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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외국인 수혈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외국인 수혈만이 능사는 아니다

등록 2024.05.07 13:43

전소연

  기자

reporter
최근 대형 수주를 따내며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의 골칫거리는 인력난이다. 숙련공들의 빈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우고 있지만 빈 자리가 쉽게 메워지지 않고 있다. 해외 인재들을 채용해봐도 노동력 수급은 원활하지 않다. 비(非)숙련도가 높은 외국인의 투입만으로는 중장기적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건 업계도 잘 알고 있다.

조선업계 인력난은 '오늘' 얘기가 아니다. 조선업계는 통상 10~15년간 불황과 호황의 사이클을 타는데, 인력난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된 지난 2015년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국내 조선업계는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초호황기에 진입해 글로벌 조선시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선박 건조량과 수출 부문에서 각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2015년 들어서 불황이 시작됐고, 조선업계는 이에 따른 조치로 각각 희망퇴직을 받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실제 조선업계 고용 인원은 2014년 20만3400명에서 불황기가 시작된 이듬해에는 18만8000명, 2017년에는 11만4000명으로 무려 10만명 가까이 줄었다.

이처럼 근로자들이 현장을 대거 떠나면서 업계에도 만성적인 인력난이 찾아왔다. 당시 대부분의 조선사들은 인력 부족에 따른 공정·납기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조선 산업의 열악한 환경도 동시에 부각됐다. 특히 이 같은 문제는 지난 2020년 조선업계가 호황기에 재진입한 이후 더욱 대두되는 분위기다. '일감은 많은데 일손이 없다'는 하소연이 조선소에 가득하다.

정부와 조선업계는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 모시기'에 나섰다. 외국인력 허용 비율도 완화하고, 비자 배정도 3000명 가량 늘렸다. 국내에서 사람을 구하지 못해 해외로 눈을 돌린건데, 그야말로 '궁여지책'이다.

기본적으로 조선업은 타 제조업 대비 노동환경과 처우가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임금은 타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낮고, 노동환경 역시 밀폐된 공간이 많아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20·30청년들은 조선업 취업을 기피하고, 종사자의 연령층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조선업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숙련도가 높지 않은 외국인력을 임시방편 삼아 무조건적으로 채용만 한다면 업계 또 다른 숙제인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도 높다. 인력난의 고질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청년층이 조선업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고찰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도 빠른 속도로 수주 랠리를 펼치고 있다. 향후 몇 년간 호황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차근차근 그러면서도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노동환경과 처우가 개선돼 청년층이 먼저 찾는, 청년층의 활기가 도는 현장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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