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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는 플라스틱' 시장 잡아라···정유·화학업계 기술 경쟁

'썩는 플라스틱' 시장 잡아라···정유·화학업계 기술 경쟁

등록 2022.02.15 13:48

장기영

  기자

생분해성 플라스틱 수요 年14% 증가2026년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34조원 롯데케미칼, 석유화학 원료 PHA 생산LG화학-GS칼텍스, 3HP 기술 개발현대오일뱅크, 美대니머와 PHA 연구

정유·화학업계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업 추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정유·화학업계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업 추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친환경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유·화학업계가 생분해성 플라스틱, 일명 '썩는 플라스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포함한 글로벌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3배가량 급성장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5일 정유·화학업계와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생분해성 플라스틱 수요는 2020년 약 97만톤에서 2026년 약 200만톤으로 연 평균 14% 증가할 전망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흙이나 물 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플라스틱, 즉 썩거나 녹아서 없어지는 플라스틱이다. 이 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만드는 플라스틱 등을 총칭해 바이오 플라스틱이라고 부른다.

글로벌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올해 12조원에서 2026년 34조원 규모로 연 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에 대한 세계적 공감대 확산에 따라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소재와 원료를 생산하는 정유·화학업계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중앙대 윤성호 교수와 공동으로 석유화학 원료 기반의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 생산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PHA 생산 기술을 확보해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양산에 성공하면 석유화학 원료 기반으로는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된다.

PHA는 포장재, 의료용 제품, 화장품 용기 등에 적용이 가능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다. 일반 플라스틱 소재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 저감 효과가 뛰어나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특히 PHA는 다른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보다 일반 자연 및 해양 조건에서 우수한 생분해성을 갖췄다. 최근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

석유화학 원료 기반의 제조 공정이 도입되면 상대적으로 수급이 용이한 화학·바이오매스 원료로 제품을 대규모로 생산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미생물 원료로 생산하는 PHA는 미생물 배양 후 발효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해 원료 수급이 어렵고 생산 규모가 작다. 이로 인해 제품 가격이 높아지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롯데케미칼의 공정 개발 역량에 윤성호 교수의 기술 노하우를 접목해 PHA 상업생산을 실현하겠다"며 "적극적인 연구 투자를 통해 고객 수요에 맞는 친환경 소재를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화학회사인 LG화학은 범 LG가(家) 정유사 GS칼텍스와 손잡고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 양산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LG화학과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인 3HP(Hydroxypropionic acid·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 양산 기술 개발 및 시제품 생산을 위한 공동 개발 협약(JDA)을 체결했다.

3HP는 바이오 원료인 포도당과 비정제 글리세롤의 미생물 발효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친환경 물질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뿐 아니라 기저귀에 적용되는 고흡수성 수지(SAP)와 도료, 점·접착제, 코팅재, 탄소섬유 등 다양한 소재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양측은 LG화학의 발효 생산 기술과 GS칼텍스의 공정 설비 기술을 결합해 3HP 양산을 추진한다. 오는 2023년부터 3HP 시제품 생산을 통해 생분해성 소재와 다양한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3HP 발효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생분해성 신소재 'PLH(Poly Lactate 3-Hydroxypropionate)'를 개발한 바 있다.

LG화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를 비롯한 친환경 소재 사업 매출을 지난해 1조4000억원에서 2030년 8조원으로 6배가량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곡물기업 ADM과의 합작을 통해 2025년까지 미국에 7만5000톤 규모의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을 건설하고 원재료, 제품 등의 통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달 온라인 투자자 설명회에서 "재활용, 생분해성·바이오, 신재생에너지 소재 사업 중심의 친환경 사업 매출을 확대해 저탄소 경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글로벌 화학업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도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인 미국 대니머 사이언티픽과 손잡고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대니머와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현대오일뱅크와 대니머는 PHA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제조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대니머는 PHA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생분해 포장재와 용기 등을 글로벌 식음료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대니머는 PHA를 적용한 신규 고부가 활용처를 발굴하고, 아시아권 수요 공동 대응과 생산설비 공동 투자를 검토할 예정이다.

최진우 현대오일뱅크 RE신사업부문 상무는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의 소각, 매립 등에 따른 생태계 파괴가 심각함에도 플라스틱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기존 플라스틱을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면 환경오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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