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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19]재계 조직·사업 스마트하게…“일하는 방식 대전환”

비대면·재택·유연근무 확대 속 ‘효율화’ 총력
‘일하는 방식’ 변화 안간힘…“만반의 준비 중”
총수부터 일선 직원까지 합심…변화 물꼬 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기업들이 커다란 도전을 맞고 있다. 주요 수출 업종은 2분기부터 실적 충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에 따른 기업별 경영전략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코로나19 이후 유통 시장의 온라인 강세, 언택트(비대면) 산업 활성화 등 산업계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각 산업별 변화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위기감에 재계는 총력전으로 맞불을 놓으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를 위해 비대면 업무 비중을 늘리고 자연스럽게 이를 통한 디지털 업무 추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가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는 인식까지 더해져 향후 코로나19 진정 국면에서도 이런 문화가 정착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코로나19 발생 100일 이후 재계 움직임을 종합하면 주요 대기업은 총수부터 일선 직원까지 대대적인 업무 방식 전환에 뜻을 같이하고 변화의 길을 모색 중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TV 등 주요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에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다. 불필요한 보고를 실용적인 자세로 접근해 최소화하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업무 추진에 더욱 불을 지피겠다는 각오다.

특히 삼성전자는 육아 부담이 큰 직원을 대상으로 5월 말까지 두 달간 ‘주 4일 출근’을 허용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휴원이 잦은 상황에서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을 위한 조치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여러 차례 계열사 현장을 찾아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지시로 영상회의시스템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하루 5시간 근무와 오후 1시까지 출근 등 유연근무제를 적극 시행 중이다. 불필요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효율적인 업무를 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식 전환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에서 기존의 다소 보수적인 기업 문화가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터라 현대차그룹은 특히 눈길을 받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마스크를 자체 생산하겠다고 발표하며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회사 추진력을 대대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다양한 컨틴전시(비상대응) 계획을 수립해 당면한 위기 극복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조기에 경영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그룹의 기초 체력이 더욱 강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SK그룹은 꾸준히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안전판’ 확보에 주력한다. 최 회장이 “SK가 사회를 지켜주는 의미 있는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중시한 것에서 나아가 계열사 SK텔레콤의 ‘T그룹 통화’를 활용하는 등 화상회의와 비대면 업무 소통을 더욱 강조하는 분위기다.

특히 SK그룹은 스마트워크를 6월 1일까지 시행한다. 스마트워크는 일괄적으로 출퇴근하던 것과 달리 각자의 상황에 맞게 근무 시간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회의는 화상회의시스템으로 대체하고, 보고는 최대한 비대면으로 한다. 이 가운데에서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를 ‘협력 시간’으로 정해 협업이 필요한 일은 이 시간을 활용한다.

주력 계열사 SK텔레콤의 경우 재택근무에서 더 나아가 전 직원의 출근 시간을 20분 이내로 줄이기 위한 ‘거점 오피스’ 운영을 시작했다. 서대문, 종로, 판교, 분당 등 4곳에 거점 오피스를 운영 중이며 연내 거점오피스를 10여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위기 이후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우리가 오래 전부터 한 일에 대한 생각 자체와 사업을 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준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당부했다.

LG그룹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의 주역은 구성원’이라는 믿음으로 직원과 가족 안전에 힘을 쏟고 있다. 비대면 소통과 유연근무제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계열사별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공급 차질 등에 대비 중이다.

LG전자는 코로나19로 관심이 더욱 높아진 스타일러, 의류건조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무선청소기 등 국내 가전 시장을 이끄는 위생 가전의 해외 시장 확대와 산업용 로봇 시장 개척을 모색 중이다.

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는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통신서비스 증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LG CNS는 최근 마곡 본사에서 자체 검증한 ‘인공지능(AI) 얼굴인식 출입통제 시스템’을 대외로 확장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GS그룹은 허태수 회장 취임 이후 부서별로 문서 출력과 대면보고를 가급적 줄이고 ‘종이 없는 회의 문화’ 정착에 더욱 집중해 비대면 업무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LS그룹은 그룹 주요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향후 5년간 디지털운영체계 준비로 재택근무 등 달라진 업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부터 일선 직원까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그 이후에도 달라진 업무 환경에 합심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있듯 코로나19 국면에서 이후의 두 수 앞까지 내다보는 경영 환경이 필수가 됐다”고 진단했다.

임정혁 기자 dori@
이지숙 기자 jisuk618@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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