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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發 세대교체 태풍···현대·기아차의 선택은?

삼성發 세대교체 태풍···현대·기아차의 선택은?

등록 2017.11.08 07:01

수정 2017.11.08 12:00

김민수

  기자

판매 부진·경영 악화에 마케팅·영업 교체 잇따라정작 각 분야 총괄책임인 ‘부회장단’은 자리 건재삼성은 60대 핵심들 일선 후퇴···조력자 역할 자임내·외서 경영쇄신 요구 큰 지금 세대교체 최적기

재계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주 국내 재계서열 1위 삼성전자가 시장의 전망을 뛰어넘는 인적쇄신을 단행하면서 연말 임원인사를 앞둔 나머지 기업들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특히 시장의 눈이 쏠리는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고령의 오너가 여전히 총수에 올라 있지만 경영 실무의 상당 부분이 장남에게 넘겨졌다는 점에서 삼성과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삼성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그룹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60대 임원들이 대부분 2선 후퇴했다. 이에 따라 역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가신(家臣)’으로 분류되는 부회장단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삼성 권오현 회장(당시 부회장)처럼 현대차에서도 용퇴를 선언하고 세대교체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닐지 관심이다.

그동안 삼성과 현대차는 총수를 중심으로 그룹을 승계할 후계자와 오너 일가의 ‘복심(復心)’으로 꼽히는 각 분야 책임자들로 구성된 부회장단을 구성했다. 승계구도를 명확히 하면서도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들을 통해 후계자를 보좌하는 사실상 집단경영체제를 꾸린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주 대규모 사장단 인사를 통해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로의 전환을 알렸다. 올해 초 미래전략실 해체로 최지성 부회장이 사임한 데 이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마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대신 이재용의 사람들로 꼽히는 윤부근·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CR담당 부회장,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임원 인사를 단행했던 것과 달리 부회장단 인사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전방위적 악재로 그룹이 비상경영체제에 접어든 가운데 수시로 실무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반복됐음에도 부회장단은 여전히 건재한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올해는 현대기아차 모두 내수와 해외시장 모두에서 고전을 겪으면서 마케팅과 영업조직의 인사가 많았는데 정작 신차개발과 전략을 짜면서 전체를 진두지휘하는 수장들은 책임을 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내부 비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현대차그룹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는 현재 9명의 부회장단 체제로 구성돼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비롯해 김용환 전략기획담당 부회장(기획조정실 및 비서실),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노무담당 부회장, 양웅철 연구개발 총괄담당 부회장, 권문식 연구개발본부 부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김해진 현대파워텍 부회장 등이다.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지난 2015년 이후 3년째 현재의 9명 기조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 소속 부회장은 정의선·김용환·이형근·윤여철·양웅철·권문식 등 6명이다.

이들 중 김용환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을 가장 잘 아는 핵심 인사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2008년부터 10년째 현대기아차 기획조정실장과 비서실 담당을 역임하고 있다. 사실상 정 회장의 최측근인 김 부회장은 지난 2014년 한전부지 인수 등 굵직한 현안과 주요 인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로 옮기면서 2010년까지 줄곳 기아차 해외영업 쪽을 전담했다. 기아차 내 유일한 부회장으로 최근 10년내 기아차 성장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지만 최근 해외판매 부진과 통상임금 패소 등 악재가 잇따르며 부침을 겪고 있다.

윤여철 노무담당 부회장은 현대차 노사 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지난 2008년 노무총괄 부회장에 올랐다가 울산공장 노조원 분신자살로 물러난 뒤 2013년 다시 복귀했다.

동갑내기인 양웅철 연구개발 총괄담당 부회장과 권문식 연구개발본부 부회장은 함께 현대차의 전체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다른 부회장들과 달리 정의선 부회장과 가까운 인물들로 알려져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9명에 달하는 부회장단의 교체 여부가 정의선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존 부회장단을 대체하는 인사는 정몽구 회장 대신 정의선 부회장과 손발이 맞는 인사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오너 일가인 정의선·정태영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모두 60대로 초창기부터 정몽구 회장을 보좌한 인물들이다. 1970년생인 정의선 부회장은 9명의 부회장단 가운데 가장 어리다.

때문에 향후 정의선 부회장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부회장단의 인적쇄신은 필수불가결하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나아가 정몽구 회장의 의중에 따라 ‘가신(家臣)’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전격 용퇴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현대차그룹은 부회장단 인사에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2014년과 마찬가지로 부회장 수를 줄이거나 평균 연령을 낮추는 ‘깜짝 인사’가 진행될 여지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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