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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분상제·고분양가 개선 행보 못 미더운 이유

정부 분양가상한제·고분양가 관리체계 개선 예고
“정부 HUG 통해 수도권 분양가 직간접 통제중”
핵심 기준 전면 공개 안갯속···택지비는 아예 불가
HUG는 분양가 책정기관 아냐···경쟁체제 도입해야
집값 천정부지···제도 개선하면 분양가만 더 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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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실상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관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수도권 특정 지역에 대해서는 더 윗선에서 더 꼼꼼하고, 촘촘하게 체크하는 듯 합니다. 이런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 관리체계) 상황에서 (정부가) 개선방안을 내놓는다 해도 얼마나 달라질지 의문이 앞섭니다.”(HUG 관계자)

정부가 민간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 관리제도를 개선하기로 했으나,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독점하고 있는 주택분양보증 시장을 민간에 개방해 복수 경쟁 체제로 전환한다거나, 아파트 분양가 심사 기준을 민간에 전면 공개하는 등 정공법이 쏙 빠진 알맹이 없는 맹탕 대책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서다.

더욱이 이미 수도권은 물론 광역시와 지방 집값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새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부추겨 서민들이 내집마련 기회만 박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않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아파트 공급속도 제고방안’을 발표하면서 HUG의 분양가 심사 기준과 분양가상한제 규정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별로 다른 분양가상한제의 분양가 심의 기준을 구체화하고 통합 심의제도를 활용해 건설사들의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현재 HUG가 지정한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선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의 90%를 넘어갈 경우 등엔 분양보증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세의 객관성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최근 분양 또는 준공된 단지가 없을 경우에는 비교 사업장이 부족해 분양가가 과도하게 감소돼 민간 사업자가 주택공급을 꺼린다는 것이다.

이에 국토부는 시세 반영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비교 사업장 선정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인근 지역 모든 사업장 평균 시세를 반영해오던 것을 단지 규모와 브랜드 등을 감안해 유사 사업장만 선별 적용하기로 했다. 심사 결과가 현저히 낮게 나온 경우에는 지역 분양가 수준을 고려해 조정한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내 분양단지의 가격 예측 가능성도 높이기로 했다. 분양가 심의 기준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세부 분양가 항목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자체의 과도한 재량권 남용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개선안에 대해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로또분양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분양가상한제를 근간을 개선·폐지한다거나 아파트 분양 보증기관인 HUG를 통한 민간 분양가 직간접 통제방식 개선(분양보증 시장 경쟁체제 도입) 등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부가 제시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

실제 업계에선 정부와 HUG가 분양가(고분양가) 심사기준을 전면 공개해야한다고 강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에서도 심사기준 공개를 약속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로 공개할지 아직 명확한 기준을 내놓고 있지 않다. 게다가 분양가 책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택지비에 대해선 공개불가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 심사기준 공개를 정부가 결정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저변의 시각이다.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 관리 체계 개선에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주택분양보증 시장의 구조개편 얘기다. 사실 HUG는 국토부 산하 분양보증기관이지 분양가를 책정해주는 공공기관이 아니다. 그런데도 분양보증시장에 대한 독점적 구조를 활용해 간접적으로 주택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는 것.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지적했던 것이다.

2008년에 개정된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체가 착공과 동시에 입주자를 모집하는 선분양의 조건으로 HUG 또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정하는 보증보험회사로부터 분양보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토부는 분양보증 업무를 일반 보증보험회사에 허용하지 않고 HUG에만 독점적 지위를 허용하고 있다. 이를 민간에 개방해 복수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진정한 의미의 고분양가 개선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전국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 관리 체계를 개선하면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실수요자와 서민들의 내집마련도 요원해질 수 있다. 실제 지난 2월 HUG가 고분양가 심사시 시세 상한선을 주변 시세의 70~80%에서 최대 90%까지 올렸다. 그러자 다음달인 3월 대구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만촌역'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454만원으로 곧바로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HUG의 규제 완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분양가 관리 시스템 개선을 통해 민간 주택 공급이 늘어난다고 해도 가뜩이나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더 비싸진 집을 분양받아야 하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고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건설사들이 시세차익을 가져가는 게 말이 되느냐’, ‘정부만 믿고 분양을 기다려왔는데, 분양가가 오르는 것 아니냐’ 등의 우려 섞인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무주택자로 구성된 시민단체인 ‘집값 정상화 시민행동’은 국토부에 보낸 민원을 통해 “분양가가 낮아서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국토부가 분양가를 올려 건설사에 이익을 안겨줄 것이 아니라 낮게 책정해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 관리제도 개선방안은 분양가를 올려준다기보다는, 지자체별로 상이한 분양가 심의 기준을 통일하는 등 업계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자체별로 상이하게 적용돼 업계의 사업계획 마련에 지장을 주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선하는 것이지, 분양가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를 개선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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