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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싸움에 ‘사보텐’ 영업 중단 위기?···아워홈에 무슨일이

집안 싸움에 ‘사보텐’ 영업 중단 위기?···아워홈에 무슨일이

등록 2019.09.26 16:46

이지영

  기자

후계구도 바뀌고 심화된 남매갈등 결국 소송전으로장남 구본성, 동생회사 사보텐에 재료공급 중단 조치

아워홈 창업주인 구자학(89)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62) 아워홈 대표와 삼녀인 구지은(52) 캘리스코 대표아워홈 창업주인 구자학(89)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62) 아워홈 대표와 삼녀인 구지은(52) 캘리스코 대표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과 멕시칸 패스트푸드 ’타코벨’이 영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이들 업체에게 식자재를 공급하는 아워홈이 돌연 거래 중지를 통보하면서 더 이상 물량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사실 아워홈과 이 업체들을 운영하는 ‘캘리스코’는 가족회사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남과 막내딸이 각각 아워홈과 캘리스코 경영을 맡고 있다. 아워홈 오너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번 ‘식재재 공급 중단’ 사태는 아워홈 오너가 3세간 갈등에서 시작됐다.

아워홈 창업주인 구자학(89)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62) 아워홈 대표와 삼녀인 구지은(52) 캘리스코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펼쳐왔다. 구 회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슬하 1남3녀가 있다. 장녀(구명진씨)와 차녀(구미현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들 남매의 갈등이 시작되고, 아워홈은 후계구도가 갑자기 뒤바뀌었다. 재계에서 점치던 후계자는 구 회장의 1남3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해온 구지은 전 부사장(현 캘리스코 대표)이었다.

구 전 부사장은 지난 2004년부터 아워홈 경영에 참여해 구매식재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치며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 가풍을 깬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많았다.

하지만 기존 임원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구 전 부사장은 2016넌 관계사인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밀려났다. 구 전 부사장의 자리는 오빠가 채웠다.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 임원 등으로 회사 밖에서 일하다가 이때부터 아워홈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구 전 부사장이 후계구도에서 밀려나면서부터 아워홈 3세 남매 갈등은 깊어졌다. 구 전 부사장은 캘리스코 대표로 자리를 옮기고 이듬해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아워홈의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했다. 임시주총의 안건이 바로 이사 선임의 건이였다.

당시 19.60%, 19.28%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장녀 구명진씨와 차녀 구미현 씨가 구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하지만 장녀 구미현 씨가 오빠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사 선임 건은 부결로 끝났다.

이번엔 오빠가 공격에 나섰다. 아워홈을 운영하고 있는 구 부회장이 지난 8월 동생이 운영하는 캘리스코에 ‘거래종료’ 공문을 보내며 식재료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캘리스코는 아워홈 관계사로 사보텐 이외에 패스트푸드 브랜드 타코벨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아워홈의 외식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했다. 아워홈은 캘리스코의 외식 사업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공급하고 구매 및 물류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아워홈이 캘리스코로부터 매년 올리는 매출은 약 260억원 가량이다.

구지은 대표는 오빠 아들의 사내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 증액 등에 이의를 제기하자 오빠가 아워홈의 경영을 독점하고 내가 지배 주주인 회사를 시장에서 퇴출 시키겠다는 악의를 갖고 거래 종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처분 신청서에 “아워홈에 이득이 되는 거래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위법행위를 통해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자재 공급을 계속해달라는 캘리스코의 요청에도 아워홈은 지난 8월 캘리스코에 10월 12일부로 상품 공급을 끊고, IT 지원 서비스, 물량 도급 등은 연말에 종료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캘리스코는 입찰 공고를 내 아워홈 대체 업체를 찾긴 했지만 전산망 등을 짧은 시간에 대체할 수 없어 10월 12일 아워홈이 상품 공급을 끊으면 70여개 점포 영업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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