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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신라젠 거래정지···거래소가 결자해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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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상폐 위기에 사지 내몰린 신라젠 개인투자자들
상장 전 배임 문제삼은 한국거래소···상폐시 17만 소액주주 피해
공매도 잔고비중 높은 신라젠···“외국인‧기관만 이익보게 될 것”
자본확충‧최대주주 변경 등 요구사항 이행···“거래재개 문제없다”
거래소 “실질심사는 현 시점이 기준”···‘기업사냥꾼’ 소송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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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신라젠 행동주의주주모임 대표가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신라젠 주주모임 제공

신라젠 행동주의주주모임은 “상장 전 횡령‧배임에 따른 거래정지는 부당하다”며 한국거래소에 날을 세웠다. 약 17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지에 내몰렸다는 게 주주모임의 입장이다. 소액주주들은 “개선기간동안 최대주주 변경 등 요구사항을 모두 이행했다”며 거래소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이성호 신라젠 주주모임 대표는 최근 뉴스웨이와 만나 “지금까지 상장 전 발생한 문제로 거래가 정지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거래소는 비상식적인 일로 17만 명의 국민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신라젠은 지난해 5월 4일부터 현재까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 발생으로 약 20개월째 거래가 정지됐다. 2017년 11월 13만1000원(종가기준)까지 치솟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2위(8조7000억원)에 올랐던 신라젠은 현재 1만2100원까지 급락한 상태다.

신라젠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이유는 문은상 전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횡령‧배임 행위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실질적인 자기자금 없이 3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부당이득을 취했다.

또 문 전 대표는 2013년에는 7000만원짜리 특허대금을 30억원으로 부풀려 지급해 회사에 29억3000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혔다. 2015년에는 지인들에게 과도한 스톡옵션을 부여한 후 신주 매각대금 중 38억원을 현금으로 돌려받기도 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6월 19일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한 바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경영진의 범죄행위 대부분이 상장 전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신라젠은 앞서 언급한 배임‧횡령 행위 이후인 2016년 12월 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의 상장심사 시 당연히 BW 발행사실을 인지했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 후 상장시켰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주주모임 측은 신라젠의 거래정지에 대한 책임은 상장 전 심사를 소홀히 한 한국거래소에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상장규정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상장대상기업의 배임행위 등에 대한 심사 의무가 있다.

약 4000명의 주주모임 회원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소액주주들은 한국거래소의 기술특례제도에 부합하는 기준으로 상장된 기업에 적법하게 투자했다”며 “적어도 특례기간인 5년 동안은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른 거래제한을 적용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재산을 주식으로 보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액주주들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신라젠에 투자했다. 소액주주들은 상장 당시 여러 증권사와 언론이 ‘바이오 톱픽’으로 추천한 신라젠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투자자들은 거래정지 2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거래정지의 부당함을 알리고 재산권을 찾기 위해 집회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신라젠이 상장 폐지되더라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미미하고 오히려 막대한 공매도 수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신라젠 전체주식 가운데 86.66%(2020년 말 기준)는 개인투자자들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주식보유량은 약 80만주에 불과해 전체의 1%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반면 신라젠의 공매도 잔고금액(12월 20일 기준)는 785억원에 달하고, 공매도 비중(6.31%)은 코스닥 전체 1위다. 매도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미리 내는 투자기법으로, 기관 및 외국인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고 있다. 빌린 주식을 갚는 시점에 주가가 떨어지면 차익을 거두는 방식이다.

이에 신라젠 주주모임은 기관투자자인 증권사들의 공매도 수익을 위해 거래소가 거래재개를 미루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한국거래소 지분의 88.17%를 보유한 주요 주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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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행동주의주주모임 회원들이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주주모임 제공

일단 신라젠 소액주주들과 회사 측은 거래소의 경영개선 요구사항을 충분히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최대주주 변경, 신규 대표이사 선임, 자본 확충 등을 모두 이행한 만큼 거래소의 거래재개 결정만 남았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한 신라젠은 지난 7월 15일 최대주주를 문은상 대표에서 엠투엔으로 변경했다. 또 10월에는 장동택 대표이사를 새롭게 CEO 자리에 앉혔다.

특히 지난 5월 31일에는 변경된 최대주주로부터 600억원의 자금을 확보(제3자배정 유상증자)했다고 공시했다. 7월 14일에도 4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총 1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한 상태다.

신라젠은 지난 21일 공시를 내고 “지난해 11월 30일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고,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며 “거래소는 해당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며, 상장적격성이 인정되는 경우 매매거래정지 해제 등 관련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남아있는 걸림돌은 채권자 김모씨가 제기한 신주인수계약 및 유상증자 등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건이다. 당초 주주도 아니었던 사람이 거래재개 심사를 앞두고 잡음을 일으키는 건 주주권리 보호가 아닌 돈이 목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인 9월 30일까지 신라젠 주주가 아니었던 사람이 자금 확충과 최대주주 변경을 문제 삼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며 “기업사냥꾼으로 이름난 소송 대리인의 전적을 볼 때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상장 전 이슈로 실질심사가 시작됐다고 해도 실질심사의 주 대상은 기업의 현 경영상태가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질심사는 현재를 기준으로 회사의 모습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이라는 게 거래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관련 규정을 보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 발생은 상장 이전이나 이후냐를 구별하지 않는다”며 “신라젠의 경우 상장 이후에도 다른 혐의가 발생한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한 무혐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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