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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자금 조달에 분주한 K-배터리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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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상장으로 10兆 이상 조달
북미지역 등 국내외 시설투자 속도
SK이노, 1.2兆 페루 광구 진전 없어
SK “다른 자금 조달 방안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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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최소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 북미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생산기지 투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반면, SK온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해 온 1조2000억원대 페루 광구 매각이 최종 무산되면서 투자 자금 조달에 구멍이 생겼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이날부터 이틀간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이번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이달 14일 최종 공모가액을 확정한 뒤 18~1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거쳐 27일 상장할 예정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LG에너지솔루션 신주 3400만주, LG화학 구주 850만주 등 총 425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25만7000원~30만원이다.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공모가 30만원 기준 LG에너지솔루션 10조2000억원, LG화학 2조5500억원 등 최대 총 12조7500억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중 9조원을 북미를 비롯한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생산 설비 구축과 증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2024년까지 북미 홀랜드 공장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등의 생산능력 확대에 5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같은 기간 유럽과 중국 생산공장에도 각각 1조4000억원, 1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 오창공장에는 내년까지 6450억원을 투자하고,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원통형 전지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155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430GWh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공격적인 투자와 미국, 유럽 지역 수주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사 중국 CATL을 따라 잡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점유율은 24%다. 유럽과 미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44%, 29%로 1위를 기록 중이다.

권 부회장은 전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업체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그쪽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체들이 자국 배터리를 사용해 어렵지 않게 매출을 늘렸다”며 “유럽과 미국 쪽에서도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다. 현재 수주 잔고를 비교했을 때 우리가 더 높다. 미래를 봤을 때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우리가 더 높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 같이 상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상장을 사실상 내년 이후로 미룬 SK온은 자금 조달에 구멍이 생겼다.

배터리사업 자회사 SK온과 석유개발(E&P)사업 자회사 SK어스온을 분할 신설하고 기존 자산을 매각해 친환경 사업 투자 자금으로 활용하려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석유개발 전문기업 플러스페트롤(Pluspetrol)과 체결한 페루 88광구, 56광구 지분 매각 계약이 해제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9년 9월 체결된 이 계약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페루 88광구, 56광구 지분 각 17.6% 전량을 미화 총 10억5200만달러(약 1조25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남미 최대 가스전인 88광구, 56광구 광권 계약을 2000~2004년 체결한 이후 2004~2008년부터 천연가스와 석유 제품을 생산해왔다.

페루 광구 지분 매각이 무산된 것은 계약의 전제 조건이었던 현지 정부의 매각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양측은 합의한 최종 기한 내 페루 정부의 매각 승인 획득을 전제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페루 정부는 승인을 하지 않았다.

특히 광구 지분 매각 계약 체결 당시 증권가 안팎에서는 매각 대금을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집중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SK온은 지난해 1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신임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글로벌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투자 자금 조달이 계속해서 차질을 빚을 경우 투자 확대 전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SK온은 현재 약 40GWh 수준인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늘리기 위해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앞서 SK온은 미국 2위 완성차 업체 포드와 10조2000억원 규모의 미국 내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 옌청 공장 상업 가동, 헝가리 2공장과 미국 1공장 완공, 헝가리 이반차 3공장 투자 결정도 이어졌다.

SK온은 올해 상장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통한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임시 주주총회 당시 “내년 하반기 IPO는 어려울 것 같다”며 “적절한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SK온은 도이치증권과 JP모건을을 주관사로 선정해 프리 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 IPO 규모는 지분 10%에 해당하는 약 3조원가량으로 추산되며, 지분 인수 후보로는 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페루 광구 지분 매각 무산과 관련해 뾰족한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한 채, 매각의 열쇠를 쥔 페루 정부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페루 광구 지분 매각 무산에 따른 배터리사업 투자 차질 가능성에 대해 “페루 광구 지분 매각이 무산됐다고 해서 친환경 사업 투자가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며 “매각 계약이 해제된 광구에서 계속해서 운영 수익금이 발생하고, 다른 자금 조달 방안도 있다”고 밝혔다.

계약 해제에 따른 대응 방안과 관련해서는 “페루 광구 지분 매각은 SK이노베이션과 플러스페트롤, 페루 정부 등 3자가 관련된 사안”이라며 “페루 정부가 끼어 있는 문제여서 구체적인 입장과 계획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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