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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억 걸린 삼성생명 즉시연금 소송 1심 결론 임박

21일 선고···패소하면 최대 4300억원 토해낼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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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가 가장 큰 삼성생명의 1심 판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업계는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약관이 앞서 같은 재판에서 패소한 동양생명과 비슷해 삼성생명 역시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해당 재판에서 패소하더라도 높은 확률로 항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패소한 모든 생보사가 항소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따라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보험사와 긴 싸움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보험사들의 소송전 대응에 금감원은 “소송전을 멈추고 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만큼 주주 눈치도 봐야 하는 보험사로선 거액의 보험금 지급에 법적인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NH농협생명의 승소 사례도 이런 법적 다툼에 근거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1일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지급 소송 판결을 선고한다. 이는 지난 2018년 10월 가입자들이 금융소비자연맹 주도로 공동소송을 제기한 지 2년 9개월 만이다.

◇삼성생명, 즉시연금 소송 시발점=즉시연금은 소비자가 보험 가입 당시 보험료 전액을 한 번에 납부하면, 보험사가 이를 운용하며 매월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그러다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만기일이 되면 보험료 원금을 대부분 돌려주는 구조다.

그러나 지난 2018년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자가 금리 인하로 연금이 줄어들자 연금액이 가입 당시 들었던 최저보장액 이율에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실제 약관 가입안내서에 설명된 연금액은 책임준비금을 제외하지 않은 금액이었다.

이에 금감원은 같은 해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삼성생명이 약관에 ‘책임준비금은 산출방법서에 따라 계산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산정 방법은 설명돼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약관에 명시된 연금액(책임준비금 포함)대로 산정해 가입자에게 지급하도록 권고했다. 삼성생명은 당시 금감원의 권고를 받아들였지만 금감원은 해당 사건을 근거로 삼성생명이 판매한 즉시연금 상품 5만5000여 건을 포함, 전 생명보험사에 같은 사례에 대한 구제를 요구했다.

즉시연금 미지급액은 3대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 4300억원, 한화생명 850억원, 교보생명 700억원 수준이다. KB생명보험(400억원), 미래에셋생명(200억원) 등 전체 생보사 미지급금 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갑작스러운 보험금 지급 권고를 받은 보험사들은 약관에 대한 해석 여지를 두고 법원 판결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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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이후 생보사 줄 패소=지금까지 즉시연금 관련 소송에서 승소한 곳은 NH농협생명(2020년 9월)뿐이다.

농협생명을 승소로 이끈 건 ‘개시일로부터 만 1개월 이후 계약 해당일부터 연금 지급 개시 시의 연금계약 적립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금월액을 매월 계약 해당일에 지급한다. 다만, 가입 후 5년간은 연금월액을 적게 하여 5년 이후 연금계약 적립금이 보험료와 같도록 한다’는 단 한 줄이었다.

농협생명 이후 판결 선고를 받은 미래에셋생명(2020년 11월), 동양생명(2021년 1월), 교보생명(6월)은 모두 재판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이들 생보사들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를 진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항소 이유에 대해 “농협생명의 승소 판결 사례가 있기 때문에 아직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의 ‘눈치 보기’를 이유로 들기도 했다. 해당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권익도 보험사가 매우 중요하게 여기지만 주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급액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시간 끌기라기보단 약관 해석 여지를 법적으로 따져보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업계는 앞으로 남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KB생명보험의 패소를 예견하고 있다. 생보사 약관이 사실상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금감원은 이런 생보사들의 소송전 대응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금감원은 “즉시연금 소송은 금감원도 당사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승소해야 하는 재판”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이나 보험 회계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하더라도 소송이 지나치게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보험사가 소멸시효 주장을 꺼낸다면 금감원이 그대로 두지 않고 나설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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