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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샘 올트먼 '러브콜'에 美보조금도 두둑···이재용의 파운드리 올해 꽃 피운다

산업 전기·전자

샘 올트먼 '러브콜'에 美보조금도 두둑···이재용의 파운드리 올해 꽃 피운다

등록 2024.03.18 17:17

차재서

  기자

오픈AI CEO "삼성전자와 AI칩 협업 희망" 미국도 삼성에 8조원대 보조금 지급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산업계 전반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도 볕이 들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앞 다퉈 손을 내미는 데 이어 미국 정부도 삼성전자를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준비하고 있다는 등의 호재가 잇따르면서다. 이를 계기로 이재용 회장의 역작 파운드리 사업이 한 단계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주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AI 반도체 협력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샘 올트먼 CEO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자 독자적인 생산시설을 구축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그의 이번 발언은 향후 파운드리 기업과 함께 칩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도체 설계·제조 경험이 없는 오픈AI가 원하는 수준의 제품을 얻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는 만큼 협업으로 시행착오를 줄이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것은 오픈AI 한 곳이 아니다. 자체적으로 범용인공지능(AGI)을 구축하려는 메타(옛 페이스북) 역시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시사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가 한국을 찾아 이재용 회장을 만난 것도 'AI 반도체 동맹'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외부에선 진단한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수조원대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조만간 상무부가 공개할 반도체 기업 지원안에 ▲삼성전자 8조원 ▲대만 TSMC 6조6000억원 ▲인텔 13조원 등 보조금을 제공하는 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추정했다.

당초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몫이 TSMC의 절반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투자 금액에 그만큼 차이가 나서다. 현재 TSMC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 400억달러를 들여 첨단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170억달러를 들인다. 금액만 놓고 보면 TSMC 측이 투입하는 액수가 삼성전자의 두 배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삼성전자가 열세 속에서도 예상치를 웃도는 협상 성과를 얻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메모리와 설계, 패키징에 이르는 모든 사업 역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물론 아직까지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작년 4분기 이 회사가 61.2%를 점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1.3%다. 그러나 올 들어선 삼성도 반도체 사업에 공을 들이며 반격을 예고한 모양새다. 최근엔 D램을 12개 쌓아올린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 소식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메모리반도체를 넘어 파운드리에서도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점쳐진다.

덧붙여 파운드리에 불어오는 훈풍은 이재용 회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이를 지휘한 인물이 바로 이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신속히 전용 생산라인을 마련하고 다방면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파운드리가 본궤도에 안착하도록 이끌었다. 2017년엔 파운드리 사업팀을 독자적인 사업부로 승격시킴으로써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웠다. 그 결과 삼성 파운드리는 싹을 틔운지 약 20년 만에 연 200억달러의 매출을 내는 사업부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쏟아지는 제안과 보조금 호재는 그만큼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여러 협업 기회는 반도체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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