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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의 항공 쑥덕]‘대한항공 출신’ 마원, 아시아나 못 가는 속사정

항공업계가 어느 때보다 시끄럽다. 업황부진과 구조조정, 인수합병(M&A), 경영권 다툼 등 온갖 이슈가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이를 둘러싼 풍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잡담’(雜談)으로 보기엔 무겁고 ‘정설’(定說)로 여기기엔 가벼운, 물밑에서 벌어지는 ‘쑥덕공론’을 시작해 본다.

마원 국동대 항공운송서비스학과 교수. 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해 항공시장을 뒤흔든 사건들을 되짚어 볼 때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를 빼놓을 수 없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력 자회사 아시아나항공을 31년 만에 떠나보내기로 결정했다.

새 주인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HDC현산은 지난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고, 오는 4월30일에 4억532만1007주를 취득하며 1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HDC현산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막바지 작업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서는 ‘금호’ 색깔을 완전히 지우려면 아시아나항공 주요 경영진을 물갈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창수 사장을 비롯해 김광석 화물본부장 부사장, 이용욱 법무실장 전무, 정성권 중국지역본부장 전무 등 임원 39명 가운데 대다수가 ‘정통 아시아나맨’이다. 일부는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을 오고간 ‘금호맨’이기도 하다.

HDC현산은 당장 3월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외 이사진을 전면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덩달아 아시아나항공 새 대표에 누가 임명될지 관심이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의 이름이 거론됐다. 바로 마원 극동대학교 항공운항서비스학과 교수다. 대한항공 임원 출신인 마 교수가 아시아나항공 새 대표로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았고 곧이어 내정설로 확산됐다.

정작 대한항공 내부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마 교수가 아시아나항공 대표직을 맡으면 잃을 게 많기 때문에, 제안이 오더라도 수용하지 못할 것이란 설명이다.

마 교수는 경영전략·여객마케팅 전문가다. 1987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샌프란시스코지점, 여객마케팅부, 여객전략개발부, 샌프란시스코판매소장, 여객전략개발부 스카이패스 팀장, 대한항공 뉴욕여객지점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에는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대표로 선임됐고, 대한항공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3년간 흑자경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에는 퇴직 고위 임원들의 모임인 전직임원회(KALOB)가 있다. 대한항공에서 몸 담은 기간이 31년인 마 교수 역시 이 모임 소속이다.

KALOB는 막강한 네트워크를 거느린 조직이다. 비록 은퇴한 사람들이 모였지만 관리당국인 국토교통부 뿐 아니라 학계와 업계 곳곳에 영향력이 닿는다.

단순 친목 모임 이상의 의미도 가진다. KALOB는 지난해 3월 KCGI가 한진칼 경영권을 위협할 당시에는 대국민 성명서를 내고 외부 위협 세력을 공식적으로 비판하며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 모임은 매우 보수적이고, 오너가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 교수가 경쟁사로 이동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만약 마 교수가 아시아나항공 새 대표 제안을 수락할 경우, 그가 쌓아온 항공 관련 인맥과 정보망 등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업계 1위’라는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순간, 대한항공 출신들로부터 배척당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국내 항공 역사상 대한항공 출신 임원이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직한 사례는 전무하다.

일종의 ‘불문율’이다. 강달호 전 이스타항공 대표나 정홍근 현 티웨이항공 대표 등 임원 출신에게 허용된 범위는 LCC였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로의 이직은 아예 금기시 된다. 취업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지만, 아시아나항공을 기피하는 문화가 고착화된 여파다.

대한항공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마 교수의 업무 능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대한항공 출신이라는 덕을 본 것도 맞다”며 “아시아나항공행(行)을 결정하는 순간, 대한항공 네트워크에서는 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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