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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하나금융-SKT, '20년 혈맹' 재확인···"디지털·ESG 전방위 협업"

금융 은행

하나금융-SKT, '20년 혈맹' 재확인···"디지털·ESG 전방위 협업"

등록 2022.07.24 08:02

정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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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하나금융, SKT와 대규모 공동사업 착수 2003년 SK 경영권 분쟁 때 시작한 인연 '카드', '인터넷은행' 등으로 협력 이어져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SK텔레콤과 4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주고받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20년째 이어진 '혈맹 관계'를 재확인했다. 업권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시대'를 맞아 금융과 IT기업이 손잡고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두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24일 하나금융은 지난 22일 SK텔레콤과 '신(新)동반성장'을 위한 협약을 맺고 디지털 전환과 ESG경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공동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양측은 지분 거래도 매듭지었다. SK텔레콤이 하나카드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하나금융지주 지분 3.1%를 확보하고, 하나카드가 1000억원을 투입해 SK텔레콤 지분 0.6%와 SK스퀘어 지분 0.5%를 사들이는 식이다.

이를 통해 협력체계를 공고히 한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은 디지털 사업과 ESG경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방위적 협업을 이어간다.

한 때 '결별설'까지 돌던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재결합 아닌 재결합'에 합의한 것은 급격한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서로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이 생겨나는 등 IT와 금융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어서다.

하나금융과 SK그룹의 인연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SK가 외국계 사모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는데, 백기사를 자처한 하나은행이 이를 조력한 게 시작이었다. 지금도 하나은행은 SK의 주채권은행이다.

이후 양측은 크고 작은 사업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협업을 이어왔다.

2014년 외환카드와 통합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하나SK카드'가 대표적이다. 하나금융은 2009년 인적분할로 하나카드를 설립했는데, 이듬해 SK텔레콤이 유상증자로 2대 주주에 오르자 사명을 바꾸고 공동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금융과 통신의 융합이란 측면에서 세간의 시선을 모았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회사 '핀크'도 그 중 하나다. 핀크는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각 51%와 49% 비율로 출자한 합작법인인데 2017년 9월 같은 이름의 생활금융 플랫폼을 선보인 이래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2019년 '3호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전에서도 이른바 '키움뱅크 컨소시엄'을 꾸려 경쟁에 가세하면서 돈독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키움뱅크'는 신개념 인터넷은행을 만들자는 공감대로 키움증권과 하나금융, SK텔레콤 3사가 주도한 컨소시엄이다. 대형 금융회사와 대기업이 참여하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물론 이들 사업이 모두 순항했던 것은 아니다. '하나SK카드'의 경우 새로운 시도였음에도 과도한 경쟁 체제와 정부 정책의 영향에 시너지를 내지 못한 채 간판을 바꿔달았고,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양호한 자금 조달 능력에도 불구하고 사업 모델의 혁신성에서 금융당국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이후 SK텔레콤은 보유하고 있던 하나금융 지분 610만주(지분율 2.11%)를 전량 매각했다. 이는 2015년 SK텔레콤이 하나카드 보유 지분 중 10.4%를 하나금융에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확보한 주식이다. 이를 놓고 회사 측은 5G에 대한 투자 확대 등으로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일각에선 지분이 정리된 만큼 두 기업이 결별할 것이란 관측도 끊이지 않았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은 새로운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오랜 '의리'를 재확인하는 것은 물론, 융합의 시대에 함께 활로를 모색할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 셈이 됐다.

양측은 금융과 ICT를 아우르는 다양한 영역에서 광범위한 협력을 이어간다. 이를 위해 ▲ESG 협력을 통한 사회적 역할 확대 ▲금융의 디지털 전환 ▲금융·통신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특화 상품·서비스 융합 ▲상호 인프라 공동 활용 ▲디지털 기반 공동 마케팅 등 과제도 제시했다.

아울러 '하나금융그룹'과 'SK ICT 패밀리' 간 협업도 본격화한다. 원활하고 실질적인 상호 협력 프로세스 구축을 위해 각 그룹의 전략 담당과 유관 조직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대한민국 금융과 기술을 신뢰와 혁신으로 선도해온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새로운 파트너십의 시대를 열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하나금융그룹은 디지털 혁신을 통한 손님 가치 실현, 금융과 ICT 융합을 통한 혁신 가치 추구, ESG 부문의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확산 등 협업의 범위를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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