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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삼성생명-토스·교보생명-카뱅’···보험업계, 빅테크와 협업은 생존의 문제

금융 보험

‘삼성생명-토스·교보생명-카뱅’···보험업계, 빅테크와 협업은 생존의 문제

등록 2021.12.23 07:36

수정 2021.12.23 08:06

이수정

  기자

[NW리포트]금융, 협업의 시대③MZ세대, 보험사는 몰라도 ‘토스·카뱅’ 알아영업망 훼손까지도 각오한 빅테크와 ‘맞손’삼성생명, 토스와 ‘원스톱’ 프로세스 구축교보생명도 카카오뱅크와 공동상품 기획

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보험사들이 빅테크와 손잡기 시작했다. 보험업에 진출하는 빅테크사를 경쟁 상대로 보던 보험사들이 판매 영역 확장과 MZ세대(밀레니엄+Z세대) 고객 확보를 위해 태도를 바꾼 것이다.

여기에는 기존 보험시장이 포화한 상황에서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유인할 플랫폼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금융 디지털화 바람에 보험사 역시 생활밀착형금융플랫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플랫폼 시장을 장악한 빅테크의 아성을 단박에 뛰어넘기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보험상품은 구조가 복잡하고 가입절차도 어려워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소비자 접근성이 낮다. 이에 대형 금융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한 간편한 보험 상품 가입 경험 제공이 궁극적으로 보험업 파이를 키우는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업계 1위 삼성생명에서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29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 보험 상품 중계에 그치지 않고 상담, 가입, 계약, 보험료 납입, 보험금 청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토스에서 제공하기로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간 보험사들은 카카오나 토스, 네이버 등 빅테크 업체를 통한 상품 제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올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모바일 플랫폼의 중개 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 동안 빅테크와의 협업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은 보험 상품 중개를 뛰어넘어 토스 내 삼성생명 전용 페이지를 개설하고 공동 상품을 개발하는 등 대등한 협력사로서 관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MZ세대들에게 익숙한 토스 플랫폼을 통해 굳이 ‘삼성생명’이란 이름을 거치지 않아도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아직 양 사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짜지는 못했다. 다만 토스와 함께 ‘신규 상품’을 개발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합작 브랜드를 고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삼성생명의 형제 회사인 삼성화재는 가전은 비스포크, 휴대폰은 갤럭시와 같이 손해보험은 ‘착’이라는 브랜딩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삼성생명금융계열사들에서 이제는 ‘삼성’보다 개별 상품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삼성생명 역시 MZ세대를 겨냥한 뉴브랜딩 전략을 세울 가능성도 열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업계 빅3인 교보생명도 카카오뱅크와 손을 잡는다는 소식을 전했다. 교보생명·교보증권·교보문고 등 교보3사는 카카오뱅크와 데이터 및 금융플랫폼 제휴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교보생명의 경우 카카오뱅의 금융플랫폼을 활용한 협업에 주안점을 둔다. 카카오뱅크의 검증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연계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카카오뱅크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공동 상품도 기획하기로 했다. 가령 카카오뱅크를 통해 교보생명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보험료 인하 등 혜택을 주는 식이다. 교보생명은 카카오뱅크의 플랫폼과 데이터를 활용해 판매 활로를 넓히는 동시에 MZ세대와의 접점 역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이사는 “교보와 카카오뱅크의 협업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과 금융 분야에서 양사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결합하기 위해 성사됐다”며 “고객 편의와 고객 만족에 기여하는 최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한화생명도 토스와 미니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한화생명은 카카오톡에서 바로 이용 가능한 인공지능(AI) 추천 펀드 변액보험 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고 카카오톡에서 '한화생명 변액보험 펀드 관리' 채널을 추가하고 카카오페이 인증을 받으면 이용할 수 있어 간편하다. 이 역시 보험사가 빅테크 플랫폼을 활용하는 사례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을 시작으로 보험업계와 빅테크사 협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플랫폼이 보유한 고객이 워낙 많은 가운데 MZ세대들이 빅테크 플랫폼을 대부분 사용하다 보니 보험업계도 빅테크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찾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기존 보험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이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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