가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고가의 물건은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구매하려는 심리가 높게 나타나는 상황이다. 게다가 명품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병행수입 명품들이 기존 매장과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이 월등히 높은 편도 아니다. 위드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명품 플랫폼을 이용했던 소비자들이 다시 면세점이나 해외 현지 부티끄에서 직접 명품을 구매하는 방향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외에도, 명품 플랫폼의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악재로 다가올 수 있다. 명품 플랫폼 4사가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해 초기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광고·마케팅 비용을 대거 지출하고 있다. 이러한 출혈경쟁은 고스란히 수수료와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업계 내에서 고발과 법적 공방이 난무하는 등 서로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경쟁 역시 전체적인 명품 플랫폼 업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품을 편리하게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과 코로나 특수와 맞물려 명품 플랫폼이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명품은 매장에서 충분한 대우를 받고 정품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고 구매하려는 기조가 강하다”면서 “위드코로나 선포 후 시장 상황이 바뀌게되면 분명 정체기가 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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