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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손보-캐롯' 한화家 보험사 건전성 방어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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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보험계열사 최상단 '한화生'···자산 현금화 속도
우리금융 지분 전량 매도·부동산 매각·채권 발행 등
최근 한화손보 발행 채권의 80% 한화생명이 받아
사실상 지원은 이미 시작···한화생 "유증 계획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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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 본사. 사진=한화손해보험

한화그룹 보험 계열사가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건전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그룹 보험 계열사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한화생명의 자산 현금화 움직임이 두드러지는데, 회사의 건전성을 끌어올리고 한화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에 자금을 수혈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보험계열사 맏형 한화생명은 지난 17일 보유하고 있던 우리금융 지분 2300만주(약 3000억원) 전량을 시간외거래를 통해 매도했다.

아울러 한화생명은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며, 채권 발행도 이어가고 있다. 실제 2월4일 9200억원, 6월17일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업계에선 한화생명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자본건전성 방어 목적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생명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의 1분기 RBC(지급여력)비율은 160%로 집계됐다. 대형생보사 중에는 유일하게 200% 미만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2020년 말(238.3%)에 비해 78.3%포인트 급락한 수준이다. 이를 예상한 듯 한화생명은 자본금 충당을 목적으로 지난해 배당도 진행하지 않았다. 순이익 1조를 넘기며 최대 규모를 기록한 한화생명의 무배당은 건전성 악화가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한화손보와 캐롯손해보험으로의 자금 수혈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한화손보 지분 51.3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한화손보는 디지털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 지분 56.60%(발행주식 기준)을 소유하고 있다.

한화손보의 1분기 RBC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크게 밑돈 122.8%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LAT에서 발생하는 잉여액의 일부를 자본으로 인정한다는 방안을 밝히면서 2분기부터는 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서 당국이 주문한 '실질적 자본 확충'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자본성증권 발행한도를 거의 소진해 더 이상의 대규모 채권 발행이 어려울 것이란 진단에서다.

앞서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자본성증권 발행한도의 70% 이상을 소진했다. 보험업법 시행령 제58조에 따르면 증권 발행액은 직전 분기말 자기자본을 초과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여기에 한화손보에 대한 시장 평가도 부정적이다. 최근 한화손보는 지난달 31일 1500억원의 기명식 무보증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해당 금액의 80%(1150억원)는 한화생명이 인수했다. 이는 한화손보가 채권을 발행해도 수요가 거의 없음을 의미한다. 한화생명은 당시 이를 '투자'라고 밝혔지만, 한화생명도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화손보 채권에 투자를 단행했다는 것을 보면 사실상 계열사 자금 수혈이 시작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캐롯손해보험 역시 녹록하지 않다. 가입자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흑자 전환까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한화손해보험 디지털보험 자회사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4분기 169억원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도 12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영업수익 증가폭보다 비용이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캐롯손보 영업비용은 3006억원으로 그 전년(778억원) 대비 28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2356억원인 데 비해 나가는 돈이 더 많은 것이다. 부채도 360억원에서 1159억원까지 늘어났다. 보험 계약 건수가 증가하면서 책임준비금도 159억원에서 643억원으로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은 보험금을 받아 제대로 운용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면 되는 것이라 제대로 사업을 영위한다면 자산 확충을 위한 채권 발행은 안해도 되는 일"이라며 "최근 한화생명과 한화손보가 각각 생보, 손보업계 채권 발행 규모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아 건전성 확보 필요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모회사가 자회사 자금 지원을 위해 유상증자 등을 고려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한화 보험계열사 디지털화와 경영 성과는 곧 김동원 한화그룹 3세의 승계 문제로도 이어져 있기 때문에 '한화생명-한화손보-캐롯'으로 이어지는 자금 수혈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화생명은 계열사 자금 수혈 차원의 행보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우리금융 지분 전량 매각 등 자산 현금화에 대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는 차원의 조치일 뿐"이라며 "계열사 유상증자 계획 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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