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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조달 절실한 ‘IPO 삼수생’, 친환경 신사업이 기업가치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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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2022 IPO 대어 ③]‘상반기 상장 추진’ 현대오일뱅크
공모 통해 최대 2조원 조달되면 ‘사양산업’ 벗어날 기회
업황 회복에 뚜렷한 실적 개선···기업가치 10조원 전망
저유동성에 부채 많아···수소사업 앞세워 체질개선 예고
모회사 현대重지주, 주가 약세 불가피···“배당주로는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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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IPO(기업공개)에 도전하는 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신사업’을 앞세워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 상대적으로 보유현금이 적고 차입금 부담이 큰 현대오일뱅크는 신규 투자를 위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유업은 장기적으로 위축이 불가피한 만큼, 수혈된 자금이 신사업으로 얼마나 구체화되느냐가 향후 기업가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13일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장예비심사는 거래소가 경영 안정성, 투명성, 투자자 보호 등 상장사로서 자격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단계다. 심사결과 발표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상반기 안으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것으로 점쳐진다.

IB업계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되면 최대 1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정유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첫 해인 2020년 국제유가 급락과 석유 수요 감소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1년 만에 흑자전환 성공…지난해 영업이익 1조 돌파
지난 2019년 5220억원이었던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이듬해 -5933억원으로 곤두박칠쳤다. 하지만 지난해 본격 상승한 유가에 힘입어 1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516억원을 달성한 현대오일뱅크는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확실시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IPO 추진 과정에서 앞서 두 차례나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11년 10월 ‘IPO 대어’로 꼽히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대내외 변수에 가로막혀 상장에 실패했다. 당시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서면서 중동 정세가 크게 불안해진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계가 호황이던 2018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회계감리에 가로막혀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 이후 회계감리가 강화됐는데,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이익을 과다계상했다는 이유로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후 2019년 1월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 지분 17%를 1조3749억원에 매각하는 프리 IPO를 단행했다. 프리 IPO는 상장을 전제로 투자자들로부터 미리 일정자금을 투자받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당시 상장을 약속했던 현대오일뱅크는 3년째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현대오일뱅크는 반드시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채가 많고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아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총자산 18조256억원 가운데 자기자본은 5조5921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약 12조원에 달하는 부채는 지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폴리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대규모 친환경 석유화학 사업에 롯데케미칼과 3조원 가량을 투자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소요된 결과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IPO를 통해 최대 2조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매출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정유사업의 의존도를 줄이고 신사업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본업 업황 회복에 신사업도 ‘시동’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정유사업의 매출 비중을 45%까지 낮추고 3대 친환경 미래 사업의 영업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중점을 두는 신사업은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블루수소 등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의 대주주인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 대전환을 앞세워 투자금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일단 ‘본업’인 정유업의 펀더멘털은 업황회복에 힘입어 탄탄하다는 평가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하루 평균 석유 수요는 9970만배럴이었다가 코로나 확산 1년차인 2020년 9100만배럴로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9650만배럴까지 오르며 두드러지는 회복세를 보였다.

그간 석유 수요가 위축되면서 현재 국내 원유정제시설의 평균가동율은 80%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팬데믹 이전 석유 수요가 완전히 회복돼 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면 실적은 더 개선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정유업종의 우호적인 수급 여건이 지속되며 구조적인 업사이클이 예상된다”며 “석유 수요는 선진국 중심으로 개선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OPEC+ 감산 종료와 미국 생산 회복 등 공급 증가 요인이 있지만 투자 위축과 설비 폐쇄 탓에 공급부담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정유업이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꼽히는 점은 부담으로 지적된다. 본격적인 친환경차시대가 열리면서 휘발유와 경유, 여기에 엔진오일 등 윤활유 수요까지 장기적인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따라서 현대오일뱅크의 향후 주가는 신규 자금이 신사업으로 얼마나 구체화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주가 힘 떨어진 母 현대중공업지주, ‘구주매출’ 규모가 관건
한편 현대오일뱅크의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주가는 이번 IPO 이후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의 전체 매출액(지분법 대상 조선업 제외) 가운데 70.4%가 현대오일뱅크의 몫이기 때문이다. 74.13%의 지분을 가진 현대오일뱅크가 상장될 경우 현대중공업지주의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월 삼성증권은 현대중공업지주의 당시 주가인 8만9000원에서 현대오일뱅크의 가치를 6143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상장된 핵심 관계사인 한국조선해양(2968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지주 투자자들이 사실상 현대오일뱅크를 보고 투자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지주를 지탱했던 수급이 현대오일뱅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현재로선 투자자들이 현대중공업지주에 시세차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셈이다.

다만 ‘배당주’로서는 여전히 매력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2분기 반기 배당에서 주당 1850원을 배당하는 등 정기선 대표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배당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IPO 과정에서도 현대중공업지주로 다시 들어오는 구주매출이 크다면 향후 배당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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