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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공매도 '쉬쉬'하는데···주목 받는 하나금투의 '소신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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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증시 낙폭 세계 최고 수준···동학개미 "과잉 공매도 탓"
금융당국 눈치보는 증권사?···공매도 보고서 사실상 실종
공매도-주가 하락 비례설엔 선 그어 "펀더멘털 약화 때문"
소신 보고서 낸 하나금투 "공매도 금지 후 진짜 바닥 확인"
"데이터 따른 코스피 바닥 예측한 것"···확대해석은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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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요즘 증시가 연일 폭락하면서 동학개미(국내증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3고'가 시장을 덮치면서 코스피지수는 2300선으로 뚝 떨어졌는데요. 지난해 7월에 달성했던 역사적 고점(3305.21)과 비교하면 약 1000p 가까이 폭락한 상태입니다.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이 고조되면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전체가 크게 부진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투자심리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위축되면서 주식을 비롯한 모든 자산시장이 얼어붙었죠.

특히 주목할 점은 코스피‧코스닥의 낙폭이 해외 주요 지수보다 크다는 건데요.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한국 증시의 수익률은 기준금리가 연 52%에 달하는 아르헨티나보다 낮은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이달 2670.65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지난 23일 13.3% 떨어진 2314.32에 마감했는데요. 저점을 찍고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2400선 회복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동학개미들은 국내 중시가 유독 부진한 이유를 '공매도'에서 찾고 있습니다. 공매도란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투자기법인데요. 공매도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주식을 갚는 시점에 주가가 떨어지면 차익을 거두게 됩니다. 문제는 시장이 불안할 때 공매도가 집중되면 주가하락을 가속화시키고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국내 증시의 주된 공매도 패턴을 살펴보겠습니다.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유현물을 대거 매도해 주가를 누른 뒤 빌린 주식을 저가에 갚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매도투자자들은 시장 거래가격 밑으로 호가를 낼 수 없는 '업틱룰'을 지켜야 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현물 주식을 쏟아내는 셈이죠.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공매도를 잠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3월 19일 1457.64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가 공매도 금지 이후 급반등했던 기억이 생생하니까요.

하지만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는 공매도와 주가 하락 간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재개 한 달 뒤인 지난해 6월 "공매도와 주가 변동 사이의 규칙적 연동 관계는 없다"고 밝히면서 동학개미들로부터 뭇매를 맞았었죠.

금융투자협회에 뿌리를 둔 자본시장연구원의 입장도 비슷합니다. 공매도는 주가하락의 도관체 성격일 뿐,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에 공매도가 집중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건데요. 미래 실적 전망이 어두울 때 공매도 잔고가 급증하지만, 공매도 자체가 주가 하락의 주범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기관투자자이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둔 증권사들은 아예 공매도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증권사는 공매도와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눈치도 살필 수 밖에 없을 테니까요. 물론 각 리서치센터에서 공매도 관련 보고서들이 간간히 나오고는 있지만 대부분 금융당국의 입장과 비슷합니다. 공매도는 주가하락과 연관이 없다는 내용이죠.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공매도는 하락을 예상해서 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하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라며 "공매도가 증시의 방향성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공매도는 거래대금이 크다고 볼 수 없고, 증시가 상승하는 구간이나 고점 영역에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게 근거입니다.

지난 22일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과매도 국면에서의 투자전략을 보고서로 소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시장전체 시가총액이 2020년 초 대비 31%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최근 1개월 새 공매도 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증가했다 보기는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는 국내 증시의 부진이 공매도 탓은 아니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반면 7월부터 '하나증권'으로 간판을 바꾸는 하나금융투자의 보고서는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이경수 하나금투 연구원은 지난 15일 "공매도 금지 정책까지는 진바닥을 알 수 없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는데요. 공매도를 금지해야 증시 반등이 가능하다는 함의가 담겨있는 셈이죠.

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수 변동성 확대 시기에 수급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매도 급증은 지수 추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 장세에서도 '공매도 금지 등의 적극적인 정책' 여부로 지수 바닥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일단 이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의 필요성을 다룬 게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습니다. 단순히 과거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코스피지수의 바닥시기를 예측한 것일 뿐, 공매도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란 겁니다.

다만 코스피지수와 공매도가 역의 관계에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공매도 금지 기간에 반등한 뒤 공매도 부분재개일인 5월 3일부터 다시 하락한 건 '팩트'라는 거죠. 확대해석에 선을 긋긴 했지만 공매도를 보는 시각이 여느 애널리스트들과는 확실히 달라 보입니다.

지난 29일까지 6월 한 달간 코스피 시장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약 4770억원, 코스닥(1400억원)과 합치면 6170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설계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하락장과 고환율을 틈타 외국인들이 돈을 쓸어가는 사이 국민들만 피눈물을 흘리는 형국입니다.

이 연구원의 말대로 공매도를 잠시라도 멈추지 않는다면 증시는 바닥을 확인하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작은 구멍이 큰 둑을 허문다고 하죠. 공매도 금지가 꼭 아니더라도 하루빨리 의미있는 증시안정 대책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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