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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20-11-16 16:34

KB금융서 고배 마셨던 김병호, 은행연합회장으로 권토중래?

관피아 논란에 民 출신 회장 선임에 무게
하마평 오른 후보군 중 가장 프로필 화려
金, 동년배 현역 은행장들과도 관계 돈독
금융당국 안팎 인사들과도 인연 두터운 편
은행권 “환영할 만한 인물…변수 지켜봐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차기 은행연합회 회장 인선이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최근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레이스에서 고배를 마셨던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민간 출신 인사 중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오는 17일 2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회 이사회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산업, 기업, 제일, 씨티, 경남은행 등 11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이사회에 참여한 은행장들은 지난 11일 서울 모처에서 조찬 모임을 갖고 차기 은행연합회 회장 인선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회동에 앞서 유력한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김태영 회장에게 고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최 전 위원장을 비롯해 김용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은행연합회 회장에 뜻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관료 출신 인사들로 쏠렸던 차기 회장의 무게 중심이 다시 민간 출신 인사로 돌아오는 듯한 흐름이다.

물론 하마평에는 관료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임종룡 전 위원장을 빼고는 모두 민간 금융회사 CEO 경력이 없는데다 이른바 ‘관피아’의 금융권 복귀 논란이 정치권과 은행권 안팎에서 끊이지 않는 점 때문에 민간 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3년 전과 상황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에도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 관료 출신 금융인들이 줄줄이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은행장들의 선택을 받은 최종 후보는 예상외 인물이던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부문 대표(현재의 농협은행장)였다. 김태영 현 회장이 선임될 당시에도 관료 출신 인물들이 하마평에 올랐고 나중에서야 김 회장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른 바 있다. 현재 상황이 3년 전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관료 출신보다는 금융회사 CEO 경험을 갖춘 선배 금융인이 회장직에 오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힘을 얻고 있다.

업계 안팎의 여러 현안이나 고충을 빠르고 확실하게 처리하려면 전직 관료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여론의 만류에도 무리하게 관료 출신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내세우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에 힘 있는 거물급 금융인이 필요하다는 것이 은행권의 중론이다.

현재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민간 출신 후보군으로는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 김한 전 JB금융 회장 등이다. 일각에서는 3년 전 하마평에 올랐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등도 언급하고 있지만 신 전 사장이 스스로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

또 박진회 전 은행장도 자발적으로 은퇴를 표명했던 만큼 은행연합회 회장이라는 중책을 스스로 맡을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다. 전북은행장을 지냈던 김한 전 회장도 이력은 화려하지만 역대 연합회 회장 중 지방은행장 출신 인사는 없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하마평 속 금융인 중에는 김 전 부회장의 프로필이 가장 화려하다. 1987년 한국투자금융(하나은행 전신)에 입사해 1991년 하나은행 전환 당시 원년 멤버이기도 했다.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통합하기 전 최후의 은행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하나금융 부회장으로 일했다.

김 전 부회장은 지난 9월 끝난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경쟁에서 유일한 외부 출신 후보로서 윤종규 회장, 허인 국민은행장,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 등과 의미 있는 경쟁을 했다. 비록 고배를 마시기는 했지만 금융인으로서의 역량이 여전함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비교적 최근까지 금융권에 몸을 담았고 초대형 금융지주 회장에 도전할 정도였기 때문에 업계 안팎의 여러 이슈를 잘 알고 있는데다 과거부터 금융당국 주요 인사들과도 인연이 두텁다는 점이 그를 차기 은행연합회장 유력 후보로 떠오르는 배경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각 은행들의 경영 트렌드도 ‘젊은 변화’를 꾀하려고 하는 만큼 은행연합회 회장도 현역 은행장들과 비슷한 연배의 금융인이 회장을 맡는다면 업계 내부의 소통도 활발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1961년생인 김 전 부회장이 이 조건에 부합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서울 출신의 민간 금융인인 김병호 전 부회장이 차기 회장에 오른다면 ‘부금회’ 논란이나 ‘관피아’ 논란에서 자유로운 상황에서 업계 수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다만 여러 변수가 많은 만큼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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