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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사상 최대 6조 적자···유가 급등에 올해는 더 '혹독'

한전, 사상 최대 6조 적자···유가 급등에 올해는 더 '혹독'

등록 2022.02.25 09:19

주혜린

  기자

지난해 5조8000억 적자···연료비 인상분 요금 반영 못해국제유가 고공행진···'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도올해 10조9971억원 적자 전망..."소폭 요금인상 역부족"

한전, 사상 최대 6조 적자···유가 급등에 올해는 더 '혹독' 기사의 사진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6조원 가까운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대폭 확대됐지만, 전기요금에 이를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연료비가 다시 치솟고 있어 더욱 암울할 전망이다.

한전은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손실이 5조8601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4조863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로 국제유가가 치솟았을 때 기록한 연간 영업손실 2조7981억원을 훨씬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의 손실이다. 2020년 저유가 덕에 4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뒤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은 60조5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순손실은 5조2549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4분기 영업손실은 4조7303억원으로 전년동기(영업이익 9337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됐다. 같은 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15조5184억원과 3조6736억원이었다.

작년 매출 증가에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은 전력재무구조의 80%를 차지하는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늘었지만 전기요금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면서 비용 부담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력판매량은 코로나19 회복세에 따른 제조업 평균가동률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4.7% 늘었다. 그러나 전기요금(연료비 조정요금)이 4분기에 한차례 오르면서 판매단가가 하락해 전기판매수익은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나가는 비용은 더 늘었다. 지난해 한전 자회사들의 연료비와 한전이 민간 발전사로부터 사들인 전력구입비는 전년 대비 각각 4조6136억원, 5조9069억원 증가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석탄발전 상한제 시행과 전력수요 증가 등으로 연료비가 비싼 LNG 발전량이 늘고 RPS(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비율이 7%에서 9%로 상향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전의 지난해 RPS 비용(별도기준)은 3조2600억원으로 전년보다 45.1% 증가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비용(ETS)도 별도기준 4400억원으로 69.2% 늘었다.

올해는 2분기 이후로 두 차례 전기요금 인상이 예정돼있지만, 시장에서는 한전이 올해 10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가 계획한 요금 인상 수준으로는 비용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예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거래시간별로 적용되는 전력량에 대한 전력시장가격'인SMP는 지난해 1월 kWh(킬로와트시)당 70.65원에서 12월 142.81원까지 치솟았다.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들로부터 사들이는 전력 도매가격인데 국제유가에 따라 변동된다. 한전의 경영실적은 유가 변동에 널뛰는 양상을 보여왔다.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것도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전의 작년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액은 5700억원이며 올해는 9700억원, 내년에는 9900억원의 추가 투자가 예정돼있다. RPS 비율은 올해 12.5%로 상향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한전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65조4304억원에 영업손실 10조9971억원이다. 하나금융투자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해 한전이 12조 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요금 인상이 시작되는 2분기 전까지는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고, 요금 인상보다 원가 상승이 더 크다"며 "현 요금 인상 시나리오에 변화가 없고, 80달러 내외의 유가가 유지된다면 올해 10조원 이상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전은 "연료가격의 추가 상승으로 재무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위기 대응 비상대책위'를 설치해 전력공급비용 절감, 설비효율 개선, 비핵심 자산매각 등을 추진하고 연료비를 절감하는 등 고강도 자구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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