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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 박준경·주형 남매, 무르익는 3세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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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박철완 촉발한 경영권 분쟁, 2년 연속 승리
박찬구 회장 일가, 임직원·주요주주의 높은 신뢰
작년 창사 최대 실적 뒤엔 박준경 부사장의 '혜안'
100% 자회사 줄줄이 호실적, 두 남매 리더십 검증
무리한 경영승계 대신 경영성과 쌓는데 주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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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금호석유화학그룹 오너3세인 박준경 부사장과 박주형 전무가 경영승계 기반을 착실히 닦고 있다. 박찬구 회장 일가는 2년 연속 이어진 경영권 공격을 막아내며 그룹 내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특히 두 남매는 금호석화와 자회사의 '역대급 실적'이라는 경영성과를 쌓으며 재계 안팎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2일 석화업계 등에 따르면, 박 회장과 두 자녀가는'사촌' 박철완 전 상무가 촉발한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며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1978년생으로 2010년부터 금호석화에서 근무한 '영업통'이다. 상무 7년차이던 2020년 전무로 승진했고, 이듬해 부사장에 올랐다. 대표이사와 동일한 직급의 박 부사장은 부친의 꼼꼼하고 안정적인 경영스타일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생으로 수치에 밝은 박 전무는 '금호가(家) 금녀' 원칙을 처음으로 깬 인물이다. 2015년 당시 발생한 직원들의 '리베이트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그는 구매·재무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상무로 입사한지 6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앞서 박 전 상무는 지난해 1월 박 회장과의 주식 공동보유 계약을 해제하며 '숙질의 난'을 일으켰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막대한 배당금을 내걸고 표심얻기에 나섰지만, 표결에서 패배했다. 올해는 2002년 작고한 부친 고(故) 박정구 회장의 장남이라는 점을 앞세워 '정통성'을 강조했지만, 이 전략도 먹히지 않았다.

박 회장 측이 2년 연속 경영권을 굳건하게 지켜낸 배경에서는 그룹 내부 임직원과 주요 주주들의 신뢰가 기반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상무가 단독 행동을 첫 공언했을 당시 금호석화 소속 노동조합은 박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통상 회사와 노조의 관계는 갈등구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금호석화는 타 기업과는 사뭇 기류가 다르다. 박 회장이 일찌감치 외쳐온 '소통경영' 철학으로 노사간 신뢰관계가 구축된 덕분이다. 지난 3월 노조가 사측에 임금및 단체협약 관련 사항을 위임하며 35년째 무분규 협의를 달성한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박 회장 일가는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쳤고,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박 회장은 작년 주총이 끝난 직후 대표이사와 등기임원직에서 자진 용퇴했고, 미등기 회장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 전문경영진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ESG위원회와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을 신설했다. ESG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조직과 전략을 새로 짰고,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고배당을 실시했다. 특히 박 회장의 빈자리를 자녀들이 그대로 물려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한 진정성을 더했다는 분석이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매출 8조4618억원, 영업이익 2조4068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5.9%, 영업이익은 224.3% 증가한 숫자다. 당기순이익도 3배 넘게 늘어난 1조965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적은 코로나19 장기화로 NB라텍스 수요가 폭발한데 따른 것이다. 금호석화 주력 제품인 NB라텍스는 일회용 장갑 원료로 쓰인다. 박 부사장은 2020년 하반기부터 NB라텍스 증설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선제적인 예측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늘어난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박 부사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건자재사업부를 제외한 모든 영업을 총괄하는 영업본부장에 올랐다.

3세들은 금호석화 100% 자회사들의 호실적으로도 리더십을 검증받고 있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지난해 매출 2조6888억원, 영업이익 1조87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90.4%, 영업이익은 379.3% 성장했다. 두 남매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금호폴리켐 역시 매출은 92.5% 늘어난 6315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871억원을 기록했다. 또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금호리조트는 그룹으로 편입된지 약 8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 역시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 24% 넘게 확대됐다.

재계에서는 공식적인 두 남매의 경영승계 시점을 예단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박 회장의 경영철학을 고려할 때, 승계작업을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금호석화가 경쟁사에 비해 보수적인 승진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설득력을 높인다. 때문에 박 부사장과 박 전무는 당분간 경영성과를 쌓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신사업 방향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박 부사장과 박 전무가 이를 담당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박 전 상무의 경영권 분쟁 의지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박 전 상무는 지난 주총 이후 "최대주주로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장기전을 시사했다. 박 부사장과 박 전무는 지분율 확대 등 경영권 방어책 구상이 불가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 부사장은 해외에서 더 많은 일정을 보내는 탓에 대외 행보가 활발하지 않다. 박 전무도 차분히 경영수업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일탈행위 없이 충실하게 승계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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