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5℃

  • 인천 6℃

  • 백령 6℃

  • 춘천 5℃

  • 강릉 8℃

  • 청주 6℃

  • 수원 5℃

  • 안동 3℃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6℃

  • 전주 6℃

  • 광주 7℃

  • 목포 8℃

  • 여수 9℃

  • 대구 6℃

  • 울산 7℃

  • 창원 7℃

  • 부산 9℃

  • 제주 7℃

“대우조선 민영화 3년 노력 무위로”···이동걸 산은 회장, ‘플랜B’ 마련 비상

“대우조선 민영화 3년 노력 무위로”···이동걸 산은 회장, ‘플랜B’ 마련 비상

등록 2022.01.13 22:46

수정 2022.01.14 07:30

차재서

  기자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무산]산업은행, EU 결합 반대 결정에 ‘침울’···일각선 이동걸 회장 등 향한 책임론도 산은 “가까운 시일 내 입장 내놓을 것”···‘민간 주인찾기’ 필요···매각 방침 고수

사진=산업은행 제공사진=산업은행 제공

EU(유럽연합)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에 제동을 걸자 산업은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중심으로 장장 3년을 끌어온 대우조선 민영화 작업이 끝내 무산되면서다.

여전히 산업은행 측은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민간 주인찾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현실적으로 2조원에 달하는 거대 조선소의 원매자를 찾긴 어려운 실정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통합 조선소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 지배적 위치를 형성하면서 시장에서의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게 EU 측 결론이다. 특히 EU는 대형 조선소 탄생 시 유럽 내 에너지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세계에서 세 번째 규모의 LNG 수입국이며, 두 조선소의 LNG선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민영화 작업은 잠정 중단됐다. 이번 거래를 성사시키려면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중국을 비롯한 6개국 경쟁당국으로부터 모두 승인을 얻어야 했는데 그 중 EU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심사 결과를 접한 산업은행 측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9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매각에 합의한 이래 지난 3년간 이어온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게 돼서다. 무엇보다 23년에 걸친 ‘대우조선 구조조정’에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상당한 것으로 감지된다.

덧붙여 산업은행은 합병 불발을 계기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염려하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을 찾아 대우조선 인수를 제안한 쪽도, 대우조선 노조와 지역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합병을 밀어붙인 쪽도 정부와 산업은행 그리고 이동걸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합병이 무산됨에 따라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의 경영을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지킬 수 없게 됐다. 계약 당시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합의한 사항은 양측이 협력해 계열조선사를 총괄할 ‘조선통합법인’(현 한국조선해양)을 세우면 해당 법인이 대우조선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 주식 5973만8211주를 한국조선해양에 현물출자하는 대신 2조1000억원 규모의 RCPS(전환상환우선주)와 보통주를 넘겨받아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기로 했었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별도의 코멘트 없이 “가까운 시일 별도 기회를 통해 입장을 내놓겠다고”만 밝혔다.

업계는 산업은행이 민영화에 실패한 대우조선을 어떻게 관리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이동걸 회장이 “개인적으로는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플랜B·C·D’를 모두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서다.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산업은행이 지금처럼 대우조선 대주주로서 관리를 이어가거나 새로운 원매자를 찾아 매각 협상을 이어가거나다.

다만 산업은행 측이 매각 방침을 꺾지 않은 만큼 시간을 두더라도 다시 원매자를 나설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노딜 선언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대한항공과 협상을 시도한 것처럼 조속히 새 주인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이미 인수 후보도 거론되고 있다. 선박용 후판을 만드는 포스코, 방위산업 분야에 집중하는 한화그룹, 효성그룹, SM그룹 등이다. 그 중 한화는 2008년 산업은행과 한 차례 대우조선 인수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유력한 잠재 인수자로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물론 대우조선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2조원을 웃돈다는 점에서 다음 협상이 이뤄지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밖에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KDBI)에 일시적으로 대우조선을 맡기는 것도 대안으로 지목된다. KDBI는 대우건설 매각을 사실상 마무리짓고 다음 임무를 기다리고 있다.

일단 산업은행은 외부전문기관의 컨설팅 등을 바탕으로 대우조선 경쟁력 강화방안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측은 이날 정부부처 합동 입장자료를 통해 “채권단은 대우조선이 정상적으로 수주·조업할 수 있도록 RG(선수금보증) 등 기존 금융지원을 2022년말까지 연장했다”면서 “핵심기술·기자재 중심 고부가가치 산업전환, 원활한 생산인력 수급 등 조선업 경쟁력 확보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일축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