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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조선의 부채 마을, 나주서 찾았다

잊혀진 조선의 부채 마을, 나주서 찾았다

등록 2018.06.05 16:22

강기운

  기자

나주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 탐문 통해서 석정마을 확인광복 전까지 존재···나주 전통 부채 복원 위한 장소적 가치 높아

과거 부채를 만들 때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나무가 자라고 있는 석정마을과거 부채를 만들 때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나무가 자라고 있는 석정마을

단오를 앞두고 조선 시대 때 전국 최고 부채 명산지였던 나주에서 과거 부채를 만들었던 마을이 밝혀져 화제에 오르고 있다.

나주는 조선시대 때 부채 명산지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전주와 남평(南平, 현재 나주 남평읍)에서 만든 부채가 가장 질이 좋다고 되어 있으며,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도 남평의 부채를 제일로 친다는 내용이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경성일보(京城日報) 1923년 10월 6일자 기사에는 부채(扇子 및 団扇)는 주로 전라남도 담양, 나주, 전라북도 전주 남원의 각 군에서 생산된다고 기록돼 있다.
최근에는 정교한 문양의 목살과 왕을 상징하는 용이 조각된 상아 잣대로 제작한 조선시대 때 나주산의 희귀한 화접선(畵摺扇, 그림이 그려진 것으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부채)이 프랑스 파리부채박물관에서 발견되어 화제가 되었다.

나주는 이처럼 과거 부채 명산지로 유명했다는 기록과 유물이 있지만 어느 곳에서 만들어졌는지가 명확하지 않았는데, 나주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에 의해 부채를 만들었던 마을 한 곳이 밝혀졌다.

나주부채(나주 남파고택 소장)나주부채(나주 남파고택 소장)

허북구 국장에 의하면 “나주 곳곳의 노인당을 방문해서 조사한 결과 일제 강점기 때까지 몇 군데에서 부채를 만들었다는 증언을 확보했지만 마을 주민 전체가 부채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은 석현동 석정마을(과거에는 돌고개라 불렀음)이 유일했다”고 밝혔다.

허 국장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 99호 나주소반장 김춘식 선생 또한 선대(조선시대)부터 광복 직후까지 부채를 만들었던 석정마을 출신의 집안 형님인 김낙균(金洛均, 1919년생)씨로 부터 부채 제작 기능을 전수 받았다”고 했다.

친정인 석정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이어선(1934년생)씨는 “아주 어렸을 때 마을의 많은 어른들이 양철 같은 것에 구멍을 뚫어 대나무살을 가늘게 뽑아서 팔거나 여러 종류의 부채(방구부채, 오엽선, 태극부채)를 만들어서 판매했다”고 했다.

현재, 나주 전통 부채를 만들었던 곳에 대해서는 나주 석정마을 주민들조차도 이 마을이 과거 부채 산지였던 사실을 모를 정도로 잊혀지고 있다. 나주 전통 부채의 위상 제고와 교육적 차원에서라도 마을에 대한 상세한 조사와 활용 방법이 모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강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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