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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사실상 ‘제로’···업계 “수익 악화 불가피, 신사업 신속 지원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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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가맹점 수수료 0.1~0.3%p 하향 조정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개선 TF도 마련할 것
업계 “비용 감축도 한계···새 먹거리 개척 必”
“적격비용제도 개선 물꼬 환영···27일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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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영세·중소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기존보다 0.1~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총 금액으로는 이전보다 약 4700억원의 카드 결제 수수료가 절감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지속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인한 부작용 및 업계·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수료 재산정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카드사들의 부수업무를 폭넓게 허용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활로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업계는 연이은 수수료 인하로 당장 내년부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전망하며 금융위가 약속한 신속한 신사업 지원 추진과 합리적인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가맹점 수수료 0.1~0.3%p 하향 조정=금융위원회는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가 도래함에 따라 우대 수수료율 조정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금융위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결과 지난 2018년 이후 카드사의 추가적인 수수료 부담경감 가능 금액을 약 6900억원으로 산출했다. 이 가운데 2018년 우대수수료율 적용대상 확대 등을 통해 이미 사용된 2200억원을 제외하고 약 4700억원의 추가 인하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영세 자영업자의 상황이 악화한 점을 고려해 조정대상 금액 4700억원 중 약 60%를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에, 나머지 30%는 연매출 3억~10억원, 10%를 연매출 10~30억원의 중소가맹점에 배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가맹점 75%를 차지하는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 점주들은 기존 0.8%에서 0.5%로 수수료율이 하향 조정됐다. 연매출 3~5억원 자영업자는 기존 1.3%에서 1.1%로, 연매출 5~10억원 자영업자는 1.4%에서 1.25%로, 연매출 10억원에서 30억원 사이 사업자가 부담하는 수수료율은 1.6%에서 1.5%가 됐다.

체크카드 수수료도 인하됐다.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기존 0.5%에서 0.25%로 0.25%포인트 더 줄었다. 3억~5억원 가맹점은 1.0%에서 0.85%로 하향 조정됐다. 5억~10억원 자영업자는 기존과 같은 1.10%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10억~30억원 중소가맹점은 1.3%에서 1.25%로 0.05%포인트 하향됐다.

정부는 2012년부터 개정된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한다. 앞서 2012년, 2015년, 2018년 등 3차례에 걸쳐 재산정을 거쳤으며 그 동안 수수료는 지속적으로 떨어져왔다. 이번 수수료 개편안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적용된다.

◇업계 “적격비용 재산정 구조적 문제 개선돼야”=당초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제도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를 ‘비용’ 측면으로만 단순 계산하다보니 카드사의 본질적인 업무인 결제 사업이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업계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로 그간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나아지긴 커녕 오히려 카드사 수익과 일반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익만 줄어들었다며 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 및 폐지를 요구했다.

실제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시행 이후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카드 혜택부터 줄이기 시작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카드사 수익이 늘어난 건 결제 사업이 잘됐다기 보다는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을 최대한 줄여 수익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금도 백화점 등 대형가맹점을 제외한 92% 가맹점에서는 카드 결제를 하면 할수록 카드사 적자는 늘어나는 구조다. 여신협회는 최근 2년간 가맹점수수료 부분 영업이익이 약 1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는 가맹점이 전체의 96%에 이르는 가운데 카드사가 본연의 결제 사업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올해 카드사노동조합를 비롯한 사무금융노동조합 단체는 수수료 추가 인하를 반대하며 최악의 경우 카드 결제 시스템 중단까지 고려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당시 카드사노동조합은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요구했다.

금융위도 이같은 카드사들의 사정을 고려해 수수료 재산정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카드업계는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얻기 힘든 상황이고 이에 따라 소비자의 혜택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소비자와 가맹점,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한 TF를 구성해 수수료 재산정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도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당국이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개선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에 관한 문제는 노동조합을 포함한 전 업계가 공통으로 지적하고 있는 최대 과제”라며 “재산정까지 3년의 시간이 남았으니 장기적으로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금융위원회는 카드업계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등 카드사의 데이터 부수 업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판매와 유지관리, 금융플랫폼 운영, 기타 지급결제 등을 포괄하는 신사업의 신속한 심사와 제도 개선을 약속한 것이다.

업계는 내년부터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를 비롯해 DSR규제, 조달금리 상승 등 약재로 카드사의 신사업 개척은 필수불가결한 과제가 됐다고 말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언제까지나 수익성이 감소되는 부분을 비용 절감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며 “신사업 관련한 제도 개선 등 카드사 경쟁력 강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수수료 추가 인하 결정에 대해 카드사노조는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노조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의 인하 중단과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했음에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면서 “다만 업계의 현실이 일정 부분고려된 것은 다행이며, 제도개선 TF 구성 및 운영 등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노조는 오는 27일 종합적인 입장과 향후 계획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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