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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불망 '유커'···명동은 여전히 썰렁

골목에도 엔데믹 왔을까①

오매불망 '유커'···명동은 여전히 썰렁

등록 2022.06.08 10:00

수정 2022.06.08 10:08

천진영

  기자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 높은 명동 엔데믹 훈풍 '남일' 회복세 더딘 편 공실률 40% 수준, 유커 귀환 절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서울 중구 명동거리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의 쇼핑 천국이라 불리던 서울 명동거리가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시대가 열리면서 주요 상권들이 회복세를 띄는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지난 7일 오후 2시께 찾은 명동은 한산하기 그지 없다. 유커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섰던 로드숍 화장품 매장은 고객이 없어 텅 빈 모습이다. 공실로 비어 있는 곳이 더 쉽게 눈에 띄었고, 한 때 중국어 문구가 빼곡했던 입구에는 임대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있다.

한 식당에선 '듀티 프리'(Duty Free)라고 적힌 쇼핑백을 한 켠에 두고 식사 중인 중국인 개별 관광객(싼커·散客)이 시야에 들어왔다. 양 손에 쇼핑백을 주렁주렁 들고 명동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모습이다.

손님을 부르는 매장 직원도,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상도 온통 중국어 일색으로 채워졌던 때와는 격차가 크다.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명동은 아직 엔데빅 훈풍이 닿지 못한 곳이다.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의 격전지도 옛말이다. 중국 국경절을 맞을 때면 화장품 가게들은 '요커 특수'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현재는 영업하는 매장을 찾는 게 더 빠른 편이다. 워낙 임대료가 비싼 곳이다보니 요커의 부재를 견디지 못하고 철수한 브랜드가 여럿이다.

실제 명동 상가 10곳 중 4곳은 비어있는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분기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각각 40.9%, 42.1%로 집계됐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상권들은 들썩이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겨냥한 지역들은 임대료가 오르고 공실률도 낮아지는 추세다.

서울 명동 빈 상가.서울 명동 빈 상가.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모든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조치가 해제되면서 관광 수요는 증가하는 분위기지만, 다른 대형 상권에 비해 명동 상권의 회복세는 다소 더딜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명동과 을지로 인근 도로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실어 나르던 대형 관광버스도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인들의 발걸음이 몰리기 전이지만 인센티브 단체 관광을 시작으로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다. 인센티브 관광은 기업이 우수한 성과를 낸 임직원들에게 포상의 성격으로 제공하는 관광 프로그램이다. 개인 부담이 적어 쇼핑 관련 지출이 크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날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는 말레이시아 인센티브 단체관광객 150여명이 방문해 쇼핑을 즐겼다. 최근 신라면세점 서울점에도 한국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베트남 여행사 대표단 22명이 방문했다. 본격적인 한국 관광을 앞두고 사전 답사 형식의 방문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지난달 신세계면세점 본점도 2년 만에 해외 인센티브 관광객을 맞이했다.

유통업계 전반 다시 돌아올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커 귀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엔데믹 훈풍이 닿기도 전에 대외적 사안이 우려 요인으로 떠오르는 점은 변수다. 한국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계기로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한한령을 장기화할 경우 본격적인 실적 개선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시각이다.

한편 IPEF는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통상협력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측은 국내외 정세 안정이 필요한 시기에 중국이 섣불리 경제보복에 나설 수 없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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