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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걸즈’ 유지 “ 디나 役, 걸그룹 멤버로써 공감···표현은 숙제”

[인터뷰]‘드림걸즈’ 유지 “ 디나 役, 걸그룹 멤버로써 공감···표현은 숙제”

등록 2015.03.31 00:05

이이슬

  기자

베스티 유지 / 사진 = 오디뮤지컬컴퍼니베스티 유지 / 사진 = 오디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드림걸즈’(Dream Girls)를 통해 ‘드림(꿈)’을 이룬 이가 있다.

바로 그룹 베스티(BESTie) 멤버 유지(본명 정유지)가 그 주인공.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다소 생소한 얼굴이지만 가요를 좀 듣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가수다.

특히 KBS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파워풀한 보컬과 퍼포먼스로 일찌감치 음악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대중들에 자신의 끼를 알렸다. 또 지난해 뮤지컬 ‘풀하우스’ 무대에 조연으로 오르며 무대 경험을 쌓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지는 뮤지컬배우로서의 초석을 착실히 닦아왔다.

유지에게 기회는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국내 초연 이후 6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드림걸즈’의 화려한 캐스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뮤지컬 ‘드림걸즈’는 1960년대 전설의 흑인 알앤비 여성 그룹 다이애나 로스와 슈프림스를 모티브로, 프리메츠를 연상시키는 드리메츠라는 그룹의 시카고 출신 흑인 소녀들이 가수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무대에 옮긴 작품이다.

초연 당시 뮤지컬배우 정선아가 영화 ‘드림걸즈’에서 미국 팝스타 비욘세가 연기했던 디나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6년 만에 ‘드림걸즈’가 돌아온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디나 역을 누가 맡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캐스팅 발표 명단에 유지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혹자는 걸그룹 멤버가 디나 역을 꿰찬 데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그도 그럴 것이 퍼포먼스, 가창력, 쇼맨쉽 등 다양한 자질이 요구되는 배역인 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걸그룹 멤버가 소화가 가능한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만도 하다.

최근 유지는 뉴스웨이와 만난 자리에서 그러한 일각의 시선을 인지하고 있음을 털어놓았다. 그러한 시선을 이해한다는 유지는 연습과 노력을 통해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유지가 뮤지컬 '드림걸즈'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 사진=김동민 기자유지가 뮤지컬 '드림걸즈'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 사진=김동민 기자


이날 유지는 ‘드림걸즈’ 오디션 당시를 회상하며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길을 걷다 전화로 ‘드림걸즈’ 디나 역에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길 한복판에서 통화하면서 엉엉 울었죠.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덜컥 합격하고 나니 걱정되더라고요. 뮤지컬 ‘풀하우스’에서 조연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비중있는 역할을 맡게되니 어떡하나 싶더라고요. 연습에 합류하기 전에 OST를 들으며 뮤지컬넘버를 열심히 외웠어요. 첫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부담감 때문에 연습하던 도중에도 많이 울었어요”

유지는 당시의 설렘과 걱정이 떠오르는 듯 미소와 한숨을 반복했다. 무대에 오른지 어느덧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 당시 감동이 생생하다고 했다. 다사다난한 걸그룹 생활이라지만 베스티는 돈독한 우애를 자랑한다. 첫 공연에도 긴장한 유지를 응원하기 위해 한명도 빠짐없이 객석에 자리해 힘을 보탰다.

“베스티 멤버들이 첫 공연 때 보러 와줬어요. 그런데 제가 등장하는 처음 등장하는 장면을 보고 울었어요. 감격스럽고 벅찼대요. 재밌게 잘 봤다며 말하는데 고마웠어요. ‘드림걸즈’가 꿈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그렸잖아요. 노래하는 여자라면 꼭 한번 보면 좋은 내용이기에 연습하는 내내 멤버들도 이 작품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재밌게 봐줘서 고마웠어요”

멤버들의 이야기를 하며 유지는 눈을 반짝였다. 지난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베스티 멤버들은 모두 연기와 뮤지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유지의 열정이 남달랐지만 당시 베스티는 입을 모아 누군가 잘되면 응원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유지는 롤모델로 비욘세를 꼽기도 했는데 영화 ‘드림결즈’에서 비욘세가 맡았던 역할로 무대에 오르고 있어 소귀의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드림걸즈’ 역시 비욘세가 출연한 영화를 통해 처음 접했다는 유지는 “비욘세가 출연한 영화를 보며 ‘저 역할 꼭 해보고 싶다’고 바랐는데, 이렇게 진짜로 하게 될 줄 몰랐다”면서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열정을 쏟게 된다”고 각오를 전했다.

베스티 유지 / 사진 = 오디뮤지컬컴퍼니베스티 유지 / 사진 = 오디뮤지컬컴퍼니


6년 전, 초연 당시 미숙한 점을 보완해 돌아온 ‘드림걸즈’는 차지연, 윤공주, 최민철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소위 ‘핏덩이’ 유지는 쟁쟁한 선배들과 무대 위에서 호흡을 맞추느라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렇게 무대에 오른지 한달이 지났다.

“연습 시간이 짧았어요. 한달 반정도 연습을 했는데 처음에 아무것도 몰라서 막막했어요. 자신도 없었지만 우물쭈물하면 더 이상하게 보일까봐 그냥 해버렸죠. 그 모습을 더 좋게 봐주셨어요. 그냥 했는데 이상하게 재밌었어요. 그렇지만 노래도 춤도 연기도 알면 알수록 어려워요. 하지만 팀에 민폐가 되지 않을까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걸그룹 스타로 활동 중인 유지는 그룹 드림즈 멤버 디나 역에 대한 공감이 남다르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하며 가수를 꿈꾸던 유지는 디나와 무척 닮아있었다.

“극중 디나의 대사가 이해됐어요. 디나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을 하는지 그 진정성이 와닿았어요. 감정에 대한 공감이 됐지만 느껴지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죠. 디나의 심정과 디나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았죠. 연습생 시절 음악에 대한 열망은 공감하기에 충분했어요”

초연에 참여한 배우 정선아와 홍지민은 ‘드림걸즈’를 관람했다. 관람 직후 정선아는 후배 유지를 격려하기도 했다. 정선아는 공연 후 SNS를 통해 유지에게 ‘공연 잘 봤다’는 쪽지를 보내 기를 살렸다.

“공연 연습을 하면서 함께하는 선배 배우들이 정선아 선배와 목소리 톤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정말 좋았죠. 그래서 선배를 꼭 뵙고 싶었는데, 제 공연을 보고 잘봤다고 격려해주셔서 힘이 됐어요. 꼭 정선아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

사진 = 오디뮤지컬컴퍼니사진 = 오디뮤지컬컴퍼니


유지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걸그룹 꼬리표는 어느정도 따라다니겠지만 확실한 것은 ‘드림걸즈’를 통해 ‘유지’라는 이름 두자를 대중에 각인시켰다는 것. 유지는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보다 극장에서 더 눈부시게 웃고 있었다.

“사람들이 저를 좋게 봤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앞서요. 어머니도 ‘너 뮤지컬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드림걸즈’를 하게 되어 그 누구보다 기뻐하셨고요. 이렇게 저와 주위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어서 행복해요. 거창한 꿈을 꾸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지금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어요. 뮤지컬 무대에 오르게 되며 다가오는 행복이 정말 커요. 앞으로 ‘렌트’ ‘시카고’ ‘맘마미아’ 등 다수의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처음에는 노래를 부르는 게 좋아서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제 관객들이 제 연기를 보고 감동받는 모습이 좋아서 기대하게 되더라고요.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연기로 보답하고 싶어요”

한편 뮤지컬 ‘드림걸즈’는 오는 5월25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되며, 에피 차지연·박혜나·최현선, 디나 윤공주·박은미·유지 등이 무대에 오른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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