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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하림·동원, HMM 인수전 '군침' 흘리는 이유

유통·바이오 식음료

하림·동원, HMM 인수전 '군침' 흘리는 이유

등록 2023.07.26 14:50

김민지

  기자

김홍국 회장·김남정 부회장 M&A로 회사 몸집 불려동원, 육상 물류 동원로엑스-항만-해상 운송 연결하림, 벌크선에 컨테이너선 1위 합쳐 시너지 극대화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재계 순위 27위 하림그룹에 이어 동원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이다. 식품 제조를 기반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온 기업들이 물류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HMM에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최근 삼성증권에서 HMM 투자설명서(IM)를 받아 인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 HMM을 인수하면 기존 육상(동원로엑스) 물류,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 해상 운송까지 연결할 수 있게 된다.

동원그룹은 현재 김재철 창업주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 부회장은 부회장직에 오른 후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먼저 식품·포장재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기존 수산부문이 안정된 수익원이기는 하지만, 이 사업만으로는 그룹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재철 창업주는 종합식품회사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는데, 김 부회장 또한 김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수산·식품·포장재·물류 부문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동원그룹의 HMM 인수전 참여는 물류 사업 확장 차원으로 풀이된다. 동원그룹이 물류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7년이다. 당시 동원산업은 국내 최초 한·일 5개사 합작(동원산업·애경산업·삼양사·대한통운·미츠비시) 3PL전문물류기업인 레스코에 참여하며 물류사업에 진출했다.

동원그룹은 지난 2016년 동원로엑스(전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물류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동원그룹이 운영하던 물류 부문인 로엑스(LOEX)와 시너지를 내기에도 적합했다. 동원로엑스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2016년 5534여원에서 지난해 1조2142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1억원에서 207억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동원그룹은 컨테이너 터미널 항만사업을 영위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DPCT)의 지분도 100%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HMM까지 인수하면 해상 물류 사업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

이에 앞서 하림그룹도 HMM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그룹은 JKL 컨소시엄과 함께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하림이 주요 지분을 사들이고, JKL파트너스가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소수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지난 2015년 국내 최대 벌크선 운송사 팬오션을 공동 인수한 바 있다. 중견 닭고기 가공기업 정도였던 하림은 2000년대 들어 김홍국 회장이 왕성한 인수·합병(M&A)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2015년 팬오션 인수를 계기로 물류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며 신성장동력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합류한 이후 빠르게 실적을 개선했다. 하림에 인수된 지 5개월 만인 2015년 7월 법정관리를 졸업했고 2017년에는 매출액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팬오션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6조42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9.1% 늘었고 영업이익은 7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8% 증가했다.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할 경우 팬오션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팬오션은 컨테이너선 사업보다 벌크선 사업이 중심이다.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인수하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더해 해운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HMM 인수는 동원그룹과 하림그룹 모두 기업 규모를 크게 늘릴 기회이기도 하다. HMM의 공정자산은 25조7890억원이다. 단순 합산으로 계산하면 하림그룹은 HMM 인수 시 공정자산이 42조8790억원으로 늘어 재계 순위가 27위에서 12위로 상승한다. 동원그룹은 15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문제는 해운업이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으로, 최근에는 경기 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이 지속하는 상황이란 점이다.

컨테이너선은 화물을 선박에 가득 싣지 못해도 정해진 항로를 따라 주기적으로 운행하는 정기선이 대부분이다. 벌크선은 규격화되지 않은 벌크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화물선으로, 특정 화물 수요에 따라 정해지지 않은 항로를 오가는 부정기선이 많다.

HMM은 이 중에서도 컨테이너선이 중심이다. 컨테이너선은 코로나19로 인한 해운 호황기에 선사들이 대거 발주했던 신규 선박들이 2분기 대거 투입되면서 물동량 확보를 위한 운임 경쟁이 치열해졌다. 해상운송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운임지수(SCFI)는 올해 들어 1000선을 밑돌고 있다. 이는 지난해 최고치(5209.6)의 5분의 1 수준이다.

HMM 인수는 컨테이너선을 확보해 해운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일 수 있으나, 현 상황에서 비싼 돈을 들여 HMM을 인수하기에는 다소 위험부담이 클 수 있다. 현재 HMM 경영권 매각가는 4조~5조원대에서 언급되고 있다.

HMM 인수와 관련 하림그룹과 동원그룹 모두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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