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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통 철강맨과 화학·첨단소재 CEO의 대결

산업 재계 포스트 최정우 윤곽

정통 철강맨과 화학·첨단소재 CEO의 대결

등록 2024.02.01 15:20

수정 2024.02.01 15:39

김다정

  기자

최종 후보 '6명'으로 압축···내·외부 '3대 3' 대결구도거센 외풍···김학동·정탁 등 '유력' 현 경영진 대부분 탈락뿌리 깊은 순혈주의냐, 호화 출장 변수냐···내달 8일 결과

정통 철강맨과 화학·첨단소재 CEO의 대결 기사의 사진

예상을 깬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6명으로 압축된 이번 파이널리스트에는 그동안 재계 안팎에서 거론되지 않은 인물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 선임을 담당한 CEO후보추천위(후추위)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상 가나다순) 등 6명을 '파이널 리스트'로 확정해 지난 31일 발표했다.

기존에 유력 후보로 꼽히던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최경중 전 지식경제부 장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후추위는 이날 6명의 후보자 선정과정에서 중점을 두었던 주요 기준에 대해 "미래 도약과 변화를 위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내부 후보 1명···철강맨이냐, 재무·전략통이냐
차기 회장 후보는 내부와 외부 후보가 각각 3명씩으로 '3대 3' 대결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내·외부 인사 발탁 가능성이 동시에 언급된다.

내부 발탁에 중점을 두는 이유로는 최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철강이 주력 사업인 만큼 포스코 내부 사정과 사업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적합하다는 시각이 있다.

특히 역대 포스코 회장 중에 4대 김만제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포스코 출신인 뿌리깊은 '순혈주의'가 내부 발탁론에 힘을 싣는다.

전현직 내부 후보는 김지용 사장, 장인화 전 사장, 전중선 고문이다. 이들은 각각 '정통 철강맨'과 '재무·전략통'으로서 제각기 다른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김지용 사장은 지난해 12월 포스코그룹의 인사에서 유일하게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최종 후보군에서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예상을 깨고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은 1992년 포스코에 입사해 광양제철소 냉연공장장, 광양제철소장 등을 거친 정통 철강맨이다. 그룹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배터리 소재, 인공지능(AI), 수소 등 핵심 기술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인화 전 사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포스코에 발을 들여 포스코건설기반 기술연구팀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상무,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포스코 사내이사 부사장·철강생산본부장 등을 거쳐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철강부문장까지 지냈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최정우 회장 선임 당시 막판까지 '최종 2인'에서 경합을 벌이며 '정통 철강맨'과 '재무통'간 대결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제철 설비는 물론 이차전기 기술을 포함한 그룹 핵심 산업의 통찰력과 미래 신기술 이해 등 산업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다.

전중선 전 사장의 경우 전직이긴 하지만 후추위 활동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1년 내 퇴직했기 때문에 내부 후보로 분류된다.

그는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해 주로 경영전략·재무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재무통'이자 '전략통'이다. 지주회사제 개편 이후 지난해까지 포스코홀딩스에서 경영전략팀장과 대표이사를 맡아왔다는 점에서 경영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전과는 다른 기류···4대 그룹 출신 대거 선정
뿌리 깊은 순혈주의에도 최근 도마에 오른 '호화 출장' 논란이 최대 변수다. 내부 후보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역대 파이널리스트와 달리 올해는 하마평에 올랐던 내부 후보자들이 모두 탈락하는 등 외풍(外風)이 거세게 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후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사외이사들은 해외 호화 출장 의혹으로 신뢰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같은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김지용 원장·장인화 전 사장·전중선 전 사장이 발탁될 경우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내부보다는 외부 인사의 중용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부상하는 분위기다. 포스코가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등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하는 상황도 외부 인사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후보군 중 '완전한 외부인'은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이다. 각각 LG맨, SK맨, 현대맨 등 4대 그룹 출신 인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LG에너지솔루션을 글로벌 탑티어 배터리 기업에 올려놓은 권영수 전 부회장은 포스코그룹의 주력 사업인 철강 분야와는 인연이 없지만 포스코가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적격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에서 재경부문장까지 오른 권 전 부회장은 LG그룹에 44년간 몸담으면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업종 전환에 대한 유연성이 뛰어나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그동안 후보군으로 거의 거론되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동안 SK에너지와 SK이노베이션 기술원 원장으로 오랜 기간 재직하다 2021년부터 한국석유공사 사장에 오르는 등 주로 정유‧에너지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아 파격적인 선택으로 평가된다.

우유철 전 부회장도 의외의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출신인 안동일 전 사장이 현대제철 대표로 임명된 적은 있지만, 현대제철 출신이 포스코그룹 회장 파이널리스트 명단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 전 부회장은 현대중공업, 현대우주항공,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제철 등을 두루 거친 '현대맨'이다. 특히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제철을 이끌면서 큰 폭의 성장을 이끈 철강 전문가다.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들 여섯 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 7, 8일 이틀 동안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뽑을 계획이다. 8일 후추위와 임시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최종 후보를 확정하여 공개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 다음 회장은 3월 21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후추위는 "포스코 그룹을 둘러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절대 녹록하지 않다는 인식하에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쌓여 온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한 재점검과 미래 준비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시점이 됐다"며 "앞으로 심층 대면 면접을 통해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포스코 그룹 수장에 가장 적합한 한 명을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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