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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에디슨모터스, 오늘 본계약···관건은 ‘현금력’

쌍용차-에디슨모터스, 오늘 본계약···관건은 ‘현금력’

등록 2022.01.10 07:14

이세정

  기자

당초 데드라인 지난 달 27일, 2주연장자금 사용처·기술자료 공유 놓고 마찰논의 끝에 잠정합의, 거래계약서 서명 자금력 의문부호···추상적 현금 조달안에디슨EV ‘먹튀 논란’에 신뢰성 하락도

사진=쌍용차 제공사진=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에디슨모터스가 10일 투자계약(본계약)을 체결한다. 교착상태에 빠진 인수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지만, 인수자의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디슨 컨소)으로부터 3048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받는 내용의 본계약을 진행한다.

지난해 10월 인수대금 3100억원을 써내며 우협에 선정된 에디슨 컨소는 11월 이행보증금 155억원을 낸 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실사를 거쳐 데드라인인 지난달 27일까지 본계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실사 과정에서 발견된 잠재적 부실 가능성을 이유로 인수가격 조정을 요청했고, 매각 주관사인 EY한영과 논의 끝에 51억원을 삭감했다.

양측은 에디슨 컨소가 투입하는 자금의 사용처와 쌍용차 내부 기술자료를 공유할지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서울회생법원은 본계약 기한을 2주 연장한 이날까지로 미뤘다.

에디슨 컨소는 계약금(인수대금의 10%) 305억원과 별개로 운영자금 300억~500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만큼, 쌍용차가 자금 사용처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출한 투자계획서를 이행하려면, 양측 협의에 따른 사업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쌍용차는 사업 계획과 기술 개발 등은 기업 기밀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금 사용 내역을 공유할 수 없다고 맞섰다.

에디슨 컨소는 쌍용차 신차 배터리 출력을 기존 61kW에서 89kW로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이에 필요한 데이터를 요청했다. 쌍용차는 핵심 기술 유출을 이유로 거부했다. 본계약 체결 이후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불허한다면, 본계약이 무효가 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본계약 체결만으로 인수자가 확정되지 않는다.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고, 관계인 집회를 거쳐 회생계획안 동의를 받아야 한다.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해야만 최종적인 인수 절차가 완료된다.

실제 에디슨 컨소의 현재 지위는 쌍용차와 1대 1로 협상할 수 있는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갖는 우선협상대상자다. 경영 관여나 개입에 대한 법적 권리는 없다.

양측이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본계약 무산시 쌍용차 M&A가 최종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쌍용차와 에디슨 컨소는 긴 논의 끝에 운영자금을 사용하는 것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본계약 체결도 무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양측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내부 인테리어와 그릴 관련 개선 사항을 올해 판매할 차량에 반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별도의 MOU도 맺기로 했다.

쌍용차는 본계약 체결 후 채권자별 변제계획과 쌍용차 주식 감자 비율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 인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우선 오는 3월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채권단 동의를 받아야 한다. 관계인 집회에서는 채권단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법원의 최종 승인이 가능하다.

통상 기업 M&A에서 인수 대금은 대부분 채권 상환에 우선 쓰인다. 쌍용차의 공익채권 규모는 3900억원이며, 회생채권을 합치면 부채 규모는 1조원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에디슨 컨소의 현금 동원력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인 키스톤PE가 에디슨 컨소에서 발을 뺀 만큼, 자금 재증빙이 이뤄져야 한다. 키스톤PE는 쌍용차 인수자금 550억원과 운영자금 500억원 총 1050억원을 투자해 쌍용차 지분 17.4%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키스톤PE가 에디슨모터스에 요구한 구체적인 쌍용차 사업계획서 제출을 거부당하면서 내부 균열이 발생했다.

키스톤PE의 빈자리는 또다른 에디슨 컨소 구성원인 사모펀드 KCGI가 메꿀 것으로 예상된다. KCGI가 추가 투자금을 넣을 경우 쌍용차 지분율은 에디슨모터스가 66%, KCGI가 34%씩이 된다. 일각에서는 KCGI의 인수자금 투입 규모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추측한다.

시장 안팎에서는 에디슨 컨소의 추상적인 ‘돌려막기’식 투자금 확보안을 비판하고 있다. 에디슨 컨소는 쌍용차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대 1조6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중 절반은 FI와 공동으로 마련하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조달하겠다고 했다.

에디슨 컨소는 당초 7000억~8000억원 가량은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산업은행 대출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동걸 산은 회장은 에디슨 컨소의 이 같은 요구를 “우리 지원 없이도 잘 되길 바란다”면서 사실상 거부했다.

최근에는 현재 가치 약 9000억원의 평택공장 용도를 주거지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평택시와 공동으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자고 제안했지만, 시 역시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다시 말해, 에디슨 컨소가 공언한 1조6000억원의 정상화 자금 중 8000억원은 실체가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에디슨모터스의 자회사 에디슨EV가 ‘먹튀’ 논란에 휩싸인 점은 악재다. 에디슨EV는 쌍용차 인수 추진으로 지난해 하반기 주가가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대주주가 주식 대부분을 처분하고 차익을 실현했다. 쌍용차 인수 목적을 의심하는 부분이다.

한국거래소는 에디슨EV의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시세조정,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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