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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發 한화손보 매각설 확산…악사손보 매각 흥행 ‘불똥’

한화손보, 캐롯손보 지분 한화운용에 매각
한화손보 매각 위한 사전 작업 관측 제기
예비입찰 앞둔 악사손보 매각 작업에 영향
신한금융·카카오페이 등 인수 후보로 거론

한화·악사(AXA)손해보험 재무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인터넷 전업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 지분 매각으로 촉발된 업계 6위 한화손해보험의 매각설이 확산되고 있다. 오는 2023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주주 한화생명의 자본 확충 부담까지 맞물려 보험사업 재편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한화손보가 실제 매물로 나올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수익성도 낮은 악사(AXA)손해보험 매각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손보는 지난 14일 자회사 캐롯손보 지분 1032만주(51.6%) 전량을 계열사 한화자산운용에 처분했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5월 최대주주 한화손보가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과 함께 설립한 국내 1호 인터넷 전업 손보사다. 올해 영업을 개시해 국내 최초로 자동차를 탄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Per mile) 자동차보험’ 등을 판매 중이다.

한화손보는 이번 캐롯손보 지분 매각이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실제 한화손보는 지난해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과 건전성 동반 악화에 시달렸다.

한화손보의 지난해 영업손익은 863억원 손실로 전년 1109억원 이익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현행 자본적정성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181%까지 하락했다.

특히 오는 2023년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IFRS17과 이에 따른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 부담이 커졌다.

한화손보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따라 올해 4월부터 임원들이 급여의 10%를 반납하고 있다. 5월에는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해 150여명의 직원이 퇴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한화손보의 캐롯손보 지분 매각이 한화손보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그룹이 한화손보 매각을 추진하기에 앞서 다른 기업들과의 합작사인 캐롯손보 지분을 미리 한화자산운용에 넘겼다는 주장이다.

한화손보와 한화자산운용은 모두 한화생명의 자회사여서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지배구조에 큰 차이가 없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화생명은 자회사 지원은커녕 자체적인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한화손보 매각을 통한 보험사업 재편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영업손익은 1395억원 손실로 전년 2953억원 이익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한화생명의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한 것은 한화그룹 계열사 편입 전인 2000년 32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여년만이다.

한화생명은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과거 고금리 상품 판매로 인한 금리 역마진 현상이 심화되면서 자본 확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한화생명은 한화손보 매각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화손보가 실제 매물로 나올 경우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악사손보의 매각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악사손보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삼정 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프랑스 악사그룹은 오는 18일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는 지난 2000년 코리아다이렉트로 출범한 이후 국내 최초로 전화를 이용해 계약을 체결하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출시한 온라인 전업 손보사다.

사실상 적자 상품인 자동차보험 판매 비중이 80%를 웃도는 악사손보는 규모와 수익성 면에서 한화손보에 크게 밀려 인수 매력도가 떨어진다.

지난해 12월 말 한화손보와 악사손보의 총자산은 각각 18조2098억원, 1조66억원으로 18배나 차이가 난다.

특히 한화손보는 장기보험 위주의 종목 포트폴리오를 갖춘 반면,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에 종목 비중이 편중돼 있어 수익성이 낮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전체 원수보험료 5조9648억원 중 4조4867억원(75.2%)이 장기보험 원수보험료였다. 이와 달리 악사손보는 전체 원수보험료 7553억원 중 6371억원(84.4%)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였다.

악사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손익은 369억원 손실로 전년 164억원 이익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악사손보가 당기순손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5년 302억원의 손실을 낸 이후 4년만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악사손보 인수 후보들이 한화손보 인수 쪽으로 눈을 돌릴 경우 악사손보는 매각 흥행에 실패하게 된다.

지난해 말 당시 미국계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이 갑작스럽게 매물로 나오면서 후순위로 밀려났던 KDB생명과 비슷한 처지가 되는 셈이다.

다만, 한화손보와 악사손보는 매각 가격에도 큰 차이가 있어 인수 후보들이 인수 가격과 장기적인 사업성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보험업계 안팎에서 추산한 예상 매각 가격은 한화손보가 7000억~8000억원, 악사손보가 1600억~2400억원 수준이다.

한화손보와 악사손보 인수 후보로는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는 신한금융지주와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 중인 카카오페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이 거론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에 매각된 롯데손해보험 인수 여부를 검토하는 등 손보사 인수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내년 7월 신한생명과 통합할 예정인 신한금융은 손보사 인수 시 비(非)은행 사업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업계 1위사 삼성화재와의 디지털 손보사 합작 설립이 자동차보험 판매에 대한 이견 등으로 무산된 이후 독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롯데손보를 인수한 JKL파트너스, MG손해보험을 인수한 JC파트너스와 같은 PEF 운용사들이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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