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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상속 일단락···삼성물산이 안은 숙제 3가지

총수일가 삼성생명 ‘10:7:3’ 황금비율 마무리
그룹 최정점 삼성물산 오히려 짐 떠안을 듯
삼성생명법 통과되면 전자 지분 강매 가능성
이재용 재판 리스크 여전···실적 공언도 ‘허언’

삼성그룹 총수 일가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분 상속을 ‘황금분할’로 마무리했지만,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은 적지 않은 숙제를 앉게 됐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삼성생명 지분율이 ‘10:7: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0.4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6.92%,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3.46%)으로 일단락 되면서다.

이는 삼성생명이 아닌 삼성전자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몰아줄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깬 것으로 무엇보다 삼성생명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몰아준 것은 이 부회장 중심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가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그룹 최정점인 삼성물산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 부회장 중심의 그룹 지배구조를 뿌리채 뒤흔드는 삼성생명법의 직격탄을 삼성물산이 정면으로 맞을 수 있는데다 그의 사법 리스크도 합병주체인 삼성물산 몫으로 봐야하기 때문.

①황금비율이라지만…32조 삼성전자 지분 강매 당할수도

이번 삼성그룹 상속으로 이 부회장이 그룹 핵심인 삼성생명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이재용 체제’가 공고히 하는 듯하지만 여기엔 아킬레스건이 존재한다.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이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계열사의 주식·채권을 ‘총자산의 3%’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고객 돈을 운용하는 보험사의 ‘몰빵투자’를 막기 위한 취지다.

현행법으로는 삼성생명이 취득원가 기준으로 5444억원인 삼성전자 주식 8.51%를 합법적으로 보유할 수 있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 총 자산(지난해 말 기준 약 310조원)의 3%인 9조3000억원을 초과하는 시가 기준 32조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지분율로 6.6% 규모다. 삼성화재도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1.49%) 가운데 0.5%가량을 같은 이유로 내놔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신 인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인수자금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를 삼성전자에 매각하면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두가지 문제가 남는다. 먼저 천문학적 세금이다. 법인이 보유주식을 팔면 매각차익의 22%에 달하는 법인세를 포함해 각종 세금을 물어야 한다. 삼성물산에 삼성전자 주식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물어야 하는 법인세만 최근 주가 기준으로 7조원에 달한다.

또다른 문제가 있다. 현행법에선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회사는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된다. 삼성물산(지난해말 기준 자산총액 54조3317억원)이 32조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전량 인수하면 지주사로 전환되면서 공정거래법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추가로 삼성전자 지분을 18% 이상 매입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같은 시나리오 모두 삼성물산이 짊어져야하는 짐이 될 수 있다.

②이재용 사법 리스크도 난제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삼성물산으로선 뼈아프다. 현재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 의혹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면서, 총수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되도록 두 회사의 주가를 조정하는 계획을 보고받고 승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

제일모직 지분을 23% 넘게 가졌던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에 유리한 조건으로 합병이 이뤄지면서 이후 그룹 지주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불공정 합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의혹(외부감사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 재판은 현재 1심이 막 시작됐다. 이재용 부회장측은 합병이 기업 경영에 반드시 필요했다는 논리를 강변하고 있지만, 삼성은 이미 검찰로부터 범죄단체 취급을 받는 등 국내외 이미지 타격을 받은 뒤다. 건설, 상사 등 글로벌 현장에서 해외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삼성물산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삼성물산 임직원들도 수시로 검찰과 법원에 불려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1차 공판에서도 최치훈, 이영호 사장이 출석하는 등 삼성물산에 속한 부회장의 측근들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③2020년 매출 60조 공언했지만…실적 초라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여전히 안정화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삼성전자 주식을 추가 매입하든 삼성생명 지분을 더 사들이든 추가적인 현금이 필요한 상황. 삼성물산 지배주주 일가 지분(31.6%)에는 변화가 없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위한 계열사의 배당 확대가 절실하다는 의미.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의 실적회복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물산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06.1% 늘어난 303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이지만 합병이후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 삼성물산은 2015년 합병 출밤 당시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표를 손에 쥐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 작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1.8% 늘은 30조2161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8571억원으로 1.1% 줄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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