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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美·中 관세 전쟁 격화···철강업계 "쿼터제로 영향 미미"

산업 중공업·방산 NW리포트

美·中 관세 전쟁 격화···철강업계 "쿼터제로 영향 미미"

등록 2024.05.03 08:40

전소연

,  

황예인

  기자

미 수출 263만톤 무관세 적용무역 장벽 보다는 업황이 문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5%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고, 중국 역시 맞불 작전으로 관세법을 제정했다.

국내 산업계는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아 양국의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다만 국내 철강사들은 미국 철강 수출량이 쿼터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현재 관세 인상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관세 인상·맞불작전'···2018년 무역전쟁 재점화되나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최근 관세 인상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가량 인상할 것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최근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 값싼 철강 제품을 공급하면서 미국 현지 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운 법안은 무역법 301조로, '슈퍼 301조'라고도 불린다.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으로 미국 업체들이 손해를 봤을 때, 보복을 허용하는 법률로 해석된다.

중국도 이에 질세라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관세법을 통과시켰다. 특히 제17조에는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관세 조항도 눈길을 끈다. 조항의 골자는 중국과 특혜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가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상대 국가 상품에 동등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이다.

고율 관세를 바탕으로 한 양국의 무역 전쟁은 지난 2018년에도 한차례 일어났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과 중국산 수입품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논란을 일었다. 이에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며 양국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다만 이들은 같은 해 말 휴전과 추가 협상을 통해 고율 관세 완화 등의 합의를 이뤘다.

당시에도 업계는 미중 무역전쟁의 간접적인 여파로 철강, 화학 등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철강업계 "쿼터제로 영향 제한적" 한목소리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이에 따라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린다. 다만 철강사들은 쿼터제(공급 물량 제한) 적용에 따라 현재 관세 인상 수준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쿼터제'에 따라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톤(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철강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내세운 보호안(철강 232조)으로, 수입산 철강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물량을 제한하는 조치다. 우리나라는 당시 고율 관세 대신 '쿼터 축소'를 선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이 철강업계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현재 미국 철강 수출량은 쿼터제로 운영 중이기 때문에 중국 제품 관세를 높여 수출이 감소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수출 증가로 이어질 것 같진 않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도 "미국의 중국 제품 관세는 애초부터 높았고, 현재 관세 인상으로는 국내 기업에 직접적 영향을 주기엔 어려워 보인다"며 "특히 판재류 부문에서 관세가 높고, 그 외 세부적 품목에 대한 관세 조치가 이루어지면 그때는 영향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들은 매년 쿼터(할당)를 전부 소진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가는 물량이 막힌다고 해서 우리나라 수출량이 느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양도 많지 않기 때문에 관세를 인상한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변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같은 무역 갈등은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반덤핑 제소 검토 이야기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이에 철강업계는 당분간 현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자국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익성이 높은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질이 좋고 차별화된 제품을 많이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릿고개 넘나드는 철강업계···관세 타격 있을까


쿼터제 적용으로 관세 영향은 미미할 만큼, 이들의 하반기 실적도 크게 요동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법인의 유무와 미국향 수출물량의 규모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업계는 전 세계 경기침체와 철강 수요 감소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83%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건설업계 시장 둔화, 고금리 장기화, 중국 내수 경기 악화 등 녹록치 않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주된 요인이다.

업체별로 포스코홀딩스는 매출 18조520억원, 영업이익 58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영업이익은 17.3% 하락했다. 현대제철은 매출 5조9478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83.3% 하락했다.

동국제강그룹의 인적분할로 작년 6월 신설 법인으로 설립된 동국제강은 매출 9273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의 실적을 썼다. 이는 각각 전 분기 대비 17.4%, 33.1% 하락한 수준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 하반기 각 사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업황 부진에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원가 절감과 신사업 투자 등으로 시장 수요에 맞춰 실적 개선도 함께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부 법령이 어떻게 바뀌는가에 따라 철강사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달라지기 때문에 현재는 예의주시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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