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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조, 사외이사로 ‘해외 전문가’ 추천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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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대부분 ‘해외 사업’ 김영수 전 수은 부행장 추천
노조 “타 금융사 비교해 해외 사업 성과 3분의 1 수준”
사측 “월가 실무 경험 쌓은 이사 즐비···전문성 충분해”
노조 ‘동남아 전문성’ 주장 vs 사측 ‘월가 글로벌 전문성’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분위기···금융권 “KB 사례 주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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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해외 투자와 리스크 관리 전문가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노조는 KB금융이 해외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해외 투자와 리스크 관리 전문성을 갖춘 노조 추천의 사외이사를 추가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대로 KB금융 이사회는 노조가 지적하는 해당 해외 사업이 전문성과는 인과관계가 없는 사안이며 사업 특성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발의하고 오는 3월 말 정기주주총회 통과를 위한 후속 준비에 한창이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8년 3월 주총부터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4번 나섰지만 표결에서 무산돼 이번이 5번째 도전이다. 다만 올해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의무화 법안 통과와 맞물려 KB금융 노조의 ‘노조추천이사제’ 추진 달성 여부는 금융권 전반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융권 전반으로 시야를 확대하면 앞서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9월 금융권 최초로 노조가 추천하는 이사를 선임해 KB금융을 비롯한 민간 금융사에서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도 오는 3월 사외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민간 금융사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어느 해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다.

KB금융 노조가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장을 후보로 추천한 이유와 해당 이력을 살펴보면 근거는 선명하다.

김 후보는 1985년 한국수출입은행에 입행한 이후 인사팀장, 외화조달기획팀장, 홍보실장, 비서실장, 플랜트금융부장, 여신총괄부장, 기업금융본부장, 중소중견기업금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진 한국해외인프라 도시개발공사 상임이사로 활동했다.

수출입은행 입행 후 33년여의 경력 대다수를 해외 사업 유관 부서에서 근무하고 퇴임 후 3년여 기간에도 해외 관련 상임이사를 지냈다는 점에 노조는 주목하고 있다.

KB금융 노조 관계자는 김 후보를 “한국해외투자인프라 도시개발자원공사 상임이사와 수출입은행 부행장 등을 맡아보며 해외 사업 투자와 리스크 관리 업무를 해온 금융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노조는 KB금융이 해외 투자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사업 전략 재편을 위해 전문성에 주목한 김 후보를 추천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서 김 후보가 대체할 현재 KB금융 사외이사로는 스튜어트 B. 솔로몬(Stuart B. Solomon) 이사가 꼽힌다. 솔로몬 이사는 최대 임기인 5년을 채워 연임이 불가능하다. KB금융은 이번 3월 주총에서 최소 1명의 사외이사는 새로 선임해야 하는 상황인데 임기를 보면 솔로몬 이사가 가장 가깝다.

문제는 노조 주장과 반대로 사측에선 비판 지점으로 거론되는 ‘해외 사업 리스크’에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는 점이다.

K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이사회 내에는 미국 월가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등 금융 재무 분야 글로벌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이 많다. 특히 미국 국적의 메트라이프생명 회장을 역임한 솔로몬 이사는 해외와 국내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주요 자문과 해외 주주대상 소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해외 사업과 관련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노조의 주장은 근거가 미약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노조는 여기에 가만있지 않고 “이사회가 미국 월가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사외이사에 포진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회사가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곳은 인도네시아, 미얀마,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재반박을 이어갔다.

노조 말대로 KB금융의 해외 진출이 동남아시아에 집중된 것은 사실이다. 실제 KB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법인·사무소·지점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캄보디아·인도네시아·미얀마·베트남 등 아시아 28곳 ▲뉴욕·LA 등 북아메리카 5곳 ▲유럽(런던) 1곳 ▲오세아니아(오클랜드) 1곳이다.

‘월가 경력’을 금융권 전반의 ‘글로벌 전문성’으로 보면 사측의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노조가 필요하다고 제시하는 ‘동남아 전문성’으로 달리 보면 전혀 다른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특히 노조는 KB금융 내에는 경쟁사와 달리 사외이사 가운데 주로 해외투자를 담당하는 ‘글로벌 부문’이 따로 없어 지금처럼 해외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 지점을 키워나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008년 9392억원을 투입해 매입한 카자흐스탄 BCC은행 지분에서 1조원의 평가 손실을 봤다. 2020년 1조원에 가까운 돈을 투입해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도 지난해 100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 평균 부실여신 비율(2.14%)의 2배가 넘는(4.94%) 손실이라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저희가 전부 외부에 밝히기는 어렵지만 크게 봤을 때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 해외 사업에서 성과가 3분의 1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대로 사측은 “부코핀은행 인수 등은 적정한 가격의 중위권 은행을 인수해 ‘굿뱅크’로 전환하는 인도네시아 진출 전략 방향에 기반한 것”이라며 “이사진 구성이나 전문성과는 인과관계가 없는 사안”이라고 전혀 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나아가 노조가 지적하는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 해외 사업에서 성과가 3분의 1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글로벌 당기순이익은 ▲2018년 5150만달러 ▲2019년 4120만달러 ▲2020년 9430만달러 ▲2021년 9월 기준 9210만달러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중위권 은행 인수’가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수준으로 성과가 나타나야 하느냐를 두고 노조와 사측의 시각 차이가 이번 노조추천이사제 ‘근거 논란’까지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기서도 노조가 지적하는 “해외투자를 담당하는 글로벌 부문이 따로 없다”라는 지적은 KB금융이 지난해 말 글로벌전략총괄(CGSO) 산하에 ‘글로벌본부’를 신설하면서 이 조직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논쟁의 여지는 남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가운데 리딩 금융으로 불리는 KB금융 움직임이 다른 금융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 있는 사안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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