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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공매도' 안한다는데···민심 외면하고 헛물켜는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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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공매도 거래대금 30조원 '역대 최대'···증시 하방압력 커져
공매도 개혁 명분 쌓이자 기관·외인 눈치···개인 참여가 제도 개선?
상환기간·담보비율 통일 시급···'개인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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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올해 1분기 공매도 거래대금이 약 30조원에 달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차잔고 역시 70조원을 넘어선 상태라 당분간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의 공매도 폭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주가가 눌려있다 보니 공매도 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모습입니다.

공매도 제도는 우리 자본시장의 대표적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공매도의 투자주체는 약 99% 비중을 차지하는 기관과 외국인입니다. 외국인과 기관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된 공매도 제도는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시장 과열을 막는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순기능이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죠.

좀 더 자세하게 들어가 볼까요. 기관과 외국인은 빌린 주식의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무기한'으로 기다렸다 갚을 수 있습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지지 않았더라도 빌린 주식을 60일 안에 갚아야 합니다. 정보력과 자금력이 뛰어난 기관·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는 것보다 떨어지는 게 수익을 내기 더 쉽단 얘깁니다.

공매도 담보비율도 개인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 유리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개인투자자의 담보비율은 140%에 달하지만 외국인·기관은 105%인데요. 자기자금 안에서만 공매도가 허용된 개인과 달리 기관과 외국인은 증거금 없이도 수십 배의 공매도 레버리지가 가능하다고 하죠.

특히 주식시장의 큰 손인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현물을 내다팔아 주가하락을 유도합니다. 대규모 물량을 내놓으면 주가는 파랗게 질리게 되고, 이 때 공매도 투자자들은 빌린 주식을 싼 값에 갚습니다. 동시에 주식을 다시 매수하면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도 한꺼번에 기대할 수 있겠네요.

코스피의 공매도 거래대금 순위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LG에너지솔루션 등 장기투자로 접근할 만한 우량주들이 포진해 있는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적=주가'라는 주식시장의 기본 공식도 통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순기능'이 통하려면 기업가치 대비 지나치게 주가가 오른 종목에 공매도가 붙어야 하는데 오히려 저평가 종목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로의 정권교체와 맞물려 공매도 제도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고, 금융당국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듯합니다. 요즘엔 공매도 제도개선에 대한 기사도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문제는 공매도 개혁의 '방향성'입니다.

최근 기사들을 살펴보면 금융당국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고친다는 명목으로 개인투자자들을 공매도 판에 끌어들이려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를 확대하면 공평한 것 아니냐는 건데요. 하지만 이 같은 인식은 동학개미들의 일반적인 민심과 상당히 동떨어져 보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금까지 한번도 '공매도 참여'를 요구한 적이 없거든요.

공매도의 주체는 기관과 외국인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불공정한 제도에 따른 피해를 예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전문가들도 공매도는 자금력과 정보력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라는데 공감했습니다.

동학개미들을 대표하는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프로격투기 선수와 어린이를 같은 링 위에서 싸우게 하면 결과는 뻔한 것 아닌가요?" 당장 주식투자에서도 낮은 승률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개인투자자들한테 공매도로 수익을 내라는 건 억지에 가깝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참여 확대 대신 ▲공매도 상환기간·담보비율·증거금 통일 ▲공매도 총량제 도입 ▲무차입공매도 당일 적발시스템 가동 ▲10년간의 공매도 수익 조사로 개인투자자 피해액 확정 ▲금융위원회에 개인투자자 보호 전담조직 설치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이 기관‧외국인 눈치를 살피는 대신 개인투자자 보호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면 공매도 개인 확대라는 생각은 절대 나올 수 없었을 거라 봅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르진 않겠지만,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차근차근 공매도 개혁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믿고 투자하는 선진시장이 돼야 기관‧외국인투자자들도 더 큰 보따리를 싸들고 오지 않을까요.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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