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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강남권 공공재건축 참여···‘결사반대’ 플래카드도

[팩트체크]실체 없는 강남권 공공재건축 참여···‘결사반대’ 플래카드도

등록 2021.02.08 16:52

이수정

  기자

윤성원 차관 "강남 재건축서 문의 많다" 발언잠실주공5 등 유력 재건축 대부분 관심 없어국토부서도 문의하는 조합원 신분 알지 못해조합 "돈 더들어도 미래가치...공로민불" 불만

2.4 부동산정책‘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외벽에 지난 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4부동산정책의 공공재건축 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현수막이 결려있다.2.4 부동산정책‘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외벽에 지난 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4부동산정책의 공공재건축 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현수막이 결려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재건축 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이 난항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대단지들은 정책 참여에 회의적인 모습인 데다, 정책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 역시 아직은 이렇다 할 답변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8일 공공재건축 참여를 문의한 강남권 조합이 어딘지 묻는 질문에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주택 가격 상승 문제 때문에)개별 조합은 말할 순 없다. 문의하는 사람도 어느 조합원이라고 신분을 밝히진 않는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 관계자 역시 “조합 측에서 공공재건축을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기 보다는 관련 문의가 많은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문의는 조합 집행부 등에서 많이 하기 때문에 일반 조합원보다는 조합(사업주체)쪽에서 연락이 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앞서 윤성원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공공재건축에 대해 굉장히 많이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실상 국토부 역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참여 실체 파악은 어려운 셈이다.

은마나 잠실주공 5단지, 개포주공 등 대규모 단지들도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일부 단지에는 공공재건축을 결사 반대한다는 플래카드가 나붙기도 했다. 사실상 규모가 큰 단지들의 참여 없이는 정부가 계획한 공급 물량에도 차질에 생길 수밖에 없지만, 이들은 참여 여부를 검토 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기존 세대수만 4400여가구에 달하는 은마아파트 단지 내부에는 ‘명품은마를 위해 반백년을 기다렸다, 공공재건축 결사반대’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국토부가 추진한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에 참여를 저울질 했으나, 주민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공공재건축결사반대 소유자연대’ 등 단체까지 생겼다는 게 관계자 전언이다.

허준 대치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은 “강남권 재건축은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공공이 개입하는 걸 아주 싫어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공공에 포커스를 맞춰서는 강남권 재건축 대단지들이 참여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개포주공 5단지와 6·7단지는 공공재건축 참여를 논의 테이블에 올려 놓지 않았다.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보다는 ‘무관심’에 가깝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날 공공재건축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 조합장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안한다”고 단언했다.

개포주공6·7단지 조합 관계자 역시 “공공재건축 등 정부 정책에 참여하자는 논의는 없었다”고 답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현장에서 ‘공공재건축’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 자체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A공인중개소 대표는 “개포주공은 지난해 조합설립인가를 받아서 본인들이 세워 놓은 계획대로 가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 참여에 대해서는 아예 염두에 두지도 않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이번 정책에 무관심한 이유는 이미 사업성이 충분한 단지 사업권을 공공에 넘겨 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돈을 더 쓰더라도 고급 아파트를 지어 미래가치를 높이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임대 비율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도 이유다.

배왕 강남구 청담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은 “공공이 주도로 시행을 하겠다는 걸 두고 ‘내 땅을 뺏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참여하길 꺼리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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