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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즉시연금 소송 줄패소···한화·KB생명 “고민되네”

법원 “삼성생명, 즉시연금 상품 설명 불충분”
‘공제액 차감’ 내용 없는 한화·KB도 불안
두 보험사 1심 선고 빠르면 올 연말 나올 듯
현재 한화는 약관 수정·KB는 상품 판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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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 업계 맏형 격인 삼성생명마저 즉시연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한화생명과 KB생명보험의 근심도 늘어나게 됐다.

지금까지 판례를 고려하면 한화생명과 KB생명 역시 결과를 낙관하기 힘들어 보인다. 두 보험사 모두 이번 판결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공제액 차감’에 대한 내용이 약관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이관용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을 원고 전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일부 금액을 떼어놓는다는 점을 특정해서 설명하고 명시해야 설명·명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런 내용이 약관에도 없고 상품 판매 과정에서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지난해 9월 NH농협생명 외 미래에셋생명(2020년 11월), 동양생명(2021년 1월), 대형사인 교보생명(1월)과 삼성생명(7월)이 모두 재판에서 줄 패소했다. 이날 패소 선고를 받은 삼성생명은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머지 보험사들은 이미 항소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농협생명 외 생보사 줄 패소, 한화·KB생명 운명은=즉시연금 관련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한화와 KB생명의 표정은 어둡다. 양 사의 약관 내용에도 이번 재판의 핵심인 소비자가 ‘공제액이 차감’됨을 ‘인지’할 수 있는 내용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동양생명에 대한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4단독 재판부는 “연금 월액 산출 방법에 관한 사항은 보험사가 명시·설명해야 하는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며 “만기형의 경우는 (중략) 공시이율 적용이익 중 일부만이 연금 월액으로 지급되고 나머지는 만기보험금으로 적립된다는 점까지 명시·설명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유일하게 승소한 NH농협생명은 ‘가입 후 5년간은 연금월액을 적게 하여 5년 이후 연금계약 적립금이 보험료와 같도록 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명시했다.

지급 보험금이 ‘적을 수 있다’는 내용을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하게 표기돼 있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우선 한화생명의 과거 즉시연금 상품 설명 및 약관을 보면 ‘연금 개시 시점의 책임준비금을 기준으로 만기보험금을 고려한다’는 내용만 명시돼 있다.

이날 패소가 결정된 삼성생명은 약관에 ‘연금계약 적립액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는 내용과 함께 산출방법서까지 첨부했지만 법원은 “설명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산출방법서에 연금월액 계산식이 상세히 표기돼 있다는 게 삼성생명의 변론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즉시연금 소송 논란이 있은 뒤 한화생명은 기존 상품 약관에 ‘가입후 10년간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방법에 따라 연금월액을 적게해 10년이후 연금계약 적립금이 보험료과 같도록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KB생명은 아예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현재까지 두 보험사의 1심 선고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KB생명은 지난 4월 3차 변론을 마친 뒤 오는 9월 4차 변론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빨라도 올해 연말이 돼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즉시연금 논란 시발점인 삼성생명 패소=즉시연금 관련 소송은 삼성생명 고객의 민원으로 시작됐다. 가입자가 수령한 연금액이 가입 당시 들었던 최저보장액 이율에 미치지 않았고 이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즉시연금은 소비자가 보험 가입 당시 보험료 전액을 한 번에 납부하면, 보험사가 이를 운용하며 매월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그러다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만기일이 되면 보험료 원금을 대부분 돌려주는 구조다.

문제는 약관 가입안내서에 설명된 연금액은 책임준비금을 제외하지 않은 금액을 고지한 데서 발생했다. 당시 보험사들은 1억원을 돌려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매달 지급하는 이자에서 일정 적립액(사업비 등)을 공제한 금액을 지불했는데 이런 내용을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게 논쟁의 핵심이다.

금감원은 당시 삼성생명 약관 가입안내서에 설명된 연금액은 책임준비금을 제외하지 않은 금액이고, 준비금 차감 등 보험금 산정방식을 따로 설명하지 않은 것은 상품 설명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약관에 명시된 연금액(책임준비금 포함)대로 산정해 가입자에게 지급하도록 권고했다. 삼성생명은 당시 금감원의 권고를 받아들였지만 금감원은 해당 사건을 근거로 삼성생명이 판매한 즉시연금 상품 5만5000여 건을 포함, 전 생명보험사에 같은 사례에 대한 구제를 요구했다.

금감원이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액은 3대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 4300억원, 한화생명 850억원, 교보생명 700억원 수준이다. KB생명보험(400억원), 미래에셋생명(200억원) 등 전체 생보사 미지급금 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이렇게 문제가 확장되자 신한라이프와 AIA생명을 제외한 7개 생보사는 법적 판결을 받고자 했다.

향후 즉시연금 소송전은 금융당국과 생보사 간 첨예한 입장차로 인해 장기화할 전망이다.

생보업계는 ▲약관 해석의 여지 ▲주주들과의 관계 악화 예방 등을 이유로 대부분 보험사들이 항소를 결정할 것으로 예측하는 반면 금감원 등 당국은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생보사들의 소송전을 두고 “즉시연금 소송은 금감원도 당사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승소해야 하는 재판”이라며 “만약 보험사가 소송 등으로 시간을 끌어 소멸시효 주장을 꺼낸다면 금감원이 그대로 두지 않고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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