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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도시정비사업···정상화? 졸속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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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리포트]‘민간부터 공공까지’ 판 커진 서울 정비사업
‘오세훈표’ 신통기획 본격화···재개발 21곳, 재건축 18곳
압구정 등 대어급+정부 공공 단지 사업지 속속 합류
공공은 재개발 2차 공모, 문턱 낮췄지만 흥행여부 불투명
인센티브 제공은 장점, 임대주택 등 공공성 강요가 단점
“정비사업 안정화, 방향성은 ‘굿’···변수는 시장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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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도시정비사업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공공재개발·재건축)과 민간(신속통합기획)의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도하는 신속통합기획의 경우 대어급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들이 잇따라 사업에 참여한데 이어 정부 공공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던 단지도 속속 신통기획으로 방향을 선회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반면 정부의 공공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일부 당초 참여를 타진했다 신청을 철회하거나, 신청 자체를 미루는 곳이 나오는 등 추진 동력이 약화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신통기획 민간재개발 후보지 21곳을 선정하고 올 초 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내년께 순차적으로 구역 지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서울 내 도시정비 사업은 6년 만에 재개됐다. 앞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무분별한 정비사업을 막겠다며 만든 ‘2025 서울시 도시·주거환경 정비기본계획’ 이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사례가 한 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 내 정비사업에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고 멈췄던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 정비사업을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이 꺼내든 신통기획은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재개발과 달리 민간이 재개발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서울시가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절차를 간소화해 정비구역지정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시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서울시는 이번 신통기획을 통해 서울 도심에 약 2만5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의도·강남권 간판급 단지를 포함한 18곳도 신통기획으로 재건축이 추진된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비롯해 한양, 대치미도 등 7개 단지는 원팀 구성과 신통기획가(M.P) 선정을 마무리했다. 최근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압구정2·3·5구역, 신반포2차, 서초진흥 등 강남 노른자위 재건축단지들은 올 초 사업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사업 기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오랜 기간 각종 규제에 발목 잡혀 사업 속도를 내지 못했던 노후 재건축·재개발 구역의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통기획 대상지들의 사업 추진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업 활성화로 개발 기간이 일부 단축되더라도 실제 공급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다. 신통기획 적용으로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더라도, 향후 인센티브 협의나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을 채우는 과정에서 주민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재건축에선 초과이익 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가 여전해 일정 단계에서 사업이 가로막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주도의 공공재개발 2차 공모도 시작됐다. 1차 공모 당시 제외됐던 도시재생지역과 신통기획 탈락 후보지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접수 마감 이후 18곳의 후보지를 선정해 1만8000가구를 공급하겠단 목표다. 1차 후보지 24곳(2만5000가구)과 더하면 총 4만3000가구의 주택공급이 이뤄지는 셈이다.

사업방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단독 혹은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형태다. 따라서 공공재개발·재건축은 기존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추진 방식과 같이 관리처분 방식에 따라 진행된다. 사업 종료 시까지 공사비 변동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증액 등 조합이 리스크를 지게 된다.

문제는 신통기획이 시장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과 달리 공공재개발·재건축의 경우 당초 참여를 타진했다 신청을 철회하거나, 신청 자체를 미루는 곳이 나오며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이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재개발·재건축이 잇딴 잡음이 나오면서 일각에선 졸속행정으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공공재개발의 경우 표면적으로 기존 후보지 내 갈등이 온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2차 공모를 진행하는 것이어서 신통기획 대비 난항이 예상된다. 공공재건축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없어 정비사업장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 용적률을 늘려준다지만 늘어난 물량의 일부는 기부채납으로 임대주택을 넣어야 하는 만큼 부정적 입장을 가진 조합이 많은 것이다.

또한 과도한 공공성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업진행 과정에서 개발이익의 일부만 토지등소유자에게 돌려주고, 남은 이익은 국가 또는 지자체에 넘겨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신통기획 탈락 구역까지 아울러 사업을 추진하겠단 계획이지만 실제 신통기획 탈락 후보지들은 공공재개발로 눈을 돌리기보다 신통기획 추가 공모에 집중하겠단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로 지난해 공공재개발 1차 후보지에서 탈락한 영등포구 대림3동 신동아아파트 일대와 신길6구역, 장산동6가 등 3곳은 신통기획 공모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통기획은 공공재개발보다 비교적 늦게 시작됐지만 당장 겉으로 드러나는 갈등이 크지 않은 만큼 주민들은 사업 속도가 더 빠르다고 느낄 것”이라며 “재건축, 재개발에 대한 선택지가 두 가진데 별 다른 진척없이 잡음이 계속되는 공공재개발을 선택하는 주민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정비사업 활성화와 관련해 신호자체는 정상화를 가리키고 있지만 시장환경에 달려있다는 입장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행정적으로 간소화하고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더라도 결국 시장안에서 가격 형성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이라며 “분양수익을 만들어서 사업비 조달을 해야하는데 이전과 달리 조합들의 의지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통기획이 공공재개발‧재건축보다 흥행하는 이유에 대해선 “아무래도 사업의 주체가 공공보다 민간이 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하고 용적률 상향 등에 대한 사업성 개선이 기대되기는 하지만 임대주택에 대한 비율 등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례로 보더라도 공공보다 민간 주도가 성공한 사례가 많은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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