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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시대 삼성이 풀어야 할 과제

[故 이건희 1주기]이재용 시대 삼성이 풀어야 할 과제

등록 2021.10.25 13:14

김정훈

  기자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밑그림 착수‘무노조 경영’ 철폐 후 노사협상 부담 가중승계 재판 진행 중···‘총수 부재’ 반복 우려

이재용 시대 삼성이 풀어야 할 과제 기사의 사진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이끌고 영면한 고(故) 이건희 회장 사후 1년이 지났다. 이재용 시대를 연 삼성은 대외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내부적으론 지배구조 개편 준비와 노사관계 정립 및 현재 진행형인 사법리스크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 지배구조 변화 시동 = 삼성의 새로운 지배구조를 완성하는 작업은 이재용 총수 체제의 최대 과제로 거론된다. 25일 삼성 안팎에 따르면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지배구조 보고서는 연내 이 부회장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 내부에 꾸려진 지배구조 준비 태스크포스(TF)는 몇년 내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손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삼성전자 최대주주가 삼성생명인데, 보험업법 개정안이 만일 국회에서 처리되면 삼성전자 최대주주가 삼성생명이 아닌 삼성물산이 되는 계열사 간 지분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한 가족들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2조원어치 삼성 계열사 지분을 처분한 것도 향후 지배구조 변화를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총수 일가가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영향이 없는 홍라희 여사의 삼성전자 지분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삼성SDS 지분,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삼성생명·삼성SDS 지분 일부가 내년 4월까지 KB국민은행과 처분신탁 계약을 맺었다.

재계 안팎에선 지배구조 변화 시점과 함께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도 관심을 끈다. 삼성을 비롯한 현대차, SK, LG 등 승계를 마친 4대 그룹 중 회장 승진이 아직 없는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가 큰 관심을 끌었으나, 지금은 가석방 신분이자 취업제한 걸림돌 등으로 회장 타이틀이 당장의 현안에서 다소 멀어진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은 앞으로 회장은 없다고 언급한 발언을 실제로 실천할지 알 수 없다”면서 “승계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회장 직함을 갖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사 협상’ 새로운 도전 = 이건희 회장 시절 삼성은 ‘무노조 경영’을 펼치면서 소모적인 노사 충돌을 피해나갈 수 있었다. 일각에선 삼성이 반도체를 앞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것은 무노조가 큰 역할을 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재용 시대엔 노조 경영이 삼성을 둘러싼 새로운 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에서 무노조 경영 철폐를 공식 선언했다.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을 하게 됐다. 강성 노조로 대변되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여타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해마다 반복될 노사 협상 테이블은 이재용 시대 또 다른 난관이 될 거란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 8월 단체 협약을 마쳤으나 현재 임금협상을 벌이고 있다. 노조가 매년 영업이익 25%의 성과급 지급 등을 포함한 여러 요구안을 사측에 제안함에 따라 올해 협상을 시작으로 노사 갈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노조를 인정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이 부회장이 앞으로 새로운 노사관계정립 및 노사 화합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도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재판 =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삼성이 ‘미래 경영’을 펼치는 데 있어 커다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 때 경영권 승계 관련 뇌물 혐의에 연루돼 2017년 2월부터 1년간 구속 수감됐다. 이어 국정농단 사태 파기환송심에서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올초 서울구치소에 수감후 지난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나기까지 7개월간 삼성은 ‘총수 부재’로 시름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이 부회장의 불법 승계 의혹 재판도 진행 중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연루된 재판에만 4년이란 세월을 보낸 삼성은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마저도 언제 끝낼지 그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건희 회장 사후 ‘뉴 삼성’을 이끌며 경영 활동에 매진해야 할 이 부회장이 나이 50대 대부분을 재판으로 보내야 할 처지여서 경제단체를 비롯한 재계에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어렵게 한다고 우려가 크다.

이밖에도 이 부회장은 2015년 초부터 지난해 5월까지 프로포폴(향정신성의약품)을 40여 차례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고 오는 26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심에 앞서 검찰은 벌금 7천만원 구형을 내렸다.

최근엔 해외 조세 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이 부회장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의혹이 재차 불거져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조세포탈 등 혐의로 고발된 이 부회장의 사건을 범죄수익환수부에 배당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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