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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이동에 필요한 동력을 어디서 얻을까

전문가 칼럼 권용주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이동에 필요한 동력을 어디서 얻을까

등록 2022.06.30 20:52

수정 2022.06.30 20:53

이동에 필요한 동력을 어디서 얻을까 기사의 사진

원유 부족에 따른 국제유가가 급상승하면서 자동차용 휘발유 가격이 ℓ당 평균 2100원을 넘었다. 일부 주유소는 과감하게(?) 3000원의 가격표를 붙이기도 했다. 산업용 수요가 많아 세율이 저렴한 경유는 이미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지 오래다. 그러자 유류 세율을 최대 37%까지 인하했지만 국제 유가 상승폭이 워낙 커서 인하 효과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수송용 기름값이 오르면 배터리 전기차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다. 같은 수송용이라도 전기 에너지 가격이 휘발유 대비 낮아 경제성이 높아지는 구조 때문이다. 실제 전기차 충전 요금은 급속 기준으로 현재 ㎾h당 273원인 반면 휘발유는 ℓ당 평균 2100원에 달한다. 예를 들어 현대차 쏘나타 2.0ℓ 휘발유 엔진 차종과 58㎾h 배터리용량을 가진 아이오닉5로 각각 100㎞를 주행할 때 쏘나타는 1만7500원(ℓ당 2100원, ℓ당 12㎞ 효율 기준), 아이오닉5는 5055원(㎾h당 273원, ㎾h당 5.3㎞ 운행 기준)이면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휘발유 대비 30% 비용에 매력을 느껴 서로 사겠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지금이 아니라 미래 기준이다. 한국전력 연도별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국내에서 생산한 전력은 모두 55만2,162GWh다. 발전원은 원자력이 29%, 석탄 35.6%, 가스 26.4%, 신재생 6.6%, 유류 0.4%, 양수 0.6%, 기타 1.4%로 구성됐다. 석탄, 가스, 유류 등의 화석연료 비중이 여전히 62.4%에 달할 만큼 절대적이다. 그런데 발전에 필요한 석탄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t당 446달러로 전년 대비 두 배 올랐고 가스 가격도 예외 없이 지난 1년 동안 3배 올랐다.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연료비가 크게 올랐으니 전력 요금도 오르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물가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억제한 탓에 한전의 적자 폭이 확대됐다. 뒤늦게 정부가 부랴부랴 전기 요금 인상, 발전사 판매 가격 상승 제한, 한전 내 자산 매각 등으로 급한 불을 끄지만 본질은 화석연료 가격 상승이어서 마땅한 해결책 또한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점차 길어지고 있다. 전력연구원이 지난 6월 전기차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주행거리 조사를 했더니 전기차 사용자의 월평균 주행거리가 1984㎞로 일반 내연기관 승용차의 1053㎞보다 무려 900㎞가 많다는 점이 확인됐다. 차 값은 비싸도 전기 사용료가 저렴하니 오히려 자동차 운행 시간이 많았다는 얘기다.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드 제본스(Jevons)는 이를 '제본스의 역설(Javon's paradox)'로 설명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사용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소비량이 늘어난다는 논리다.

7월이면 전기차 충전료가 급속 기준으로 ㎾h당 313원까지 오른다. 정확하게는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과정이다. 그러나 해당 가격에 팔아도 한전은 적자다. 어차피 전력 생산은 수송용, 가정용, 산업용이 다를 바 없다. 게다가 ㎾h당 313원의 급속 충전료를 156원으로 낮춰준 2017년 발전용 유연탄 가격은 1t에 11만원이었지만 지난해 16만원에 도달했고 올해는 34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가 늘어나는 과정이니 수송용 전력 가격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

같은 수송용일 때 석유 가격은 막대한 세금과 연료비 연동제 개념을 접목시킨 것과 달리 전기는 세금이 전혀 없는 데다 연료비 연동제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터리 전기차의 급속한 보급 확대는 에너지 부문의 여러 문제를 점검하면서 발전시켜야 한다. 동시에 수송용 에너지의 분산 유통도 감안해야 한다. 각각의 에너지가 필요에 따라 동력원으로 활용될 때 탄소 배출이 병행돼야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무조건 배터리 전기차'가 아니라 한국에 가장 적절한 탄소 중립 정책의 탐색 또한 병행하자는 제안이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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