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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산업은행 부산이전···야당 국회의원 반대 목소리 커진다

尹정부 산업은행 부산이전···야당 국회의원 반대 목소리 커진다

등록 2022.06.29 17:01

수정 2022.06.29 22:20

차재서

  기자

産銀 노조 반대 시위에 민주당도 지원사격 김주영 "정부의 공공기관 방만경영 시즌2"야당 내 속속 반대 기류···'법안 개정 난항'

29일 산업은행 노동조합 부산 이전 반대 시위에 참석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산업은행 노동조합 제공29일 산업은행 노동조합 부산 이전 반대 시위에 참석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산업은행 노동조합 제공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계획을 둘러싼 정부와 근로자간 갈등이 정치권으로 확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요 국회의원이 본점 이전을 막겠다는 은행 노동조합을 적극 지지하고 나서면서다. 키를 쥔 거대 야당이 반대 입장을 내비친 만큼 정부도 이를 밀어붙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아침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을 찾아 노조의 부산 이전 반대 집회에 동참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매일 출근을 앞둔 오전 8시30분부터 20분간 본점 1층에서 '부산 이전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대치 국면 속에서도 정해진 근무시간을 충실히 지키는 '준법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의 첫 출근일(8일) 이래 22일째를 맞은 이번 집회에도 500여명의 직원이 로비에 모여 한 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서 김주영 의원은 "현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경영 시즌2를 진행 중"이라며 "산업은행과 같은 공공기관을 전리품처럼 취급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방이전으로 가족과 떨어져 사는 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공감한다"며 "지방이전 반대 투쟁은 정당하며, 당 지도부와 국회에 그 뜻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산업은행 이전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주요 정치인의 소신 발언이 쏟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내일은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다음주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조를 지원하고자 산업은행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새 정부가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이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진단도 내놓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한 한국산업은행법 4조 1항부터 개정해야 하나, 과반의 의석을 확보한 야당과의 공감대 없인 법안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

사진=산업은행 노동조합 제공사진=산업은행 노동조합 제공

야당 내 분위기도 심상찮다. 부산 또는 경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을 제외하고 그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던 정치인의 이탈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일례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10명의 의원과 한국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의 지방 이전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다시 발의했는데, 앞서 동참했던 의원 중 서울·경기를 지역구로 둔 사람은 발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역 의원으로서는 산업은행의 지방이전에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동참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해당 지역구 의원을 배려해야 하는 탓에 '이전 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수는 없겠지만, 주도적으로 안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도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은행 이전 문제를 향한 반대 여론은 정책금융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기인한다. 본점을 지방에 둘 경우 여러 제약이 뒤따르면서 기업 구조조정과 해외진출 지원, 혁신 생태계 조성 등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소통의 대상인 주요 기업과 은행, 글로벌 투자기관 등의 본점이 대부분 서울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이전설이 끊이지 않자 인력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연 평균 퇴사자는 약 40명인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그 정도의 인원이 은행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공공기관의 이전이 지역경제 발전에 반드시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직원이 이사를 꺼릴 뿐 아니라, 대부분 기관이 주요 업무를 서울에서 처리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부산시는 한국거래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29개 금융기관을 유치했지만 금융업의 지역 내 총부가가치율은 지난 2018년 7.1%에서 2019년 6.9%로 주저앉았다.

익명의 금융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부의 결정에 따라 오래전 지방으로 옮겨와 근무하고 있지만, 지금도 내부에선 업무나 경제적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란 인식이 지배적"이라며 "새 행정부가 산업은행 직원과 전문가의 목소리를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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