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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美·中 사이 끼인 韓반도체···정부 역할 중요해졌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美·中 사이 끼인 韓반도체···정부 역할 중요해졌다

등록 2022.08.02 13:22

이지숙

  기자

reporter
최근 들어 매일 언론에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칩4 동맹'이다.

'칩4 동맹'이란 미국 정부의 주도로 한국,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반도체 동맹을 뜻한다. 반도체 생산 전 과정에서 협력하는 체제로 사실상 중국 반도체 산업 고립을 원하는 미국의 의도가 깔려 있다.

칩4 동맹 참여 여부 최종 결정은 한국 정부의 몫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내 반도체 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40%, SK하이닉스는 D램의 50%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반도체 수출 규모의 60%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 또한 중국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결국 칩4 동맹 참여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제조에 미국의 핵심기술이 필요한 것이 그 이유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빠진 채 미국과 일본, 대만이 동맹을 맺고 차세대 반도체를 만든다면 우리나라는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본 반도체 산업은 1980년대 중반 미국의 조치로 쇠퇴하기 시작한 뒤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일본은 1990년대에는 세계 반도체 점유율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시장 지배력이 컸으나 최근에는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만 강점을 보이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약 15% 정도다.

하지만 칩4 동맹 가입에 반발하는 중국도 무시할 순 없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지난해 수출한 반도체의 60%가 중국 시장에 들어왔다. 한국은 장기적인 이익과 공평하고 개방적인 시장 원칙에서 출발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으로 일하길 바란다"며 견제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는 큰 시장과 단절하는 것은 상업적 자살행위"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까지 통과시키며 중국 견제수위를 더 높이는 가운데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의 외교능력으로 보인다. 미국의 칩4 동맹 제안을 수용하돼 중국과의 관계도 무난히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는 양쪽 시장 모두 버릴 수 없는 만큼 미국과 중국의 줄다리기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 기업이 피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칩4 동맹 참여 결정에 대한 마감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정부도 중국과의 소통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여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오해할 가능성을 사전에 해소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중국과도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소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가 칩4 동맹에 참여하는 동시에 주도적으로 독소조항이 채택되지 않도록 영리한 협상 전략을 펼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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