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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美 반도체 증설 강공···추격자 삼성전자의 부담

TSMC, 美 반도체 증설 강공···추격자 삼성전자의 부담

등록 2021.05.06 15:12

김정훈

  기자

TSMC 미국에 반도체 신공장 6곳 증설 움직임바이든 투자 요청 부응·삼성과 격차 벌릴 의도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TSMC 56%·삼성 18% 삼성 “美 반도체 투자 계획대로 진행 중”

TSMC, 美 반도체 증설 강공···추격자 삼성전자의 부담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가 미국 내 반도체 신규 공장 발표 시기를 늦추는 와중에 대만 TSMC의 공격적인 증설 계획이 나왔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인 TSMC가 당초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약 13조원)를 들여 짓겠다고 밝힌 신공장 한 곳을 최대 6개로 확대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하면서 반도체 업계 시선이 일제히 TSMC를 향했다.

TSMC의 미 반도체 추가 증설 움직임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투자 확대를 요청한 백악관 화상회의가 끝난지 3주 만에 나온 것이어서 삼성전자의 대응 방안도 주목받는다. TSMC의 계획이 실행된다면 추격자 입장인 삼성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사업 전략에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6일 재계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발표를 앞두고 있는 미국 반도체 신규 공장 증설 계획은 다음달께 나올 거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달 21일(현지시간)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 주도의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바이든 행정부에 전달할 예정인 만큼, 삼성전자가 오스틴 시정부 등과 협의해왔던 반도체 투자 계획도 공개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재로선 TSMC의 공격적인 증설 계획이 바깥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굳이 하반기로 투자 발표 시점을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게 반도체 업계 분위기다.

삼성전자 부담이 커진 것은 올들어 계속되는 TSMC의 투자 ‘강공’ 예고 때문이다. 연초 TSMC는 올해 280억 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지난달엔 시설투자에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약 112조원)를 집행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애플·퀄컴·AMD·엔비디아 등 고객사 수요가 몰아치는 데 따른 결정이다.

삼성전자와 달리 TSMC의 미국 투자 전략이 다급할 수 밖에 없는 배경엔 미국 투자를 안 하면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도 담겨 있다는 게 반도체 업계 분석이다. 이에 따라 외신이 보도한 TSMC의 실제 투자 규모는 어느 정도가 될지, 또 자금력은 충분한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TSMC의 미국 내 공격적인 투자 움직임에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 달리 파운드리 사업 특성상 미국 시장 의존 비중이 절대적이란 데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바이든 정부의 미국 내 공장 증설 압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격 중인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이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TSMC는 파운드리 사업을 하기 때문에 고객사는 미국 기업들이 많고 미국 의존도가 높다”며 “삼성이 상대적으로 미국 투자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파운드리 의존도가 낮고 막강한 메모리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만약에 TSMC가 중국에 공장을 확장하고 중국 편을 드는 순간, 미국은 당장 자국 기술을 사용 못하게 할 것이고, 미국 기업들이 발주를 안하게 되면 반도체 생산 자체를 할 수 없게 되는 부담이 생긴다”면서 “TSMC 입장에선 미국에 공장을 짓던, 안 짓던 지금으로선 무조건 투자를 하겠다는 의사 표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SMC가 계획대로 반도체 신규 공장 증설을 진행한다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올라선다는 삼성전자 사업 전략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1위인 TSMC 추격을 힘겹게 진행 중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TSMC와 삼성 간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는 당분간 현 수준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 반도체는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부담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이 확보한 점유율은 56%로 지난해 1분기(54.1%) 대비 더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삼성전자는 18% 점유율을 올려 양사 간 격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등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우리 돈 약 80조원에서 3년 뒤인 2024년에 10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파운드리 수요 확대에 맞춰 인텔은 최근 팻 겔싱어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200억 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텔과 TSMC의 대규모 투자 움직임은 결국 삼성전자에 신규 투자를 압박하는 신호로 작용한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미국에 투자를 적게 할수록 다른 경쟁사들이 빈자리를 채우기 때문에 향후 미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발주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외부의 이같은 우려 섞인 시선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투자 계획대로 검토 중인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증설한다니깐 시장에서 빨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반도체 투자 계획을 정상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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