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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누적 수주 1000조원···넥스트 반도체는 배터리

산업 에너지·화학 기업에 힘을!-2차전지

누적 수주 1000조원···넥스트 반도체는 배터리

등록 2024.01.04 08:15

수정 2024.01.04 08:28

김현호

  기자

전 세계 통틀어 전례 없는 규모···"확실한 먹거리"兆단위까지 커지는 AMPC 수혜···IRA 효과 확대광물 中비중 낮춰야···정부는 민간투자 촉진 나서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반도체에 이어 대한민국의 신(新)성장동력을 꼽으면 1순위는 단연 배터리다. 글로벌 전기차 OEM(주문자표생산)들의 잇따른 '러브콜'로 지난해 말 기준 우리 기업의 배터리 누적 수주 잔고만 1000조원에 달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는 전 세계 산업을 통틀어 전례가 없는 규모"라며 "배터리가 우리 경제의 확실한 먹거리임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일감 잇따라 수주···美공략 확대
2023년은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배터리 일감'을 수주한 원년으로 평가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토요타를 파트너사로 선점하며 대규모 수주 소식을 알렸다.

현대차와는 미국 조지아주에 합작사를 세운다. 해당 공장 생산능력(CAPA)은 연간 약 3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이는 전기차 약 3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또 토요타와는 연간 20GWh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를 위해 회사는 현재 독자 운영 중인 미국 미시간 공장에 2025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GM(제너럴모터스)과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동맹을 맺었다. 지난 4월에는 GM과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연간 30GWh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7월에는 스텔란티스와 연간 34GWh 규모의 MOU(업무협약) 소식을 알렸고 10월에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미국 2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누적 수주 1000조원···넥스트 반도체는 배터리 기사의 사진

또 현대차와도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으로 삼성SDI는 현재 개발 중인 각형 배터리 P6를 납품할 예정이다.

SK온도 지난해 4월 현대차그룹과 연간 약 30만대 물량의 배터리 셀 공급과 관련한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양측은 총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를 공동 투자하며 지분은 각각 50%씩 보유할 예정이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셀은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에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IRA 효과 본격화···LG·SK '조단위' 보조금 수령
작년에 확보한 일감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앞으로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확보해 온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배터리 3사의 올해 실적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RA 보조금 혜택 규모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40조5666억원의 매출과 4조19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작년 실적 전망치와 비교해 각각 18.32%, 74.25% 증가한 규모다. 삼성SDI 매출은 26조2763억원, 영업이익은 2조3662억원으로 12.88%, 28.11%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비상장사인 SK온은 작년 4분기 흑자전환이 이뤄지고 올해는 연간 흑자가 점쳐지고 있다.

호실적의 배경은 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덕이 컸다.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AMPC로 각각 2조원, 1조2000억원을 수령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관련 법에 따라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한 기업에 셀 기준 kWh당 35달러, 모듈 kWh당 10달러 등 총 45달러 수준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SDI의 미국 합작사는 2025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라 올해 AMPC 반영 금액은 없다. 다만 프리미엄 배터리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中 리스크 여전···민간투자 팔 걷은 정부
올해에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의견에는 변함이 없지만 불확실한 요인도 지배적이다. 특히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선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고가인 데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점이 수요를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22년에는 60%의 성장률을 보였던 전기차 시장이 작년에는 30%에 머물고 올해는 20% 전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SNE리서치는 '숨 고르기 기간'으로 평가하면서도 "2025년 이후에도 에너지와 광물 가격 변동, 정책, 소비자 심리, 증설·설비투자 지연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리스크'는 현재 진행 중이다. 미국이 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에 쓰이는 부품, 광물 등을 사용할 때 중국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수산화리튬의 대(對)중국 의존도는 82.3%로 나타났다. 이어 황산니켈(72.1%), 황산코발트(100%), 전구체(97.4%) 등도 중국 의존도가 높았다.

누적 수주 1000조원···넥스트 반도체는 배터리 기사의 사진

실제 IRA 세부 규정 중 하나인 FEOC(외국우려기업)에 중국이 포함되자 관련법이 시행된 이후 보조금 규모가 대폭 줄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가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힌 전기차 차종은 총 19대로 작년 말과 비교해 24대나 감소했다. 미국은 IRA 혜택을 받기 위해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양극재, 음극재 등으로 구분한 핵심 광물 요건이 중요 사항이다. 미국은 지난달 2일 해외 우려국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2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법인을 FEOC로 간주해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중국과 잇따라 조인트벤처(JV)를 세운 우리 기업으로선 중국의 지분율을 25% 이하로 낮춰야 해 합작사에 들여야 할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2차전지 전주기 산업경쟁력 강화방안'과 '산업공급망전략 3050'에 담겨있는 ▲38조원 정책금융 확대 ▲해외 자원개발 투자 세액공제 ▲국내투자 입지·환경 개선 ▲사용 후 배터리 제품 인정 및 법제도 기반 확충 등의 신속한 시행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사용 후 배터리 법제화의 경우 ▲사용 후 배터리 산업의 조기 산업화 ▲배터리 공급망 안보 강화 ▲수출대응력 제고 등의 차원에서 중요한 사안으로 정부와 국회의 조속한 추진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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