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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와 경남제약, 같은 분식회계인데···액수 적은 경남만 상폐된 이유는

삼성바이오와 경남제약, 같은 분식회계인데···액수 적은 경남만 상폐된 이유는

등록 2018.12.17 16:14

김소윤

  기자

“삼성바이오 4조원대 분식해도 재상장인데..”경남제약은 49억원의 분식으로 상폐 수순밟아 삼성바이오와 형평성 삼는 목소리가 제기 돼경영권 분쟁 지속에 기업의 영속성 문제삼아거래재개 기대하던 5천여명 투자자들 ‘멘붕’

삼성바이오와 경남제약, 같은 분식회계인데···액수 적은 경남만 상폐된 이유는 기사의 사진

비타민 명가로 알려진 경남제약이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되자 최근 상폐 위기에서 모면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형평성 문제를 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는 4조5천억원 분식회계로 과징금 80억원을 받고도 거래가 재개됐는데, 경남제약은 49억원의 회계장부 조작으로 과징금 4천만 원을 받고 상장폐지가 된다는 건 불공평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17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경남제약에 대해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어나면서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경남제약 상장 폐지 결정과 관련해 모두 64개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앞서 지난 14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경남제약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최근 천문학적인 분식회계를 저지른 삼성바이오에 대해서는 상장유지를 결정하면서 이보단 소액인 경남제약에 대해서는 상폐를 결정했다며 투자자들이 ‘거래소가 삼바만 봐주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린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경남제약이 매출액과 매출채권을 허위계상해 회계기준을 위반한 것을 문제로 삼고 있다. 지난 3월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결과, 경남제약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49억8900만원 규모로 매출액과 매출채권을 허위계상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공사비를 부풀린 것으로 판단해 경남제약에 4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2018년부터 3년 동안 감사인을 지정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렇듯 경남제약도 삼성바이오처럼 회계처리 위반으로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았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경남제약의 상장폐지에 대해 ‘기업의 영속성’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거래소는 경남제약과 삼성바이오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경남제약에게 이미 개선기간을 줬지만 이 기간 동안 개선상황을 제대로 못 보여줬다는 것인데, 반면 삼성바이오는 한국거래소가 지적한 경영 투명성 측면을 보강하기 위해 감사 기능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등을 포함한 개선계획을 제출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3월초 한국거래소는 경남제약에 주식 거래정지 처분을 내렸고 3월22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첫번째 기업심사위원회가 열린 5월15일에는 경영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했다. 기업심사위원회는 경남제약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하도록 했고 경남제약은 11월 예정대로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냈다.

기업심사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14일 두 번째 회의를 열었고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통상 한국거래소는 상장 폐지를 결정할 때 기업 계속성, 투자자 보호, 경영 투명성을 중요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경남제약의 경영권 분쟁이 길어지면서 기업 계속성과 경영 투명성 등이 문제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남제약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07년 회사를 인수한 이희철 전 대표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이 전 대표는 2008년 회계를 실적을 적자에서 흑자로 바꿨는데, 증선위는 이 부분을 회계를 위반했다며 지적했다. 이 일로 이 대표는 징역 3년형을 확정 받자, 부인 명의로 돼 있던 지분 13.7%를 최근 자신의 명의로 전환하며 경영 복귀를 꾀했으나 경남제약 현 경영진의 반대로 실패했다.

또 현 경남제약 경영진이 이 전 대표의 경영 복귀에 제동을 걸고자 새 주인을 찾는 데 집중하자 이번엔 소액주주와의 갈등이 생겼다.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는 특정업체를 미리 인수자로 내정해 거래를 하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이희철 전 대표와 전현직 경영진, 소액주주가 회사 매각과 경영권의 둘러싼 분쟁이 생각보다 길어지자, 거래소 측이 경남제약의 경영 정상화에 확신을 갖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바이오의 경우 기업 계속성과 경영 투명성, 투자자 보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경남제약 1차 기심위에서 상장 유지, 상장 폐지, 개선 기간 부여 등 3개의 선택지 중 ‘개선기간 부여’로 이미 기회를 줬지만 개선계획 이행이 불충분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와 경남제약을 둘러싼 형평성 시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제약 소액주주라며 글을 올린 한 청원인은 “경남제약의 분식 규모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금액 4조5천억원과 비교하면 푼돈인데, 경남제약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봐야 하느냐”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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