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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매입임대주택…“주거난 대안 되려면 장기 로드맵 必”

“월 1000만원가량 운영비…넉넉하진 않다”
사회적기업 적극적 참여 위한 재원 기준 필요
5년 뒤 매각 가능…공공임대 의미 퇴색될수도
“공기관이 책임 운영할 수 있는 제도 마련해야”

서울 성북구 안암동 소재의 LH 호텔리모델링 청년 1인가구용 임대주택 ‘안암생활’ 전경. 사진=이수정 기자 crystal@

1일 한국주택토지공사(이하 LH)가 1인 청년 가구를 위해 상가 및 호텔을 개조한 ‘안암생활’을 공개했다.

‘안암생활’은 기존 관광호텔을 공적 기관인 LH가 매입해 도심에 집을 구하기 힘든 청년층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주택이다. 시세의 45%로 임대료(보증금 100만원·27만~35만원)를 낮춘 데다, 교통 편의도 갖춰 첫 독립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안성맞춤이다.

물론 호텔을 개조한 곳이기 때문에 주방과 세탁실을 공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지만, 가격과 입지 면에서 분명한 강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설 역시 모든 호실을 리모델링해 비교적 깔끔하고, LH도 지속적인 관리와 보수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취지를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선 일정 정도의 사회적기업 수익성을 보장하는 게 꼭 필요하다. 또한 LH·SH와 같은 공적 기관이 매입임대주택을 영구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기업 적정 재원 보장해야…LH “아직 기준 없어 연구 용역 중”
‘안암생활’은 LH가 부지와 건물을 소유하고 있고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운영하는 곳은 ‘아이부키’라는 사회적기업이다.

운영 비용은 별도의 재정 지원 없이 임대료 안에서 충당한다. 시세의 45% 수준의 임대료에서 30%는 LH가 가져가고, 나머지 15% 정도가 사회적기업 몫이다.

호실 임대료(상가 1곳 제외)의 평균인 31만원을 122호에서 받는다고 가정하면 총 3782만원 수준의 재원이 나온다. 여기서 사회적기업에 할당되는 금액은 총액의 30%정도인 1135만원이다.

이광서 아이부키 대표에 따르면 건물 총 관리 인원은 1명, 커뮤니티 시설 관리 인원은 2~3명 정도로 예상된다. 최소 인력 운용비를 제하면 상가 임대료까지 포함해 500만원이 조금 넘게 남는다. 여기서 커뮤니티 시설 및 가구 유지 보수 비용을 남겨 두면 사실상 사회적기업에 떨어지는 돈을 많지 않다.

실제 이 대표는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인 만큼 임대료를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데 LH와 합의했고, 그 결과 시세 45% 수준의 저렴한 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었다”면서도 “사실 시설 관리 비용을 포함하면 수익 부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 모델이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려면 적극적인 사회적기업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정 부분의 수익성이 따라와야 한다는 부분은 이미 LH와 한국사회주택협회 등도 고민하고 있는 대목이다.

최경호 한국사회주택협회 정책위원장은 “사업 모델 자체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양측 모두 임대료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금씩 양보했지만, 사실 운영비가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공간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역시 “현재로선 적정한 규모 대비 운영비용·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기준이 없다”며 “이 부분이 해결돼야 제도가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LH는 공공 임대를 운영하기 위한 적정 수준의 재원이 어느 정도 인지에 대한 용역을 발주했다. 해당 결과(2021년 상반기 예정)에 따라 필요한 재원을 책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전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나오는 방법에는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클러스터링’이 있다. ‘안암생활’과 같은 매입임대주택을 서로 멀지 않은 지역에 지어 한꺼번에 시설 보수 등을 진행할 수 있게 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 외 좀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으로 사회적기업에 대한 금리 및 세금을 인하해주는 방법, 단기적으로는 LH 등 공적 기관과의 임대 수입 비율 재편 및 사회적 협의를 바탕으로 한 기금 지원 등이 있다.

◆“공공임대 의미 퇴색되지 않게”…영구 책임 제도 마련해야
공적 기관이 매입해 공급에 그치지 않고 영구적으로 주택을 운영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만약 매입 임대주택이 민간에 팔리면 저렴한 공급을 위한 공적 목적의 용도변경 취지가 향후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 법령에 따르면 아직 LH가 임대주택을 민간에 매각한 사례는 없지만, 공익을 목적으로 필요하다면 파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LH가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기간은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5년(시행령 54조)에 불과하다. 또한 매입임대주택 업무처리지침 행정규칙 국토교통부 훈령 43조에는 공익사업 목적 내에서 해당 부동산을 처분하는 게 가능하게 돼 있다.

별도 처리 지침에 따르면 임차인이 최소 2년·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지만, 해당 건물이 민간에 팔리게 된다면 저렴한 임대료라는 강점을 잃을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임대 주택은 공적 기관이 영구·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는 아직 한국에서 시행된 적이 없다”며 “공공 임대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임대주택 운영을 책임지는 제도는 시행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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